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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㊽ 김영사북카페김현주점장

입력 : 2016-12-07 14:51:00
수정 : 0000-00-00 00:00:00

 

차 한 잔, 행복 두 잔.

 

“친정같은 북카페로 오세요” 

 


10년을 한결같이 곁을 지킨 소중한 이웃

출판도시에 있는 김영사는 ‘행복한 마음’이라는 카페를 운영한다. 이 카페는 출판도시에서 처음 생긴 북카페이다. 2006년 5월. 출판단지 구석구석에 빈 터가 많을 그 무렵부터 사옥 2층을 카페로 만들었다. 당시 아시아정보센터에 중고책방 보물섬과 회원제로 오픈한 열화당 책방 밖에 없었다. 도서관도 없고, 카페도 많지 않던 그 시절, ‘행복한 마음’은 파주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사랑방이었다.

 

고양파주두레생협이나 여러 독서모임이 이 곳에서 매주 모임을 가졌고, 4층 강당을 이용하여 몸살림 강좌를 갖거나, 방학기간에 다문화 놀이행사도 가졌다. 그리고 2층 카페에서는 전시가 가능하여 주부나 아이들이 바느질솜씨, 수제 가방, 민화, 그림, 거북선 등 솜씨자랑을 해왔다.

  

이 곳 ‘행복한 마음’은 지역주민들의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아 없어서는 안될 이웃이 되어있다. 이 ‘행복한 마음’을 지역민들의 사랑방으로, 문화공간으로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마케팅 전문가 김현주 점장(43세, 금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한 콘서트', 감동을 모금하여 지역아동센터 후원으로

 

지금은 북카페가 ‘행복한마음’을 따라해요.

북카페 이름 ‘행복한 마음’.

김점장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행복해질까’에 포커스를 맞췄다.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려면, 내가 먼저 역시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일부터 기획했다.

 

“제가 일하는 엄마잖아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고민했어요. 미술작품을 보러 미술관을 못가니 전시를 하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체험프로그램으로, 강좌로 만들었죠. 아이나 부모들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니까, 사람들의 관심에 끊임없이 계속 주목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일까 ‘행복한마음’의 학생 학부모 강좌는 일찌감치 마감되고, 대기자가 있을 정도였다. 그의 행복이 엄마들의 행복이 되었고, 김영사 북카페는 진짜 ‘행복한마음’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행복한마음’은 출판사의 북카페가 체험학습 공간, 복합문화공간, 북 아울렛, 마을 커뮤니티공간이 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었다. 지금은 도서관, 동네 카페가 많이 생겼고, 작고 다양한 강좌가 마을 구석구석에서 열리고 있어서 ‘행복한마음’이 선구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정가제 이후 문닫는 북카페 생겨

김현주 점장은 이 곳 파주출판도시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황량함-> 희망적 –> 산 정상 –> 다시 황량. 2006년은 표현하자면 ‘황량함’이라 했다. 아무데서도 김영사처럼 북카페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3년 후 사계절, 시공사, 비룡사의 북카페가 생기면서 ‘희망적’이었다. 혼자였을 때 외로왔는데 어깨동무할 친구가 생긴 셈이다. 2009년부터 출판도시책방모임(13개 출판도시 북카페와 뮤지엄 등이 모임)을 하게 되었다. 매월 1회 모여 정보도 교환하고, 홍보, 기획에 대한 의견도 나눈다. 이것을 김현주 점장은 ‘산 정상’이라 표현했다. 도서정가제 이후 북카페가 하나 둘 문을 닫게 되어, 몇 년 전 그 시절이 ‘정상’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 ‘행복한 마음’ 북 아울렛 전경

 

도서정가제 이후 문닫는 북카페가 생겨서 김현주 점장은 조금 우울하다.

“출판사 북카페는 새책을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북 아울렛이예요. 서점에서 유통되었던 책을 반품 받아서는 안되고, 이것을 폐기해야하는데, 여러 면에서 낭비이므로 반품받아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자고 만든 것이예요. 그런데 지금 도서정가제법 제정 이후 사람 손에 갖다오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아, 반품 책을 모두 폐기해야하는 실정입니다.”

 

도서정가제 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예외조항을 만들지 않아 출판도시 북카페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여기 ‘행복한마음’조차 서비스로 주던 커피를 판매하는 실정이란다.

 

자선냄비 기부로 행복해하던 딸아이 표정

김영사 파주출판도시 사옥이 문을 열 때 김현주 점장의 딸은 6살이었다. 딸과 길을 걷는데 “엄마, 저 빨간 냄비는 뭐야?”라고 물었다.

 

“그건 너보다 조금 더 불편한 친구들, 조금 더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데 쓰려고 돈을 모으는 거야.” 설명이 끝나자 딸아이는 지갑을 열었다. 그 안에 든 전부였던 1,000원을 꺼내 넣고 아이는 너무나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을 보고 ‘나누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김현주 점장은 아이의 그 표정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일을 계기로 ‘행복한 마음’에서 사랑 나눔을 하게 되었다.

 

‘행복한 콘서트’가 사랑나눔으로

자선냄비 기부 건 이후 ‘행복한 마음’카페가 ‘행복한 콘서트’를 열어 파주지역아동센터를 후원해왔다. 김현주 점장이 지인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클래식 연주를 ‘행복한마음’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올해 벌써 8회차가 된다. 2009년 12월 26일 처음 연 콘서트에서 백여만원을 즉석에서 모금하여, 적성면 ‘솔로몬지역아동센터’를 도왔다.


▲ 2010년 행복한 콘서트 연주 장면

 

2010년에는 당하동의 ‘새하늘지역아동센터’, 2011년에는 연풍리의 ‘열매맺는 지역아동센터’ 2012년에는 탄현면의 ‘꿈이 자라는 아동센터’에 난방비와 겨울의류 및 저소득층 가족을 도왔다. ‘행복한 콘서트’가 지역의 사랑받는 문화행사로 자리잡으면서, 2013년부터는 2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아졌다. 매번 주니어김영사 도서 100부와 함께 모금액을 즉석에서 기부하여, 참가자들 마음에 뿌듯함이 더한다.

 

“행복한 콘서트가 4,5년 차가 되니까 책임감이 생겨서, 힘들어도 매년 행사를 준비해요. 참여하신 분들이 행복해하고, 지역아동센터도 도울 수 있으니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요.”

 

반가이 맞는 친정집 같은 공간

김현주 점장의 고민이 많다. 스타박스처럼 노트북을 갖다 놓아야 하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나 계속 고민중이다. “서점과 음악회가 믹스된 것을 고민중이예요. 다른 것을 생각해야하는데 여기 멈춰있는 거예요. 소비자 성향을 모르니까. 지금은 위축되어 있으니까 새로운 구상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도서정가제 이후 도서시장이 위축된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가 사라져버렸다는 분석이 있어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지금도 ‘행복한마음’은 고전으로 떠나는 지식여행, 저자강연회,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한국청소년리더쉽센터와 김영사가 함께 여름방학, 겨울방학, 1년에 2번 캠프를 열고 있고, 자녀 교육법, 대화법, 성격 등 교육 스킬보다 마인드에 초점을 맞춘 부모강좌도 꾸준히 해왔다. 앞으로는 하우스 콘서트와 스토리텔링 마술과 같은 듣고 느끼고 교감하는 문화사롱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행복한 마음이 독자들에게 언제든 찾아가도 반가이 맞는 친정집 같은 곳으로 인식되면 좋겠어요.”


▲ ‘행복한 마음’에서는 너른 창 앞에서 책을 볼 수 있다.

 
 

임현주 기자

 

◉행복한 콘서트 12월 10일(토) 2시. 김영사 2층 카페. 11시부터 벼룩시장과 체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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