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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보는 6.13 지방선거

입력 : 2018-06-15 12:11:43
수정 : 0000-00-00 00:00:00

청소년이 보는 6.13 지방선거

파주 청소년네트워크 대표 김찬우

 

 

 

이번 6.13 지방선거 운동을 여러 모로 유심히 살펴보았다. 어른들이 만든 사회 구조와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여 열심히 공부하며 사는 많은 친구들에게 정치가 우리 청소년들 삶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6.13 지방선거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대로 사회가 달라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될까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선거 공보도 자세히 보고 후보들이 거리에서 유세를 하면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들어보았다. 인터넷으로 후보들 정보와 정책들을 찾아보고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간 적도 있다. 이번 지방 선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학습의 장이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신 송혜성님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기억에 남는다. 개소식은 마치 마을의 작은 축제를 연상시켰다. 딱딱한 연설을 듣는 것이 아닌 함께 흥겹게 즐기는 분위기라 좋았다. 초대 가수 노래에 박수 치게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수시로 춤을 추게 했다. 파주녹색당 김성윤 시의원 후보 선거 캠프 사무실을 캠핑장으로 꾸민 것도 멋졌다. 넓은 사무실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해 주셨는데 선거가 끝나 너무 아쉽다. 고양시 신정현 도의원 후보는 시민들과 정책을 이야기 하며 소통하는 정책 버스킹을 했는데 또한 인상 깊었다. 정책 버스킹에서 다양한 주제가 나왔고 길거리에서 진행되니 누구나 쉽게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 함께하는 자리인 것 같아 좋아보였다.

기억에 남는 공약은 별로 없다. 후보들이 정책을 알리는 데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이재정 교육감 후보가 청소년 교육의회를 만들겠다고 하신 것이다. 2003년도에 국회 산하로 만들어진 청소년의회처럼 경기도에 청소년 교육의회를 만들어서 청소년 관련 정책을 제안하고 심의, 의결하는 과정을 거쳐서 도의회로 전달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서 좋았다.

파주 시민단체 연합체 '파주 빅뱅'에는 청소년도 파주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싶어 파주 청소년네트워크도 들어가게 되었다. 시민단체가 연대해서 좋은 후보를 선정했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좋은 후보들을 선정할 때 시민정책제안서를 만들어 후보들에게 보냈는데 거기에 청년, 청소년을 위한 정책이 없어 아쉬웠다. 또한 후보 선정 과정에서 검증위원분들이 진행하고 선정해 젊은 세대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

나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사람됨과 정책 골고루 자세히 보고 뽑을 것이지만 조금 더 중점을 두고 보고 싶은 부분은 사람됨이다. 사람이 좋으면 정책은 조금 미흡해도 시민들 의견을 잘 들으며 보완해서 의정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속아 투표를 했다는 사람들 말을 SNS와 언론 매체에서 많이 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조금 아쉬웠던 것은 인터넷과 거리에서 유세를 들으면 민주당 후보들이 대개 왕년에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는 말 일색이었다. 그 사람이 걸어 온 발자취나 사람됨은 굳이 그렇게 알리지 않아도 팩트체크로 다 밝혀지는데 왜 그리 강조하는지 의아했다. 마치 식당에 가면 간판은 있는데 메뉴가 없는 느낌이다.

투표 연령을 18세까지 낮추어야 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그래 맞아, 우리도 생각이 있는데 그동안 어른들이 정한 대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살고 있는 것에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파주 청소년네트워크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했다. 이번 선거가 우리나라 정치를 알게 된 계기가 되어 좋았지만 청소년 정책이 없었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어 재미있는 거리 유세, 공연, 퍼포먼스 같은 것들이 별로 없었다는 점, 후보들이 이 나라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이는 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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