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재미동포 정연진의 ok 통일 이야기 (11) 타슈켄트에서 인류사에 남을 한장면을 꿈꾼 유라시아평화마라톤

입력 : 2018-05-09 11:19:00
수정 : 0000-00-00 00:00:00

재미동포 정연진의 ok 통일 이야기 (11)

 

                  타슈켄트에서 인류사에 남을 한장면을 꿈꾼 유라시아평화마라톤



지난해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장장 1년 2개월간 17개국을 통과하고  올 10월말 북녘 땅과 DMZ를 통과해 서울로 올 예정인 강명구씨의 유라시아평화마라톤이 절반을 넘어섰다. 총 1만6천km 여정에서 8천키로를 돌파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평화문화제가 지난 4월 17-1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렸다. 


 

작년 12월 AOK 는 문화차원의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섰다는 공로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가 주는 ‘대한민국 한류대상’(단체부문)을 받았는데 시상식 특강에서나는 한류에 대해 대중문화로만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한류가 세계사를 바꾸는 문화운동으로 거듭나야한다고,  평화한류’ 운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었다. 강명구 유라시아평화마라톤과 문화운동을 결합시켜 세계를 무대로 ‘평화문화’운동을 펼치자는 것이다. 

평화의 띠 그림을 작년부터 준비한 김봉준 화백, 평화여행단을 조직한 이대수 평화운동가 등 많은 이들의 정성어린 노력으로 정부기관의 이렇다할 재정지원 없이도 유라시아대륙의 한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에서 현지인과 함께하는 평화문화제가 지난 4월 성황리에 열릴 수 있었다. 절반을 완성한 강명구 유라시아평화마라톤을 축하하고 무사 완주를 기원하면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함께하는 평화한류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고려인들과 함께 타슈켄트에서 외친 평화코리아

4월 17일 평화문화제는 다양한 연령대의 고려인들과 세종학당 학생들 300여명이  벌이는 신명나는 길거리 행진,  유라시아 평화상징 깃발과 마라톤 여정17개국 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평화고사, 풍물패와 대동놀이 한마당으로 이어졌다. 아직 독재통치 잔재가 남아있는 이곳에서는 정부 공식행사가 아니면 시민들이 300여 명이나  모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구한말 기울어져가는 조선 땅을 떠나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던 조선인들은 1937년 중일전쟁이 나자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의 희생양이되었다. 17만 2천 여명에 달하는 고려인들은 시베리아 열차에 짐짝같은 신세로 혹한과 아사에 시달리며 불모의 땅 중앙아시아에 내동댕이져젔다.
황량한 동토에 토굴을 파서 정착해야했던 고려인들은 강인한 생명력과 근면함으로 소련정부가 인정하는 소수민족이 되었으나, 1991년 우즈베키스탄의 독립 이후 우즈벸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쓰는 고려인들은 또 다시 차별과 억압을 받게 되었다. 그래도 이들의 명맥은 고려인신문, 고려인협회, 세종학당 등으로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고려인들은 어른이나 아이나 구김없이 해맑고 넉넉한 표정이었다.  항상 모국을 그리워하고 분단 조국의 화해와 통합을 목말라 했던 사람들.  조국은 둘로 갈라졌지만 이들 기억속에 조국은 언제나 하나였고  되돌아갈 조국도 하나였다.   고려인들과 함께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아리랑을 목청껏 부르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던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다.

 



평화의 봄, 통일 코리아가 매일 42km씩 가까와지고 있다

작년 9월 강명구씨가 유라시아 마라톤을 출발했을 당시에는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봄 바람이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듯,  평화의 바람이 한반도에 거침없이 불어닥치고 있다.  드디어 남북정상은 만나 두 손을 잡았고 한반도에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강명구씨는  “아마도 유라시아를 달리면서 사람들 가슴 속에 있는 ‘평화의 마음’을 엮어내는 일이 하늘에  상달된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새로운 역사는 단지 남북 지도자가 악수하고 포옹한다고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간 온갖 탄압 하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수 많은 풀뿌리 통일운동과 촛불시민의 위대한 힘이 있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 유라시아대륙을 가로지르며 평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마라톤 덕분에 해내외동포의 마음이 결집되고 평화를 이루는 원동력으로 더욱 자라나고 있다.  한국과 해외에서 기금모금뿐 아니라  현지 봉사를 위한 천사들의 행렬이 있었다.  지원차량 운전과 사진찍기, 식사준비 등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봉사하고 있는 현지동행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AOK에서도 1월 박호진님에 이어  현재는 마가렛 김 회원이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동행 중이다.
매일 42km 뛰고 있는 강명구 마라톤에 의해 우리들 마음은 매일 매일 통일코리아에 42 km씩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강명구 유라시아평화마라톤이 주는 사회심리적 효과
 




매일 42km 를 달리는 고된 일정 속에서도 강명구씨는 쉬지 않고 주옥같은 수필을 써내려가는 마라톤 작가이다.  그의 여행기를 통해 우리는 함께 유라시아대륙으로 떠나 세계와 만나고 호흡하며  좁은 반도의 한켠에 갇혀버린 우리의 상상력을 광활한 대륙으로 탈출시킨다.  분단이라는 장벽에 갇혀있던 우물안 개구리식 인식을 해방시킨다. 

무엇보다도, 코리안 다이아스포라의 염원이 그와 함께 달리고 있다. 그는 20여년간 뉴욕거주 재미동포였다. 나는 그가 해외동포였기에 이와 같은 일에 도전이 가능했다고 믿는다.  ‘평범한 재미동포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그의 고민이 2015년 아시아인 최초로 미대륙횡단 마라톤을 해내게 했고 마침내 유라시아대륙을 뛰게 했다.

그는 이제 북녘 땅 통과 자체가 세계적인 축제가 되어야한다고 제안한다.  평양에서 ‘한마당 신명나는 축제가 대동강변 버드나무 아래서 펼쳐지기’를  “남한, 북한 시민 5만 재외동포와 세계시민 포함하는 약 15만이  대동강맥주와 남한 막걸리를 마시며 서로 손을 마주잡고 축제를 벌이자. 이념을 뛰어넘는 어울림 속에 마음의 분단선을 지워버리자”고 주문한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역경을 이겨낸 코리안 다이아스포라의 끈질긴 생명력이 여기에 더해졌다.  유라시아대륙횡단 마라톤은 새로운 상상력과 다이아스포라의 결연한 의지를 결합시켜 통일시대를 맞는 새로운 동력을 창출해 내고 있다.  평화를 위해 그리고 통일코리아를 위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이 과정은 앞으로 인류사에 남는 명 장면이 되리라 믿는다.


 




[2017년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2018년 4월 24일 카자흐스탄 Abail입구까지 뛴 거리]

**유라시아평화마라톤 현황은 카페 http://cafe.daum.net/eurasiamarathon 강명구의 마라톤 수필은  http://www.hanion.co.kr 볼 수 있다.  후원구좌: 유라시아마라톤조직위 공식후원계좌 (신한은행 110-480-277370/이창복)

 

정연진 (ok코리아 대표)

 

#88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