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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재의 디지털 성범죄 이야기 (1) n번방 사건 바로알기  

입력 : 2021-07-23 06:06:26
수정 : 0000-00-00 00:00:00

정연재의 디지털 성범죄 이야기 (1)

 

n번방 사건 바로알기

 

 

n번방 성착취범의 강력처벌 촉구시위 모습

 

지금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던 그즈음 온 국민을 또 한 번 충격에 몰아넣은 사건이 있었다. 바로 ‘n번방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92월경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을 이용해서 성 착취물을 생산, 거래, 소비,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언론에서는 이와 관련된 사건들을 일반적으로 ‘n번방 사건이라고 명하고 있지만 실은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여러명의 개인이 저지른 유사한 범죄가 합쳐진 사건이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n번방은 닉네임 갓갓으로 활동한 문형욱이 운영한 것으로 1번 방부터 8번 방까지 숫자로 방을 나누고 그곳에서 성 착취물 영상을 판매하였다. 매스컴을 통해 얼굴과 신상이 공개된 박사조주빈은 자신의 닉네임을 딴 박사방을 만들어 성 착취물 관람 입장 금액에 따라 채팅방 등급을 나누어 관리하는 등 철처하고 교묘하게 박사방을 운영했다. 일부에서는 ‘n번방 사건이 아니라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단순히 ‘n번방 사건이라고 하면 문형욱의 n번방만 해당되어 조주빈의 박사방, 와치맨이 운영하던 고담방 등 다른 텔레그램 성 착취 방들은 대중의 시선 밖이 되어 면죄부 아닌 면죄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99월 추적단 불꽃의 최초 보도로 디지털 기기 바닥 깊숙한 곳에 속에 숨어 있던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 착취물 방들이 수면 위로 끌어 올려졌다. 이와 관련된 국민청원과

사건 수사 진전으로 조주빈이 검거되고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들이 운영한 성 착취물 방을 이용한 이용자 수에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찰의 발표에 의하면 협박과 성 착취가 이루어진 n번방과 박사방만 계산했을 때 회원수는 1만 명에서 3만 명 정도 추정되고 그 외 해당 영상들이 유사한 다른 곳에서 재유포된 것과 이를 시청, 소지한 수까지 최대 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적단 불꽃은 대부분의 가해자들이 최소한 2개 이상의 방에 들어가 있으니 중복 인원도 감안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정확한 회원수를 알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이야기 했다.

아동 성폭행을 조장하고 영아 및 유아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웰컴 투 비디오(손정우가 운영)의 경우 유료 결제를 한 핵심 이용자 수가 전 세계 32개국에 3,300여 명으로 n번방 이용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 임에도 FBI가 전 세계 여러 국가와 공조수사를 했다. 그 정도로 심각한 범죄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만 무려 1만 명 이상의 유료 이용자와 그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무료 이용자가 있다고 예상되는 n번방 사건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엄청나고 심각한 숙제를 안겨 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은 이용자 수 만큼이나 많은 피해자가 있음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피해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를 대거 포함하는데, 202012월 특수본 수사 종료 시점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총 1,154명이며, 그중 20대 이하가 60.7%에 달한다. 우리 사회가 사건의 실체에 주목하느라 급급할 때 그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되어 지금도 밤을 새우며 본인의 피해 영상을 삭제하고 남들이 혹여라도 알아볼까 외출도 하지 못하며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들의 일상의 회복을 위해 이제는 사회와 이웃이 함께 고민하고 그들의 손을 잡아 주어야 할 것이다.

 

파주통합상담지원센터 대표 정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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