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의 이모저모 <13> 다시 꾸는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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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의 이모저모 <13> 다시 꾸는 나의 꿈

 

 

"아프리카에 돌아가 좋은 대학을 설립하고 싶어요."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온 청년 클로비스 씨의 포부이다. 그는 대학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대학원에서 안경 공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온 이유는 카메룬에는 안경 공학 분야 전공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란다. 한국은 안경 공학 기술이 좋은 나라이므로 그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고 나서는 고국으로 돌아가 아프리카 발전을 위해 일하겠단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대학 설립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은 출신 나라나 피부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성찰하게 했다.

그의 꿈을 듣고 내 가슴이 설렜다. 그동안 접어두고 있었던 나의 꿈이 비 온 뒤, 하늘에 무지개가 걸리듯 떠올랐다. 나도 25여 년 전 동경 유학 시 지인들에게 한국에 돌아가 대학을 운영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유학 중 만난 야마구찌 씨가 있다. 그와는 학교에서의 만남 이외에 개별적으로 종종 만나 담소를 나눴다. 내 꿈을 들은 그가 어느 날 “너를 만난 건 학교에서 공부한 것보다 더 소중한 일이야.”라고 했다.

내가 아버지 첫 제사 때 한국에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자신의 고향에서 보내온 햅쌀을 가져다주며 아버지 제사 때 밥을 지어 올리라고 했다. 그렇게 마음을 주고받았던 그와 최근에는 소식이 뜸하지만, 아직도 나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영유아 교육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나의 꿈 중 하나는 영유아 교사를 제대로 교육하는 특성화 대학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내가 운영한 대학을 졸업한 교사는 전국 어디서나 인정해주는 실력과 인성을 갖춘 교사였으면 한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이해가 아니라 유아교육의 본질, 즉 아이들 발달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교사, 잘못된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신념과 철학을 갖고 왜곡된 영유아 교육, 보육 현장을 변화시켜 나가는 교사를 길러내고 싶다.

이 꿈으로 우리 사회에 변혁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다. 영유아기는 인간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므로 영유아를 잘 길러내는 일은 한 개인뿐 아니라, 가정, 사회, 국가, 인류에 공헌하는 일이다.

지금은 학생 수는 줄고 대학이 많아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때문에 대학 설립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더구나 상상할 수 없는 자본이 필요하다.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대학 운영의 꿈이 이상일지라도 꿈꿔본다. ‘가장 이상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말을 믿어보고 싶다. 지금도 대학에서 교사 양성은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나만의 철학과 신념으로 교사를 양성하고 싶다.

 

아프리카에서 온 청년이 청춘의 시기, 나의 꿈을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편집위원 최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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