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민릴레이 맛집탐방 (21)  아티장 베이커스 파주점- 담백하고 자연스런 맛. 한옥서 여유롭게 즐긴다.

입력 : 2020-06-25 10:04:24
수정 : 2020-06-26 00:13:53

시민릴레이 맛집탐방 (21) 

아티장 베이커스 파주점

- 담백하고 자연스런 맛. 한옥서 여유롭게 즐긴다

주말 1,200여 명씩 찾는 파주 명소

 

 

광탄면 마장 출렁다리 근처에 멋진 빵집이 들어섰다. 아티장베이커스(Artisan Bakers)파주점 이다. 이 빵집이 명물이 된 것은 맛도 좋지만 한옥을 개조해 빵집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옥도 제대로 된 한옥이라 일단 분위기가 우아하고 고급지다. 공간이 넉넉하고 마당이 있어 시선을 편하게 두며 빵을 즐길 수 있다. 연인들과 친구들이 들려 쉬기 좋은 곳이다. 지난 5월 중순 문을 연지 딱 한 달 만에, 주말 경우 하루 1,200명이상이 몰린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최소 몇 개월에 걸쳐 고객들이 몰리는 게 보통 수순인데, 놀랍다. 이미 파주점을 오픈하기 전 이 집 빵 맛을 본 사람들의 입소문과, SNS의 놀라운 파급력 때문이다. 2012년에 한남동에서 시작한 아티장베이커스는 한남, 서래, 역삼, 북촌점 그리고 이번에 문을 연 파주점 등 모두 5개다. 모태성 대표(53)가 북촌점을 제외한 4개의 점포 주인이다. 크로아상 전문점인 북촌점은 본인이 브랜드를 런칭하고 자신을 포함한 6명이 투자했다. 사장은 따로 있다.

 

 

 

미각기억을 회생시키는 상쾌한 경험

질리지 않는 담백한 맛, 사워도우, 치아바타, 계란 빵 등 추천

아티장(Artisan)이란 뜻은 불어로 손과 수작업 도구를 써서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여기에 빵 만드는 사람들(Bakers)를 붙였다.

일체의 화학첨가제나 개량제 없이 밀가루, , 소금, 천연발효종이 기본으로 들어가는 빵집이다. 프랑스산 고급밀가루와 뉴질랜드 버터 등 최고급 재료만 쓴다. 장비도 최상품만 쓴다. 이런 정성 때문인지 이집 빵맛이 대박이다. 그리고 그 맛은 일반 파리바게트나 뚜레주르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의례 맛보던 그런 맛과는 확연히 차별된다. 맛이 자연스럽고 담백하다. 그래서 몇 조각 먹다보면 우리가 잊고 있었던 미각기억이 이윽고 돌아온다.

아티장베이커스에서 만드는 빵 종류는 60여 가지. 이 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 한남점서 시작한 사워도우(Sourdough)-밀가루와 물, 소금, 발효종을 넣고 만든 빵이다. 유산균 때문에 시큼한 맛이 나는 빵으로 소화가 잘 된다. 이 빵을 입안에 넣자마자 자꾸만 손이 가는 것은 질리지 않는 담백한 맛 때문이다.

또 약간의 이스트만 넣어 저온에서 6시간 이상 숙성시킨 풀리쉬(Poolish)반죽으로 만든 이태리 빵 치아바타(Ciabatta)도 꼭 맛 볼 빵이다. 구멍이 숭숭 둟려있는 이 빵을 발사믹 식초가 섞인 올리브유에 찍어 먹으면 유럽의 세련된 식탁으로 바로 초대된다.

이 밖에 독특한 풍미와 결이 완벽하게 살아있는 라우겐크로아상(Laugen Croissant)과 달콤한 미각이 입 안 가득 퍼지는 팽 오 쇼콜라(Pain au chocolat)도 함께 맛보길 추천한다. 어린아이나 노인들에겐 부드러운 계란이 들어간 계란빵이 제격이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은 일본의 타마고산도(일본풍의 계란샌드위치)를 저만치 밀어 놓는다. 요즘같이 더울 땐 매장 커피숍,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곁들여 먹으면 딱이다.

 

o

 

원칙을 중시하는 노력파 모태성 대표

빵 집 주인 모태성대표로 돌아가 보자. 모씨는 여러 식당을 운영하다 접고,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호주 멜버른(Melbourne)에 있는 윌리엄 앵글리스 요리학교(William Angliss institute)에서 27개월 동안 제과제빵과 요리를 공부했다. 돌아와 인천송도의 한 빵집을 필두로 이곳저곳에서 제빵 경험을 쌓았다. 2012년 독일인들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한남동에 문을 열면서 그의 제빵 시대가 열렸다. 큰 덩치답게 단단한 의지와 저력이 느껴지는 그는 원칙을 중시하는 노력파다.

 

제빵사는 빵의 시간을 따라가야 한다.

풍미 떨어지는 냉동반죽 쓰지 않는다.

제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소의 양, 질 좋은 밀가루, 반죽을 기다리는 시간, 굽는시간 등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한 모대표는 제빵사는 자신의 시간이 아니라 빵의 시간을 따라가야 한다는 말로 그의 제빵 철학을 축약한다. 그래서 그는 영업이익과 속도를 기본으로 삼고 있는 프랜차이즈를 포기했다. 최고의 재료와 원칙을 고집하는 아티장베이커스에서는 그래서 냉동반죽을 쓰지 않는다. 써 보면 밀가루의 풍미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인공 개량제를 넣을 수밖에 없기 때문. 대신 원칙대로 냉장 혹은 아침 반죽만 쓰는 아티장베이커스에선 낮 12시경, 하루 한번만 빵이 나온다. 샌드위치는 즉석 주문으로 현장서 만든다.(마지막 주문 오후 3시반)

 

 

출판사도 차려 매년 최소 1권 이상 제빵 관련책 발간.

파주시는 밀재배의 최적지, 관심과 투자 따르면 브랜드화 할 수 있다.

모태성대표는 열정적 학구파다. 세계적인 제빵 마스터인 제프리 하멜만(Jeffrey Hamelman)이 쓴 제빵계의 바이블인 “Bread”를 공동 번역했고, 저자인 하멜만과 크로아상의 대가인 피터 윤(홍콩계 미국인)을 사비로 초빙해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출판사를 직접 차려 1년에 최소 한 권씩 제빵 관련 책들을 번역 출판한다.

금년 3월엔 일본 유명베이커리 레시피가 담겨있는 빵 반죽 사전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17명의 일본 유명 제빵사가 개발한 100가지 반죽의 배합비율과 공정이 소개되어 있다. 그는 파주시가 밀 재배에 적지라고 말한다. “일본 홋카이도가 밀 재배의 적지가 된 것 같이 저온의 파주기후도 찰진 밀재배에 최적이라고 상기된 표정을 짓는다. “앉은뱅이 밀을 전략적으로 재배하고, 자체 제분소도 있는 구례시 같이 파주시도 콩만 고집하지 말고 파급력이 큰 국산 밀을 재배해 브랜드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맛있는 쉼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모태성대표는 제빵의 최종 단계인 굽기에도 관심이 많다. 대만의 로컬밀로 화덕에서 구워 내온 빵맛을 잊지 못해 화덕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화덕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불 화덕전문가를 초청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며 빵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내 비친 모태성대표는 이곳 아티장베이커스가 맛있는 쉼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소령원길 92

031-947-1239, 오전10-오후8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