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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의 사진 에세이  - 상상력은 경계를 넘는다 

입력 : 2020-04-13 02: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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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의 사진 에세이

   - 상상력은 경계를 넘는다 

 

다양한 얼굴을 한 도시 중에 파주만한 곳이 또 있을까. 그중에서 파주의 임진강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임진강은 경계를 나누며 흐른다. 그 강 너머는 우리가 더 이상 걸어서 갈 수 없는 북녘의 땅이다.

 

경계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분단 조국의 서사는 경계를 단절과 막힘으로 이야기한다. 남과 북의 대결과 긴장 그리고 적대감은 경계를 가르는 DMZ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데올로기적 서사가 아닌 개념과 사유로서의 경계는 울타리이다. 울타리는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해체와 새로움에 대한 관심이 모여드는 곳이다. 경계의 안쪽이 끝나고 바깥이 시작되는 곳, 파주가 그런 곳이다.

울타리(경계)로서 파주는 중심에서 벗어난 변방 변두리가 아니라 새로운 사유가 움트고 의지들이 모여지는 곳이고 생성을 위한 문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그 문으로부터 새로운 희망과 생성의 길이 나게 되니 미래 사유의 출발점이라 할 만 하다.

 

울타리 너머 한 그루 나무를 꿈꾸는 것, 그 것을 위해 많은 소망과 의지들이 모여 열망과 긍정의 에너지로 변화하는 곳. 파주가 바로 그런 상징성과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

 

사진작업을 하면서 종종 사진의 평면으로 옮겨온 존재(대상)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지 상상을 해본다. 우리들처럼 스스로를 가두고 경계 지워진 울타리 너머의 한 그루 나무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진 않을런지.

그 나무는 소망과 희망 그리고 열정의 샘물로 길어 올려진 상상으로 자라는 나무다. 점점 더 자라나는 나무 점점 더 커지는 희망이다.

 

상상력은 경계를 넘는다. 새로운 문이 열리고 울타리 너머로 나아가는 꿈, 내 소망의 물을 마시며 자라난 한 그루 나무를 찾아가는 꿈, 그 나무 아래서 위안과 평온을 얻는 꿈. 경계지워진 울타리에 꽃이 핀다. 바람이 그 꽃의 씨앗을 울타리 너머로 날려 보내 또 새로운 꽃이 필 것이다. 울타리 너머로의 희망과 생성이다. 경계의 안쪽 울타리는 경계의 바깥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만들어 내는 곳, 그 곳으로부터 미래 시간의 빗장이 열린다.

 

새들과 구름과 바람만이 경계를 넘는 것이 아니다. 울타리 너머로의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 그들의 소망들도 경계를 넘는다. 울타리(경계)는 더 이상 나아감이 불가능한 곳이며 해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처음 시작되는 곳이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곳이다. 그 끝 울타리로 모인 희망들은 꽃씨가 되어 경계를 넘는다.

 

. 권홍사진가

 

 

내 카메라의 초점도 경계를 넘는다

강너머이야기 - 임진각평화공원 권홍

 

 하나가 되는 꿈, 지배하지도 지배 받지도 않는 이소노미아 (isonomia)의 꿈이다. 울타리는 광장을 닮았다. 치열한 사유와 의지들이 모이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문이 열리고 출구가 만들 어지는 광장이다.”

  강너머이야기 - 장산전망대 권홍

 

 

날마다 작은 소망들이 모여 임진강변 북녘하늘의 노을 빛이 되 었다. 그 노을 빛 속에 상상의 나무도 자란다. 날마다 조금씩조 금씩, 점점 더 커지는 희망, 드디어 그 날...”

  강너머이야기 - 주월리 권홍

 

울타리에 피어난 보리, 그 보리의 씨앗이 경계를 넘는다. 경계 안과 밖을 넘나드는 보리밭의 물결을 마음속에 담는다.”

 

강너머이야기 - 율곡습지공원 권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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