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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의 [ 내 운명을 바꾼 한 글자] (3) - LAST CHANCE

입력 : 2019-09-23 01:27:28
수정 : 2019-09-23 01:27:49

이강석의 [ 내 운명을 바꾼 한 글자] (3)  - LAST CHANCE

 

 

북경이공대 설명을 위해 파주 눌로리에 사는 학부모를 찾아갔다가 인근 장파리에 있는 예전 미군클럽 '라스트 찬스'를 방문했다.
'Last Chance'는 가왕 조용필이 처음 노래를 시작한 곳으로, 현재는 설치미술가 윤상규씨가 옛모습 그대로 복원하여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파리들이 넘쳐나던 장파리를 활력넘치는 거리가 되게한 '라스트 챈스'는 이제 장파리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외지인인 그는 장파리에 정착해서 도서관도 만들고, 자전거 투어 코스도 개발하는 등 마을일도 열심이다. 
장파리 마을 바로 옆에는 임진강이 흐르는 데 그 위에 세워져 있는 '리비교'를 새단장하여 곧 개방한다고 한다.
이 다리 너머에 조선 광해군때의 명의 '허준'의 묘가 있다.
라스트 챈스 바로 앞 편의점 앞에 네 분의 어르신이 변변한 안주도 없이 소주를 드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재빨리 가게 안에 들어가 맥주와 영양갱을 샀다.
소주보다는 부드러운 맥주를 드시고 달큰한 영양갱으로 입가심하시라고 어르신들께 권하면서 '이런저런' 동네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었다.
어르신들 중에 지금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97세의 손진규옹의 동네 회고는 한 편의 대하 서사시였다. 
미군과 연관된 한국현대사의 한 편린이 그 어르신의 삶 속에 오롯이 녹아있었다.
틈만 나면 가서 그 어르신의 '귀한' 말씀을 '귀담아' 들고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장한 공간 속에 사람과 온정과 역사가 고요히 고여있는 
파주 장파리, 그 속에 걸어들어가고 싶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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