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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검찰개혁, 더 나아가 사법개혁을 당장 실시하라!>-서울대 민주동우회 성명서

입력 : 2019-09-27 13:27:08
수정 : 2019-09-27 13:27:56

단호한 검찰개혁, 더 나아가 사법개혁을 당장 실시하라!

 

 

 

1. 우리는 검찰 조직의 부패와 검찰권의 부당한 행사에 분노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마녀사냥이 벌써 한 달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하여 먼지털이식 표적 수사를 개시하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에 흘려 조국과 그의 가족들을 물어뜯고 있다. 무려 11시간이나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 하고, 장관을 피의자로 몰아가는 등 조국과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 검찰과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을 저지하는 데 한통속이 되었고, 자유한국당은 마치 박근혜 탄핵 사태를 재현하려는 듯 조국 수사를 극단적인 정쟁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촛불시민의 위임으로 시작된 검찰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해 수구기득권 세력이 총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조국 주변에서 드러난 기득권 세력의 특권과 불공정에 크게 분노하였다. 하지만 분노의 대상이 과연 학벌과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경쟁의 공정성' 문제만인가? 
한꺼풀 벗겨 보면 전혀 다른 차원의 추악한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학벌과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비정한 전쟁터에는 언제나 기회의 불평등과 반칙이 난무하고 있으며, 경쟁에서 패한 자들에게는 한 줌의 배려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를 바로잡아야 할 사법 시스템은 오히려 기득권 수호를 위해 편의적•선택적으로 동원되는 억압 장치로 작동하고 있으며, 가진 자들, 기득권 세력은 법치주의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특히 검찰은 형사•사법 절차에서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 형집행 지휘권 등을 독점하면서,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에 기대어 수사해야 할 것을 수사하지 않고,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을 수사하는 등 마치 조폭집단처럼 조직과 보스의 입맛대로 검찰권을 남용하면서 가진 자들과 한 패가 되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삼성전자 백혈병 사건, 김학의 뇌물사건, 공정위 불법취업 사건, 그리고 재벌의 불법•편법 상속 사건 등 작금의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형 비리와 부패는 검찰 조직의 부패와 검찰권의 부당한 행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치의 사각지대에서 자행되는 불법과 비리야말로 불평등과 불공정을 확대하는 주범인 것이다. 

2. 검찰개혁, 사법개혁이야말로 진정한 개혁,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를 결정지을 우선적 개혁 과제는 바로 검찰을 비롯한 형사•사법 시스템의 민주화, 즉, 국민에 의한 사법권의 재편과 재구성이다.

대한민국 검찰의 권한은 본래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국민의 대표들로부터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고 있다. 정치권력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러한 검찰권력과 야합해 왔다. 검찰이 법치주의와 정의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입맛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하면서 부패하고, 군사독재를 비롯한 역대 권위주의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 부끄러운 역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고로 개혁이란 부당한 차별과 불공정을 해소하여 정의를 바로 세우고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하며 법치주의를 우롱해 온 사법부와 검찰을 먼저 개혁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어떠한 개혁 과제도 좌초할 수밖에 없음은 명약관화하다. 사법부는 구체적 사건에서 무엇이 법이고, 정의인가를 최종적으로 판정하는 권력기관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모든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고, 모든 권력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검찰과 사법부 역시 예외가 아니다. 
검사와 판사 등 사법관료는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 권한을 위임받거나 재위임 받아야 한다. 경찰과 검찰, 법원 사이에는 기능적인 견제가 이루어져야 하며, 수사권과 기소권, 재판권의 행사에 있어서도 시민의 참여와 견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3. 우리는 단호한 검찰개혁, 더 나아가 사법개혁을 촉구한다

지금 우선되어야 할 '검찰개혁'의 과제는 검찰에 집중된 형사•사법 권한을 분산시키고, 무소불위의 검찰 조직을 견제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첫째,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과 부패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둘째,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형사•사법 절차에서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해소하고 기능적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이미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바, 정부 여당은 흔들림 없이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

더 나아가 법무부의 비검찰화, 내부 감찰기구의 강화, 기소권 행사에 대한 시민참여의 확대, 검찰인사•승진제도의 투명화, 객관화 등도 조국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주도하고 실행해야 할 검찰개혁의 과제들이다. 

사법부의 적폐를 청산하는 사법개혁 과제도 더 이상 법원에만 맡겨 둘 수 없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수족이 되어 오히려 국민의 저항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했던 사법부가 스스로 반성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사법행정회의와 독립된 법원 감찰기구의 설치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사법개혁 과제들에 대해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고, 하루빨리 법원조직법을 개정하라.

2019. 9. 27.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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