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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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리뷰
조은
광화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현수막 두 개가 나란히 붙어있었다. 새로 건설되는 핵발전소에 대해 건설을 중지하라는 현수막 하나, 건설을 계속하라는 현수막 하나였다. 두 번째 현수막 문구는 핵발전소가 경제를 살린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핵발전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였지만 핵발전소는 전력생산 효율이 높고 경제적이라는 의견에는 어쩐지 수긍했다. 경제적이라는 이유가 없으면 핵발전소를 짓는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다만 경제성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의 안전이라는 얄팍한 입장이었다.
책은 반전을 얘기했다. 핵발전소가 경제적이라는 이야기의 반전(反轉), 탈핵을 통한 반전(反戰), 아무튼 수많은 반전이 이 책에 있었다.
핵발전소는 경제적이지 않았다. 경제성을 쉽게 따지면 투입 대비 산출이니, 건설비와 유지비 대비 전력생산양이 많다는 것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렇게 따지게 되면 핵폐기물 처리 비용이라는 환경이나 안전에 관련한 중요한 요소를 놓치는 것이었다. 핵폐기물 처리 비용을 차치하더라도 좁은 땅 안에서 적절한 공간을 모색하고 협상하고 건설 결정이 나더라도 지리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에 공사가 지연되는 와중에도 돈은 계속 든다고 한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핵발전소는 사실 아무런 장점이 없다. 그럼에도 핵발전소를 계속 가동해야 하는 이유는, 혹은 계속 가동시키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했더니 안전보다 이윤이 먼저인 사람들이었다. 경제성 없는 핵발전소의 이윤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윤이다. 핵발전소를 통해 돈을 버는 소수의 사람들이 안전상의 문제는 감추고 이득이 된다는 식으로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새로이 알게 되는 사실이 너무 많았고, 그 사실들은 나와 모두의 안전에 직결된 것들이었다. 핵발전소의 전기 생성 원리나 우라늄의 구조 같은 이야기(도 있었지만)가 아닌, 우리나라 핵발전소에서 얼마나 많은 사고와 은폐가 있었는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어떤 현상들이 발생했는지 같은 무시무시하고 가까운 이야기들.
그에 비해 해결책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지금까지 벌여놓은 것들을 수습하기는 힘들지만, 더 이상 저지르지 않는 것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은 설명해주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이제 알아야 하는 이야기가 아닌 몰라서는 안 되는 이야기였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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