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리뷰 - 세월호 다큐 영화 '업사이드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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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년 “관객을 울리기보다는 조목조목 알리고 싶었다.”
다큐 <업사이드 다운> 4월 14일 개봉!
▲업사이드다운 / 감독 김동빈 / 배급 시네마달 / 4월 14일 개봉
2014년 4월 20일.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다. “미국에 사는 대학생입니다. 한국행 티켓을 샀어요. 세월호 영화를 만들 겁니다. 도와주세요.”
2016년 4월 14일. 그 영화가 개봉한다. ‘업사이드 다운’
‘다이빙벨’이 구조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점을 다루고, ‘나쁜나라’가 세월호 이후 1년의 기록을 담았다면, 이 영화는 희생자의 아버지 4명과 선박전문가, 해외언론인, 인권변호사, 정치인의 목소리를 담았다. 김 감독은 말한다. “이제 눈물보다는 성찰이 필요한 때.”
연출자가 성찰을 주문했지만, 아버지들이 스크린에서 남자아이가 얼마나 애교가 많았는지를 말할 때, 공부를 잘해 의사가 되고 싶어 했다는 딸 이야기를 전할 때, 마음이 깊어 지금 내가 울고 있는 걸 알면 우리 아이는 하늘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걱정할 때, 객석 여기저기에서 훌쩍이는 소리를 듣는 건 어렵지 않았다.
CBS 변상욱 본부장은 말한다. “정말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보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변 본부장은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그래서 처음 저널리즘을 공부했을 때 보았던 책을 다시 꺼내봤어야 했다.” 언론만 혼란을 겪은 건 아니다. 민간 잠수부의 증언이 이어진다. “언론이 대책본부의 말만 받아적는 사이, 사고 현장 최전선의 혼란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어서 인권변호사, 심리학박사, 해양공학 교수, 탐사저널리즘 전문가의 증언이 이어진다.
영화의 90%는 인터뷰로 채워져 있다. 김 감독은 “관객이 전문가와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받게 하고 싶었다. 감성 포인트는 다 빼서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우리는 이 영화팀이 세 대의 카메라로 2년 동안 기록한 14,280분의 시간을 65분으로 압축해서 들을 수 있다. 구조의 책임이 있던 해경, 사고해역 진도VTS, 여당의 정치인, 청해진해운 관계자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는 점은 아쉽다. 감독은 촬영기간 중에 매일 전화를 하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한쪽의 이야기만 들은 게 아니라 한쪽만 대답한 것.
이제 투표는 끝났다. 변한 건 없다. 하지만 변화는 누가 쥐여주는 게 아니라고 믿는 분들은 영화를 보러 가자. 파주출판도시 메가박스에서 개봉한다.
글 정용준. 사진 배급사 <시네마달> 제공
#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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