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과학스토리 ➉ 새들은 왜 똥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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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왜 똥을 남길까?
▲참수리의 배설 광경, 박헌우(2016)
느닷없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새똥 폭탄을 맞아 본적이 있는가? 아니라면 최소한 주변에 누군가는 맞았다는 소리를 들었거나 자가용 지붕에 있는 비둘기 똥을 발견한 적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새들은 왜 먹으면서도 똥을 싸고 하늘을 날아가면서도 똥을 쏟아낼까?
그 이유는 비행에 있다. 새들은 하늘을 날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신체 기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리거나 줄이거나 가볍게 만드는 진화의 과정을 밟았다.
새는 뼈를 특히 가볍게 만들었다. 육상 동물과는 달리 새의 뼈는 속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빨도 속이 텅 빈 부리로 대체되었다.
깃털 역시 가볍기로는 지구 최강이다. 진짜로 놀라운 것은 DNA 속의 유전정보의 양도 포유류의 70% 정도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철새가 이동하는 시기가 되면 내장기관이 작아지는 마술도 부리지만 진짜 기적은 뇌세포의 양 마저도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이런 다이어트의 노력 중에서 애잔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성기의 사이즈 마저도 줄어서 겨우 흔적 정도만 남았다는 것이다. 하여간 뇌세포마저도 재생산 하는 새들의 비상한 재주는 치매 같은 신경질환으로 고생하는 인간에게는 일말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새들 덕분에 어쩌면 치매가 치료되는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
새들은 다이어트의 챔피언이 맞다. 배설물을 담아두는 방광과 직장까지도 없앴고 작은창자만 겨우 남았으나 똥오줌이 섞이게 되고 그나마도 창자는 짧아서 식후 3시간 이내에 배설이 완료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을 나는 대가로 새는 쉬지 않고 먹어야 하며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수시로 배설하는 대가를 치루고 있다.
그러니 새가 내 머리 위에 똥 폭탄을 떨구는 것은 하늘을 날기 위해서 일 뿐 공격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다. 이 해명이 똥 폭탄을 맞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 허심 편집위원
#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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