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과학스토리 ㉞ 생명현상은 우주의 보편적 현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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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의 한 장면이다. 유명한 SF작가인 테트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높은 문명의 외계생명체가 지구를 방문한다는 이야기다. 우주에서 온 여행자 혹은 침략자에 관한 영화는 흔한 편이다. 그러나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도 지구로부터 약 4광년(알파 센타우리), 생명체가 있을 법하다는 시리우스 자리도 역시 약 9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보이저 1호와 2호는 인간이 만든 우주선으로는 최초로 태양풍이 영향을 미치는 태양권계면을 지나고 있지만 지금의 속도로 달리면 10만 년 후에나 알파센타우리에 도착할 수 있다.(그렇다고 보이저 2호가 알파 센타우리로 가는 것은 아니다.) 외계인은 그 거리를 넘어서 지구를 찾아온 것이다.그토록 먼 곳에서 지구를 찾아와 기껏 침략전쟁을 벌인다는 상상은 아주 빈약해 보인다. 우주에서 생명체를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나 반가운 일인데 기껏 전쟁질이라니 그것이 될 말인가? 그런 면에서 컨택트의 상상력은 오히려 신선하다. 그들의 목적은 침략이 아니었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우주를 바라보며 존재의 고독을 느끼는 유일한 존재라면 얼마나 고독할까? 우리의 고독은 지적인 우주생명체의 존재를 요구하지만 우주에게 간절히 원한다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아주 뼈아프게 경험한 바가 있다.
지적인 우주인의 존재에 대한 거대한 질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가벼운 궁금증부터 풀고 가자. ‘생명체 혹은 생명현상은 우주의 보편적인 현상일까?’ ‘우주 공간에는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유기물질이 얼마나 희귀할까?’ 하는 생각이다.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정말 어렵다면 지적인 생명체는 더더욱 존재하기 어렵다. 그래서 먼저 생명체의 기본 물질인 단백질을 구성하는 유기분자를 찾아봐야 한다.
지구의 생명체는 DNA가 중심에 있고 이 DNA는 20개의 아미노산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문학자들은 먼저 우주공간에서 DNA를 구성하는 기초물질들인 아미노산을 찾아내는 일을 시작했다. 그 일은 천문학자들이 몫이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빛에 그 해답이 있기 때문이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빛의 스펙트럼을 살펴보면 어떤 물질이 내는 빛인지 알 수 있다. 태양에서 오는 빛의 스펙트럼은 수소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태양이 수소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다. 같은 방법으로 단백질을 구성하는 유기물질들이 내는 빛을 찾아내면 되는 일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과학책을읽는보통사람들‘ 회원 허심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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