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대 떨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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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동/아/리/신/입/생/면/접/후/기
입장이 바뀌어보니…“우리는 절대 떨 것 없어”
나는 살면서 몇 번의 면접을 본 경험이 있다. 처음 봤었던 면접도, 마지막에 봤었던 면접도 하나같이 떨리긴 매한가지고 익숙해지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면접을 본다. 내 또래의 중ㆍ고등학생들도 크고 작은 면접을 종종 볼 일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면접자의 역할이지 면접관의 역할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나는 현재 학교에서 신문부에 소속되어 있는데, 이번에 신문부에 지원한 1학년 신입생들을 면접하게 되었다. 항상 면접을 보기만 하던 내가 다른 이를 면접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원서는 면접을 보기 전에 한번 보고 면접이 끝난 후 한 번 더 봤다. 면접 전, 지원서를 보고 무슨 질문을 할지 대략적으로 적어둔 후에 면접을 볼 때 이를 참고하여 질문을 했다.
면접이 끝난 후에는 최종 합격자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플러스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면접이었다. 지원서를 아무리 잘 써도 면접을 못 보면 일단 합격 후보에도 오르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면접은 완벽했지만 지원서가 너무 형편없어서 떨어진 학생도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10점 만점에 면접이 7의 비중을 차지한다면 지원서는 3점 정도의 비중을 차지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길이가 긴 지원서는 일단 ‘오, 성의 있네.’하고 호감을 가지고 보게 된다. 하지만‘열심히 하겠습니다’라던가 비슷한 말이 반복되어 있으면 오히려 미련해 보이고 마이너스가 되는 것 같다. 길이만 늘이려는 것보다 꼭 필요한 말을 알뜰살뜰하게 적어놓은 지원서가 가장 보기 좋았다.
면접에서 자세와 복장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면접할 때 목소리의 떨림이 적을수록, 면접관의 눈을 잘 바라볼수록, 말을 할 때 자연스러운 제스처가 섞여 나올수록, 면접자의 대답은 힘을 얻는다. 좋은 대답은 완벽해지고 부족한 대답은 보완이 된다.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하는 말
떨면서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1년 전에는 나도 저렇게 이 곳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어딘가에 이렇게 떨면서 들어갈 일이 있을 것이다.
면접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내가 뭐라고?’였다. 오늘은 내가 이 자리에 앉아서 저 친구들에게 점수를 매기고 있지만 내일은, 또 내일모레에 급식 실에서 만나면 나는 그저 밥 잘 먹는 언니이고 누나일 뿐이다. 우리 모두 다른 어딘가에서 양복 입은 면접관 앞에 앉아 입사면접을 볼지 모른다.
바들바들 떨면서 말이다. 하지만 우린 사실 정말 그럴 필요가 없다. 그 면접관, 슈퍼에서 만나면 배 나온 아저씨이고 미용실에서 만나면 염색하러 온 아줌마다. 그리고 그 회사, 오늘은 내가 면접자이지만 내일은 내가 고객이다. 어쩌면 당당하게 취직해서 내 일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절대 떨 것 없다.
서민서(고2) 「파주에서」 teen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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