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 있는 한빛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벌써 6월이네요.

이래 저래 바빠서 자연스럽게 글을 그만 쓰게 되었는데,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번에 다녀온 모내기 소감을 쓸까합니다.

한빛고등학교는 전국에 3곳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파주에도 개교한지 얼마 안된 학교도 있고, 대전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는 곳은 담양에 있는 대안학교입니다.

대안학교이다 보니까 일반 고등학교와 달리 다양한 경험도 했고, 자유롭게 자기개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좋다고 느끼는 점은 선생님들과 친구들, 그리고 선배들하고도 허물없이 가족같이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6월 5일엔 학교 행사중 하나인 모내기를 다녀왔습니다. 모내기는 1학년만 다녀왔습니다. 재학중인 3학년 언니의 아버지께서 농사를 짓는 곳이었습니다. 논으로 들어갔을땐 푹푹꺼지는 땅과 거머리가 있을 거란 선생님의 말씀에 소름끼치고 기분이 이상했는데, 몇분 지나고 나니까 아무런 느낌도 나지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줄 당겨주세요” 라는 소리에 맞춰 모를 심었습니다. 처음엔 모가 자꾸 물위로 떠버려서 심기조차 힘들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익숙해져서 금방 금방 심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는 친구가 중심을 잡지 못해 저를 잡고 넘어지는 바람에 논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그땐 잠시 화가 났는데, 끝나고 한잔씩 마신 막걸리와 빵과 주스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진흙범벅으로 기숙사에 도착해서 씻으려고 보니 바지와 속옷까지 모두 갈색으로 물이 들어서 똥을 싼 아이 같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습니다.

끝나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엔 뿌듯하기도 했지만, 이번 농사가 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모내기가 처음이다 보니 미숙하기도 했고, 중간중간 띄엄띄엄 된 부분도 있었기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저씨껜 많이 죄송스러웠지만, 저에겐 아주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