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기부 한 줄 위해 반장선거 나온 홍길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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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부를 위해 너도나도 출마… 얼토당토 않은 공약들!
안녕하세요?생기부 한 줄 위해 반장선거 나온 홍길동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 때 늦잠 자던 학생들은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야되어 시차적응에 힘겨워 하는 이때, 바야흐로 반장 선거의 시기이다.
초등학생 때 반장 선거에 나갔던 이유가 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권위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 글쎄. 거창한 이유도 없이 많은 아이들이 하고 싶어 호시탐탐 노리던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중학생 때부터는 생활기록부, 줄여서 생기부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생기부에 한 줄 넣기 위해서 반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지도 않다. 고등학교에 와서도 마찬가지. 그놈의 생기부가 뭔지 반장 선거 입후보 라인은 쭉쭉 길어진다. 대학교에 가서 돌아보면 지금 이런 모습들도 ‘그땐 참 별거 아닌 걸로 치열했구나..’라고 떠올릴 수 있을까?
개인적인 얘기지만 반장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생기부 때문이라고 친구들에게 넋두리하는 모습을 마주하면 의문이 든다. 솔직한 건지, 부끄러운 걸 모르는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한 학급이든, 학교전체든, 어딘가의 임원이 되려할 때 봉사 정신이 아니라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는 것을 공공연히 얘기하는 모습은 나를 참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런 불량 마인드를 가진 후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허황된 공약이다. 일단 임원이 되기만 하면 생기부에 쓸거리가 생기는 것이므로 아무 공약이나 남발하거나 추상적인 공약을 두루뭉술하게 내놓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다. 반장 선거는 그래도 이런 일이 덜한데 지난 학생회장 선거를 보며 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매점에 교통카드 충전소를 만든다거나, 운동장 흙을 교체하겠다는 둥, 학교예산에 대한 고려나 선생님들과의 의논은 전혀 없는 허황된 공약들이 난무했던 것이다. 2학년 정도 되면 그런 공약들을 보고 “말이야 방구야”하면서 웃어넘기겠지만, 처음 입학하여 학교 사정에 대해 잘 모르는 1학년 학생들은 충분히 그런 공약에 혹할 수 있다(나도 그랬다). 따라서,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학급 임원이나 학생회장에 당선될 시, 생기부에 내세웠던 공약과 그것을 얼마나 지켰는지도 함께 기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좀 더 책임감 있는 리더가 집단을 이끌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은 비단 학교생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글 서민서(고1)
그림 조은현
「파주에서」Teen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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