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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만에 백범일지 정본이 출판되다

입력 : 2015-12-21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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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우리가 스스로 염꾼의 신분으로 몸을 낮추어 복원에 임했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와(오른쪽)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장(왼쪽)이 정본 백범일지 ‘한글정본’과 ‘한문정본’을 선보이고 있다.

 

12월 19일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출판사 열화당에서 ‘정본 백범일지 출판회’가 열렸다. 백범일지는 1947년 초판이 발행된 이후 일부가 삭제되거나 윤문 된 80여 종의 책이 출판되었다. 백범 선생의 차남 김신 선생이 좋은 뜻으로 저작권을 스스로 해제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출판으로 이어진 것. 열화당은 2014년 6월 발간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출간 작업을 하여 이날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는 ‘정본 백범일지 편찬에 임하는 발행인의 노트’에서 “김구 선생이 자호하기를 백범, 즉 백정이나 범부의 신분으로 스스로를 낮추고 독립운동을 하셨듯이, 책 만드는 우리도 스스로 염장이 또는 염꾼의 신분으로 몸을 낮추어, 우리 역사의 말 뿌리와 글 뿌리를 가다듬고 복원하는 일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본 백범일지 출간의 첫 구상과 결심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진 것은 2013년 여름 무렵이었다. 백범 김구전집 등 백범일지의 다양한 판본을 조사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한 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친필본 백범일지를 토대로 발간계획의 뼈대를 잡았다. 친필본 백범일지와 같은 세로쓰기 체제, 그리고 친필본 백범일지와 같은 크기의 판형을 확정하였고, 먼저 두 권을 발간하기로 하였다. 첫째 권은 친필 원본을 그대로 활자화한 ‘한문 정본’으로, 둘째 권은 친필 원본을 토대로 오늘의 우리말로 조심스럽게 풀어낸 ‘한글 정본’으로 출간하였다. 또한, 이후 여건이 허락된다면 친필 원본을 영인하는 ‘복각본’과 백범일지 및 김구 선생에 관한 자료를 엮는 ‘자료편’도 후속 작업으로 이어 나갈 예정이다. 

 

열화당 편집실장 조윤형 실장은 정본 백범일지 출간 경과보고에서 “3년에 걸쳐 이루어진 이 책의 편찬 작업은 열화당 편집공동체의 작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에 값을 매기지 않은 것은, 이 책 출간의 초심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백범 선생의 말씀, 소중한 역사적 기록을 사고 팔 게 아니라, 선한 마음으로 나누고자 하는 뜻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장, 김병익 문학평론가 등이 참석하여 축사와 특강을 하였으며, 김형오 기념사업회장은 축사에서 ‘백범일지가 한 위인의 자서전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가 미래에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하는 자세를 알려주는 지침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본 백범일지는 한문 정본, 한글 정본 전 2권이 출간되었으며 현재 헤이리 예술마을에 건립 추진 중인 ‘안중근기념 영혼도서관’에 꽂을 예정이다. 현재 출간된 200질의 보급은 15만 원 이상 기부해 주신 분께 한글 정본과 한문 정본 중의 한 권을, 30만 원 이상 기부해 주신 분께 한 질을 드리는 방식이다. 

(보급문의 열화당 031-955-7000) 



▲정본 백범일지 출판회에서 소리꾼 장사익이 축가를 불렀다. <우린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글·사진 정용준 기자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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