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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문발동’ 프로젝트] 걸어서 만들자, 평화!

입력 : 2016-02-03 16:20:00
수정 : 0000-00-00 00:00:00

‘평화발자국 걷기 마실’

걸어서 만들자, 평화!

 

2015년 문발동에서 의미있는 예술프로젝트가 펼쳐졌다. 출판단지에 입주한 보리출판사와 교하 노을빛 마을 아파트 사람들이 예술로 이어졌다. 이 이음은 예술인복지재단 파견 예술인 김혜영 작가와 독립출판 움직씨의 노유다(퍼실리테이터)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마을을 공동체로 가꾸는 사람들의 노력이 담뿍 담긴 평화 굴다리(파주로56)를 찾아 감상해보았으면 한다. 또 이와 같은 ‘예술로 기업과 마을이 이어지기’가 파주 곳곳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알린다.
<편집자 주>

 

▲파주로 56번 굴다리 길은 인적이 드물어 우범지대가 되어 있었다.

 

▲평화굴다리로 변신한 굴다리

 

‘안녕 문발동’은 여성 어린이 소수자의 시선이 담긴 다양한 문화예술 작업을 기획하는 독립출판 움직씨가 파주출판단지와 마을이 만나는 동네인 문발동의 지역성을 분석하여 설계한 파견 예술 프로젝트다.

 

일찍이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한 마을 공동체 철학을 만들고 이를 책에 담아온 도서출판 보리와 교하 문발의 아파트에서 20년간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사는 문화를 만든 노을빛 마을 공동체,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 예술인들이 만나 완성된 지역 사회 기반의 문화예술 작업의 하나이다.

 

노을빛 마을과 함께 만든 ‘평화 굴다리’ 업사이클링 작업, 김혜영 작가의 ‘꼬마평화도서관 노을빛마을극장점 보리 책놀이터점’ 제작, 조혜진 작가의 보리 책놀이터 내 ‘평화 나무’ 설치 작업, 그 외 김지현 작곡가와 노을빛 마을 어린이들이 만든 ‘톡톡 밴드’ 활동 등 노을빛 마을 공동체 구성원과 문발동에 파견된 예술가, 지역 내 출판사가 함께 지역 환경을 변화시키고 문화 예술적 흐름을 만드는 데에 일 년 동안 힘을 모았다. 그중 하나인 ‘평화발자국 걷기 마실’은 “걷기라는 소소한 일상의 활동으로 평화를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화발자국 걷기 마실’은 예술인이 새로 꾸민 노을빛 마을극장에서 출발하여 동물들의 발자국 그림이 그려진 평화 굴다리(문발동 558번지, 파주로56)와 문발동 논두렁길을 지나 도서출판 보리 책놀이터에 도착하는 40분여의 걷기 여정이었다.

 

▲평화발자국 노을빛마을 아이들

 

익숙한 동네 길임에도, 마을 사람들은 예술 활동으로 함께 꾸민 길을 걸으며 새로운 감각과 의미를 느끼고 마음속 평화발자국을 쿡쿡 찍었다. 그렇게 보리 책놀이터에 도착하여 출판사 식구들이 마련한 잔치를 도란도란 즐기고, 마을 아이들이 생각하는 평화를 하나의 전등에 글과 그림으로 새겨 평화방명록을 만들었다. 이날 완성된 평화발자국 방명록은 작지만 소중한 불빛으로 보리 책놀이터를 밝혔다.

 

파주는 전 세계적으로 전쟁 위험 도시로 인식되어 있다. 지역 이주민으로서 군부대와 군인, 탱크 등 특수 환경과 마주했고 작가이자 예술인으로서 ‘일상’과 ‘평화롭지 않음’ 사이에서 여전히 끝나지 않은 ‘안녕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발견하였다.

 

평화발자국 걷기에서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책 <끝나지 않은 겨울>의 마을 원화전으로 자연스레 이어진 안녕 문발동 프로젝트는 2015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 사업 참여 기관인 노을빛 마을 공동체와 출판사 식구들, 파견 예술인의 교류와 화합, 예술적 순환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허나 이 작은 움직임으로 불안한 파주의 지역 환경을 예민하게 느끼고 걷기와 마을 전시, 대화로 평화의 소중함을 나누며 더 나아가 평화 통일에 대한 희망을 모은 귀한 발자국이었다고 믿는다.

 

 

▲보리 책놀이터 살림꾼 이승희 씨가 아이들과 평화를 얘기하고 있다. 

 

보리평화발자국 걷기를 만든 이들 

독립출판 움직씨

독립출판 움직씨에서는 여성, 어린이, 소수자를 위한 공공예술 기획과 글쓰기, 출판을 합니다. 움직씨는 문발 교하의 독립출판 공동체로 지내며 개발이 진행 중인 신도시 이음새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굴다리 공간의 범죄화에 주목해 왔습니다. 버려진 공간의 변화로 지역 평화에 작은 희망을 보태자는 젊은 작가와 출판인의 뜻. 이 뜻이 상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고 묵묵히 힘을 보태 준 도서출판 보리의 선한 의지가 있어 ‘평화 굴다리’ 업사이클링 작업과 안녕 문발동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주) 도서출판 보리

1991년부터 지금까지 아기들을 위한 그림책부터 어린이, 청소년, 어른을 위한 책들을 펴내고 있습니다. 보리가 펴내는 책에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생명을 존중하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살 길을 일러 주자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프로젝트 담당 조병범 상무이사

‘조아저씨’라는 별명처럼 지난 예술인 파견기간동안 묵묵한 후견인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해 주신 대외협력실 이사님.

<꼬마평화도서관>이라는 보리 대외협력부의 기존 사업에 젊은 예술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선뜻 자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승희 보리책놀이터 살림꾼

‘시냇가’라는 애칭이 더 어울리는 이승희 보리책놀이터 살림꾼님은 <안녕 보리평화 프로젝트 2015>의 아이디어 뱅크로 보리평화발자국 걷기(마실)의 최초 아이디어를 내신 분입니다. 노을빛 마을공동체를 위해 인형극과 큰 잔치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주최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주관 : 보리책놀이터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본 행사는 2015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보리평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글 노유다 (작가, 퍼실리테이터 예술인)

 

 

#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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