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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가 민간업체에 용역준 “운정신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운영성과 평가” 믿을 수 없다-파주시 운영사인 엔백사에 년간 26억 지불, 일반 수거방식보다 3배 더 든다

입력 : 2020-05-14 05:34:45
수정 : 2020-05-16 02:04:41

파주시가 민간업체에 용역준 운정신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운영성과 평가믿을 수 없다.

환경시설이 아닌 애물단지. 이젠 제대로 된 개선책 내놓아야

파주시 운영사인 엔백사에 년간 26억 지불, 일반 수거방식보다 3배 더 든다.

 

▲ 2016년 보도한 mbc시사매거진2580의 자동집하시설 관련 보도 내용중 캡쳐

 

2018년 파주시가 한 민간업체에 용역을 준 운정신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운영성과평가가 부정확하고 잘못된 결과치로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란 생활쓰레기를 주택단지 안에 있는 투입기에 넣으면 공기압으로 관로를 따라 한곳에 쓰레기가 모이고, 이것들을 분리하여 소각처리나 매립 처리하는 시스템을 지칭하며 1960년대 스웨덴에서 처음 개발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도 용인수지 2지구에 처음 도입 실행되어 전국적으로 신규주택단지 건설 때 친환경처리 시스템이란 이유로 설치됐다. 하지만 설치 후 잦은 고장과 사고가 끝이지 않다가 2018년에야 국토부 시행령으로 설치가 금지된 애물단지 시스템이다.

 

▲2018년 4월24일 남양주 별내면에서 수리중 기사가 투입구안으로 빨려들어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8년 남양주서 사고발생 후 운영평가 의뢰

자주 고장이 나고 주민들의 민원들이 들끓는 가운데 2018424일 남양주 별내신도시에서 고장수리 중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파주시는 같은 해 ()한국사회경제연구원(대표:박찬혁)1,044만원을 주고 운정신도시 자동집하시설 운영성과평가’(이하 자동집하평가)용역을 수의 계약했다. 경기도 수원에 소재한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이하 한사경)은 이재헌책임연구원과 구본곤 선임연구원등 모두 4명의 연구원을 투입시켜 동년 622일부터 820일까지 운정 택지지구의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의 운영을 평가하고,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사경은 2017년 상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약 1년간의 운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주민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을 그리고 민원발생에 따른 민원처리율을 100%로 평가했다.

특히 매우불만족은 단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하고 있어 진위가 의심되고 있다.

 
 

▲ 준공허가를 받기 위해 1억 넘는 쓰레기통을 설치해야했던 건물주 이야기

 

주민만족도 10점 만점에 8점 맞나?

단 한 차례도 고장난적 없다는 엔백파주지사의 말 신빙성 없다.

게다가 고장이 날 때 마다 길게는 며칠씩 투입이 중단된 적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실가동일을 365일로 적고 있어 이것도 부정확한 사항으로 드러났다.

운영사인 엔백(Envac)파주지사의 김광범대리는 시동 이래 단 한 차례도 고장이 난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해당지역 주민들은 이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운영초기 보단 고장이 적게 나곤 있지만 수리기사가 투입구상태를 살피고 고치는 모습을 본적이 있고, 쓰레기가 투입구 앞에 쌓여있는 경우를 목격한 적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엔벡 관계자들은 투입구의 수집용량이 초과하거나 투입구 앞에 누군가 쓰레기를 가져다 놓으면 그냥 확인도 하지 않고 쓰레기를 던져 놓는 경우도 있어 쓰레기 정체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쓰레기를 볼 수 없는 친환경클린시설이란 도입 홍보가 무색한 현상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파주시의 자동집하시설의 쓰레기 집하장 

 

 

 

 

수의계약으로 어용평가 내린 것 아닌가?

운영평가를 내린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은 이같은 쓰레기 정체현상과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가 분리 수거되고 재활용되어야 하는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분리수거 시스템 하자에 대해선 일체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어 수의계약 방식의 어용평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엔백사의 자동집하장 개관도. 쓰레기들이 혼합되어 배출되고 있다.

 

▲ 엡백의 자동집하시스템. 관로가 하나로 집하장과 연결 되어있어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45,000여 세대 평균 238만원 자부담, 1,063억 들여 설치한 자동집하시스템 문제 많다

일본에선 2000년 이전에 거의 퇴출된 애물단지 시스템

과장된 홍보와 조작된 성능시험서로 입주민들 속인 것 아니냐?

2007()주공-현재 LH공사가 태영건설에게 건설을 맡겨 7년 동안에 걸쳐 완성한 운정지구생활쓰레기 자동집하시스템(이하 자집시스템)은 건설초기부터 문제가 많아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던 사업이다. 건설비로만 총 1,063억 원이 투입되어 44,751세대원들에게 평균 238만원의 자부담을 주며 완공한 자집시스템은 애초부터 설계자체가 잘못되었고 과장된 홍보와 부정확한 성능시험서로 입주민들을 속인 프로젝트라는 주장도 있다. 시공사나 운영사의 홍보대로 쓰레기 처리가 매끄럽게 되질 않았고 악취와 침출수가 해결되지 않았다.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가 관로에서 엉켜 붙어 터지는가 하면 원래 취지대로 분리수거 후 재활용 처리가 되질 않았다.

 

 

 

 

 

 

 

▲ 2016년 보도한 mbc시사매거진2580의 자동집하시설 관련 보도 내용중 


남양 휴튼 아파트 지멘스사 자집시스템 2년 동안 493번 고장 나

현재는 일반수거방식으로 전환, 자집시스템 무용지물로 지하에 방치

남양 휴튼 아파트의 경우에는 지멘스사가 개발한 자집시스템을 설치한 후 2년 동안 모두 493번이 고장이 나서, 지금은 재래식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든 자집시스템이 무용지물로 지하에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엔백(대표:정영훈)이 남양휴튼을 제외한 전 운정택지지구의 자집시스템의 운영을 맡고 있다. 자집시스템은 원래 취지가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음식물쓰레기는 별도 처리하는 등 자원 재활용을 높이는 친환경시설로 계획되어 설치되었다. 그러나 음식물쓰레기 투입구와 일반쓰레기 투입구가 구별되어 있어도 1개만 있는 운반관로를 같이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2016년 보도한 mbc시사매거진2580의 자동집하시설 관련 보도 내용중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쓰레기가 혼합되어 배출되는 경우 종종 발생해

자원재활용 목적의 친환경시설 아니다

관들이 합쳐지는 부분에서 물기가 많은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가 뒤엉켜 종량제 봉투들이 터지거나 관로가 막히는 일들이 지금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운영초기 보단 고장이 많이 줄긴 했지만 하나의 관로로 종류가 다른 쓰레기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많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는 분리 수거되고 별도로 처리되어야 함에도 결국은 한곳에 모여 태워 없애는 과정을 거치도록 설계되어 있어 친환경시설이란 당초의 홍보는 거짓주장으로 들통난지 오래다. 정확히 말하면 가연성과 불연성으로 구분되어 불연성쓰레기는 매립처리하고 가연성인 일반과 음식물쓰레기는 태워 없애고 있다.

운정 쓰레기 소각장에선 매일 혼합된 쓰레기를 태우는 냄새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실정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분리 수거되고 별도로 처리되어 퇴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원래의 시스템홍보는 처음부터 거짓인 셈이다. 이렇게 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이렇게 하려면 별도의 관로와 처리시설을 갖추어야 하는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공사에서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

 

2개의 관로 설치, 쓰레기 분리배출 시설 갖추라는 환경청 지침 무시했던 LH공사.

조작된 성능성적서로 국민들 속인 것 아니냐?

하나의 관로를 통한 쓰레기 정체문제가 송도신도시를 비롯하여, 김포, 한강신도시 등 전국적으로 발생하며 민원이 심해지자 2008828일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이후 집하시설에는 반드시 음식물쓰레기 관로를 별도 설치하라고 시행지침을 내린바 있다.

그리고 시행지침이전에 설치가 끝나거나 시공 중인 시설도 음식물쓰레기를 분리 선별하는 별도시설을 설치, 분리배출 및 재활용목적을 충족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시공사인 LH공사와 시행건설사들은 환경부의 시행지침을 무시한 채 지금까지 단 하나의 관로만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엔백 파주지사의 김광범 대리는 본보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나의 관로로도 별 문제없이 쓰레기를 집하 분리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동안 음식물쓰레기 운송과 분리 재활용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 일반쓰레기와 음식쓰레기를 혼합해 배출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물기가 많은 음식물쓰레기는 관로를 통과하면서 관로에 찌거기를 남기면서 음식물봉투가 찢어지는 경우도 발생해 관로가 막히는 경우도 생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집시스템의 설치 초기부터 이를 반대해온 김문규 운정신도시 입주자 대표는 엔벡은 집하시스템을 전국적으로 선점한 기업으로 1990년대 일본에서 문제가 많아 퇴출당한 자집시스템이 한국으로 건너와 친환경시설로 둔갑한 것은 엔백의 로비와 조작된 성능성적서를 토대로 국토부, 환경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등 많은 정부조직이 담합한 거대한 자본음모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 2016년 보도한 mbc 뉴스 화면

 

사망사고 발생 후에야 국토부 시행령에서 삭제

입주민들의 오랜 투쟁과 수리도중 사망사건이 일어나고서야 국토부는 2018 하반기부터 자집시스템을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건설 시설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전국 60만 세대 240여만 명의 주민들에게 평균 300만원의 자부담을 주고 건설비로만 18천여억 원 들어간 자집시스템은 쓰레기 처리비용이 기존 종량제 수거방식 보다 3배나 더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의 쓰레기 처리비용 분담금도 상승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현재 파주시는 엔백사에게 연간 26억 원의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다. 고장이 날 경우는 수리비용을 지역주민들에게 관리비 항목에 포함시켜 부담시키는 것도 큰 문제다. 글로벌 에코넷의 김선홍 회장은 애초부터 준공검사필수 항목으로 못박아 놓고 주민동의도 없이 주민부담으로 자집시스템을 설치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게다가 자신들의 잘못된 시스템설치가 고장나면 그 수리비를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 감사원에 공익감사 개시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다 쓰러져 현재까지 입원중인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위원회 당시 장현철회장의 모습 
 

집하시스템 현장시설공개 거부했던 파주시와 엔백사.

공익감사청구촉구 시위 중 장현철씨 쓰러져 지금까지 요양 중

여러 차례 요구 끝에 20181월 감사과에서 조사원이 나와 집하시스템 현장 시설공개를 요구했으나 운영사인 파주시와 엔백사가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2018214일에는 감사원을 찾아가 감사원장 면담과 공익감사 진행 촉구를 했다.

그러나 공익감사 청구는 기각됐고 322일 감사원 앞에서 운정주민 대표들과 환경지킴이 단체인 글로벌 에코넷(상임회장 김선홍),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위원회(당시 장현철회장; 당일 시위 중 고발당해 쓰러져 현재까지 입원 중) 회원들이 공익감사개시를 촉구하기 위한 시위를 벌렸다. 파주시는 공익감사 요구와 남양주 사고사건 이후 형식적인 운영평가를 의뢰했고 앵무새같이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평가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해솔 마을 5단지 삼부 르네상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모씨는 처음에는 상당히 현대화된 시설이라고 생각하고 자원재활용이 잘되는 시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쓰레기들이 쌓이는 경우도 많아지고 투입구를 고치는 모습도 몇 번 보았다. 또 환기구에서 악취도 가끔 날 때가 있다며 자집시스템이 생각만큼 만족스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민들은 쓰레기가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모르는 듯 했다.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 최영희씨는 자원재활용도 잘 되고 있는 시설이라고 늘 생각해 왔는데 아니라니 당황스럽다고 말하고 솔직히 지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길이 없다고 말했다.

 

▲ 2017년 국무총리실 앞에서 파주운정지구입주자 대표 등이 쓰레기자동집하시설 감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파주시 운영사인 엔백에 대한 운영감독 강화하고 음식물쓰레기 별도분리 선별시설 갖추어야

1,100억 가까이 투자해 설치한 시설을 무용화시키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파주시가 운영사인 엔백사에 대한 지속적인 운영감독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개선요구사항을 수시로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점점 노후화 되고 있는 시스템이 어느 순간 아주 큰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 파주시는 또한 원래 자원재활용의 설치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음식물쓰레기 별도분리 선별시설을 조속하게 갖추어야 할 것이다.

 

 

김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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