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의 미디어 아트 - 몰입형 전시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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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미디어 아트 - 몰입형 전시를 맛보다
데이비드 호크니
"세상은 제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매우 아름답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을 잘 보려고 하지 않는다. 내 말은, 색이란 곧 즐거운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내 작품 역시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면 한다. 그림을 그린 지 벌써 60년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그림을 그린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이 일을 무척 즐기고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작년 2월, 생존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몰입형 전시’를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전시는 런던에 새로 개관한 ‘Lightroom’에서 6월 4일까지 진행되었다. 이 전시를 그대로 한국에 가져왔다. 서울 고덕동 ‘라이트룸 서울’에서 작년 11월 1일부터 전시되고 있다.
가로 18.5m, 세로 26m, 높이 12m의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호크니의 작품이 공간 전체 크기로 압도한다. 전시장엔 5개 면을 채우는 28개의 고해상도 프로젝터, 1000개 이상의 사운드스피커를 탑재하여 관객들은 그림과 음악의 풀장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거인국 나라에 온 난쟁이가 된 느낌.
그림들이 주제별로 펼쳐진다. 보통의 미디어아트와 달리 붓터치 느낌, 시간의 흐름을 잘 살려서 바로 앞에서 거인 작가가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여기에 주제별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을 육성으로 들려준다. 50분 가량의 동영상은 ‘원근법 수업’, ‘호크니, 무대를 그리다’, ‘도로와 보도’, ‘카메라로 그린 드로잉’, ‘수영장’, ‘가까이서 바라보기’의 6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호크니의 밝고 경쾌한 작품을 5개의 면에서 거대하게 펼쳐지고, 내가 그 안에 빠져서 감상조차 거대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천진스러운 느낌의 선과 형, 마음을 동하게 하는 매혹적인 원색조의 화면으로 우리의 일상과 자연, 사람들의 천태만상을 표현해온 시지각예술의 달인. 붓질과 디지털 카메라, 아이패드를 자유자재로 골라서 구사하는 생존 화가 최고의 거장.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미국 엘에이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데이비드 호크니(86)”
문자로는 표현이 안되고, 전달할 수 없는 몰입형 전시. 그를 만나 2024년을 엄청나게 밝고 경쾌하게 시작했으면 한다. 전시는 올 5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임현주 기자
#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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