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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⑨ 쪽동백나무

입력 : 2015-08-13 13:01:00
수정 : 0000-00-00 00:00:00

서민 아낙네의 머릿기름 쪽동백



 





 



봄에 작은 종처럼 하얀 꽃을 조로록 달고 있던 쪽동백나무에 동그란 열매가 달렸다. 나무 아래 서니 넓고 푸른 잎사귀 사이로 햇빛이 얼비치어 연두색 그늘이 진다. 언제 보아도 쪽동백나무 그늘은 푸르고 싱그럽다.



 



조로록 달린 열매 하나를 따서 껍질을 벗기니 갈색 타원형 종자가 나온다. 쪽동백이라는 이름은 이 씨앗의 쓰임에서 비롯됐다. 동백은 궁중이나 양반댁 마님들의 머릿기름으로 쓰이는 여인네들에겐 필수 품목이었으나 아쉽게도 서남해안 일부에서만 구할 수 있는 귀한 물품이었다. 일반 백성들은 동백 대신 동백 열매보다 작지만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쪽동백나무 열매를 활용했다. 동백기름의 대체품이면서 호롱불 기름으로도 쓰였다.



 



쪽은 동백보다 열매가 작아서 붙은 접두사이다. 작은 밤톨만큼 큰 동백나무 씨앗보다는 작지만 쪽동백나무 씨앗 역시 씨앗 중 작은 편은 아니고 유분이 충분해서 훌륭한 대용품이 되었을 것이다.



 



이름은 비록 쓰임새 때문에 동백이 붙었지만 쪽동백나무는 동백나무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나무이다. 쪽동백나무는 때죽나무과의 나무로 실제로 때죽나무와 쌍둥이는 아니어도 거의 형제처럼 닮아 있다. 꽃과 열매의 모양도 거의 비슷한데, 꽃과 열매가 달리는 모습이 때죽나무는 한줄로 달리고 쪽동백나무는 모여서 달리는 것이 다르다.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잎의 모양. 푸르고 넓은 쪽동백나무에 비해 때죽나무는 작은 잎들을 다닥다닥 달고 있다. 쪽동백나무의 푸른 그늘 아래 서보고 싶다면 파주삼릉 숲길을 걸으면 푸르고 싱그러운 그늘을 맛볼 수 있다. 때죽나무는 심학산 약천사 올라가는 길을 비롯해 심학산 일대에 많으니 심학산 둘레길을 걸으시길.....



 



 



박은주 (생태교육연구소 산들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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