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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④ 얼굴과 지각(知覺) 능력의 상관성

입력 : 2015-05-15 11:06: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얼굴과 지각(知覺) 능력의 상관성



 





 



사람 나이 마흔에 대한 두 가지 유명한 말이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Every man over forty is responsible for his face”라 하여 나이 사십이 넘어가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했고, 공자는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이라고 하여 공자가 만년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니 마흔 즈음엔 세상일에 정신을 뺏겨 판단이 흐려지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분명 두 분 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하지만 우리 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두 분의 명언이 하나의 원리로 이루어져있음을 알 수 있다.



 



핵심만 간추리면 얼굴과 판단력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얼굴을 포함한 인체의 앞쪽은 지각(知覺, perception)능력과 상관하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살펴봤듯이 인체 후면이 감각(感覺)과 관련되어 왜곡되지 않은 순수한 정보를 받아들인다면, 인체 전면(前面)은 날것의 감각정보를 자기 나름의 기준(知, 알음알이)으로 재구성하고 해석한다. 그래서 링컨의 얼굴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숱한 경험들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과 해석 틀이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곳이고, 공자의 불혹은 자기 소신이 확고하여 바깥의 어떠한 유혹에도 판단의 일관성을 잃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외부로 표현되는 사람의 앞모습, 가령 화장하는 습관이나 얼굴표정, 시선처리와 말투 등을 통해 그 사람이 현재 받아들이고 있는 지각정보의 양적/질적인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와는 달리 자신의 외모에 신경이 쓰인다거나,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주변사람에게 안색이 안 좋아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되는 경우 인체 안팎에서 오는 다양한 정보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이해력이 상당히 떨어지게 되는데, 책을 읽는 중에 흐름을 놓쳐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읽거나, 대화중에도 집중을 하지 못해 엉뚱한 답변을 자주 하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무언가 복잡하다는 느낌과 함께 뒷목이 뻣뻣하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며 눈이 자주 침침해진다. 이는 인체 후면에서 전달된 감각정보가 두뇌로 곧장 가지 못하고 목 부위에서 정체돼서 나타나는 증상들인데, 감각에서 지각으로 원활하게 연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지각기능 자체에 혼선이 생겨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자주 하고, 쉬운 명사를 자주 잊어버리는 모습들을 보이게 된다. 모두 다 지각능력에서 발달되는 이해력과 판단력을 잃어가는 ‘혹(惑)’의 단계인 것이다.



 



이 현상 이면엔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한몫을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 곰곰이 따져보지 않아도 재밌는 것, 가만히 있어도 즐겁게 해주는 것들이 우리의 지각능력을 퇴화시키고 있다. 노년의 대표적 질환인 치매의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치매의 치(痴)가 지(知)에 병 이 든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글 카페방하 봄동 유창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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