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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⑧ 뻥튀기 장인 김대원(80세)

입력 : 2015-02-23 12:20:00
수정 : 0000-00-00 00:00:00

고맙습니다 ⑧ 뻥튀기 장인 김대원(80세)

 

“65년 했어. 내가 대한민국 최고여” 뻥튀기 장인

 

 

금촌 시장 입구에서 퍼지는 고소한 냄새를 쫒아 가면 스스로를 뻥튀기 장인이라 일컫는 김대원(80세)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가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여러 대의 뻥튀기 기계들과 벽면을 꽉 채우고 있는 각종 뻥튀기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도 할아버지의 화려한 뻥튀기 인생을 말해주는 듯하다.

15살, 먹고 살기 힘들어 전북 김제 한 방앗간 허드레 일꾼으로 시작한 일이 65년 장인 인생의 시작이었다.

우리 현대사 만큼이나 굴곡 많은 인생이었다. 방앗간 일로 큰 돈을 번 적도 있었지만 잠시였다. 이후 이곳저곳을 떠돌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가게를 연 것이 2005년, 올해로 10년째다.

시장 경기도 힘들고 경쟁 대상도 서너 곳 생겼지만, 걱정 없으시단다

“뻥튀기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여. 울집 뻥튀기 먹어 본 사람은 딴 데는 절대 못 간다니께” 장인의 자부심이 대단 하시다. 그래서 다른집 뻥튀기와 왜 맛이 다르냐고 물었다.

“그런 것이 있어. 나만의 노하우여” 영업 비밀은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말씀. 큰돈은 못 벌었지만 자식 삼형제 공부시키고 먹고 살 만은 하다며 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씻고 하루 수입 계산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흐뭇하게 웃으신다.

일단 재료를 넣고 기계를 돌리기 시작하면 꼼짝 않고 옆을 지켜야 하니 팔순에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식들 권유도 있고 이제 그만 편히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건강이 허락하고 당신 기술을 전해줄 수 있는 새로운 가게주인을 만날 때 까진 일을 놓을 수 없다 하신다.

세월이 변한 만큼 손님들이 들고 오는 뻥튀기 재료도 달라졌다.

변변한 군것질 거리가 없던 시절에는 쌀, 콩, 어슷 썬 가래떡 같은 곡물들이 주류였다면, 요즘은 무말랭이, 돼지감자, 우엉, 연근 등 건강에 좋은 채소들을 들고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중년 즈음의 나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아스라한 기억. “뻥이요” 소리에 엄마를 졸라 집안에 있던 쌀이며 콩, 묵은 가래떡을 들고 쫒아가 깡통에 순서대로 가져온 재료들을 담아 두고 혹, 다른 이의 것과 바뀔까 뻥아저씨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더랬다. 그러다 아저씨의“뻥이요” 소리에 귀를 막고 도망갔다. 쌀 한바가지가 한가마니가 되어 나오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으로 어깨에 뻥튀기주머니를 메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행복함이란...

뻥튀기를 보면 괜한 웃음이 지어지는 건 우리 모두의 가슴속 어딘가 있을 추억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뻥튀기 아저씨와의 유쾌한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며 뭐든 몇 배로 튀겨주는 요술 기계인 뻥튀기 기계가 모든 이들의 행복도 뻥 튀겨 세상 사람들이 행복을 한가마니씩 가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뻥튀기! 참말 요술기계 인가 보다.

 

글 | 김찬주 기자  /  사진 | 임현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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