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결국 시민 스스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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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5일은 파주시민들에게있어 스스로 안전을 지켜낸 자랑스러운 날인 한편 정부와 경찰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참담한 하루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하여 “살포지점을 타격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한 가운데 자유북한운동연합, 대북전단날리기연합, 대한민국구국채널 등의 극우단체들이 10월 25일 오후 1시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지역사회에는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에 임진각상인회 등 지역 주민과 사회단체 회원 20여명은 23일 오전 11시 파주시청 본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 저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관련법 제정을 정부에 요구했고,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등탑 반대 주민 공동대책위원회’도 오후 2시부터 대북전단 살포가 예고된 파주시 임진각과 인근 오두산 통일동산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48시간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오죽하면 한창 바쁜 추수철에 농기계까지 끌고 나오게 만드느냐?”
예고했던 25일 아침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리의 농민들이 농사용 트랙터 19대를 끌고 나와 임진각 진입로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죽하면 한창 바쁜 추수철에 농기계까지 끌고 나오게 만드느냐?”며 전단살포를 방관하는 정부를 비난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전단 살포행위의 중단을 촉구했다.
오전 11시 30분 극우단체 회원 40여명을 태운 버스가 문산읍 마정리 쪽 임진각 입구에 당도하자 시민들과 극우단체 회원들 사이에 대치상황이 시작되었다. 시민들은 “당신들은 뿌리고 가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무슨 죄냐?”라며 격렬히 항의했고 극우단체 회원들도 시민들을 향해 “김정은의 지령을 충실히 집행하는 남한의 종북세력들”이라며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시민들과 극우단체 회원들이 충돌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이 인간띠를 만들어 양측의 충돌을 방지했다.
“복면을 쓴 종북세력이 면도칼로 협박하고 풍선과 전단을 도둑질해 갔다”
12시 20분 경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접이식 면도칼을 들어보이며 “복면을 쓴 종북세력이 면도칼을 가져와서 협박하고 풍선과 전단을 도둑질해 갔다”며 “아무리 종북노비들이 우리를 막으려고 해도 우리는 꺾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파주경찰서 소속 정세곤 지능팀장은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증거로 주민 1명을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갑작스러운 연행에 흥분한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임진각 내 도로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경찰이 극우단체의 전단 살포는 방조하면서 시민들만 막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문산읍에 사는 김정선(37)씨는 한 극우단체 회원이 자신을 ‘김정은의 명령을 받은 종북세력이 파주시민 행세를 한다?고 모함하여 신분증으로 보여주며 파주시민임을 확인시켜 주었더니 ‘파주사람이면 다냐? 난 대한민국 국민이다? 라고 응수하더라 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후 4시 경, 꼬박 반나절 동안 시도된 극우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시도가 파주주민들에 의해 가로막히자 극우단체 회원들은 타고 왔던 전세버스와 수소가스를 실은 트럭을 후진시키기 시작했다. 이들이 장소를 옮겨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가스트럭을 막아서자 경찰은 시민들을 밀쳐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길바닥에 넘어지자 시민들은 파주경찰서장에게 항의를 했다.
김종구 파주서장 “우리 관내에서 전단을 살포하지 않도록 조치” 약속
이에 김종구 파주경찰서장은 “우리 관내에서 전단을 살포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 약속하며 “가스트럭을 보내주자”고 시민을 설득했고 시민들은 이를 받아들여 극우단체의 퇴로를 열어주었다. 그러나 경찰서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극우단체 회원들이 통일전망대 부근 자유로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전단 살포를 시도했고 여기서도 전단 살포를 막은 것은 경찰이 아니라 ‘맛고을 번영회’를 비롯한 지역상인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주민들의 치밀한 방어에 전단살포 장소를 찾지 못하던 극우단체 회원들은 5시 10분 경에 국가대표 축구훈련장에서 900여 미터 떨어진 공터에서 전단 살포를 재차 시도하였으나 여기서 조차 주민들의 강력한 저지로 무산되었다.
뒤늦게 도착한 경찰은 주민들과 극우단체 회원들 간의 물리적 충돌을 막는 역할을 했을 뿐이었다. 결국 오후 6시경 날이 어둑해 지자 극우단체 회원들이 철수를 시작했고 이에 주민들과 경찰도 해산하여 파주에서의 상황은 종료되었다.
파주에서 전단살포를 저지당한 극우단체 회원들은 결국 김포시의 한 야산으로 이동하여 대북전단 2만장이 담긴 풍선 한 개를 띄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글 | 특별취재반 사진제공 | 아시아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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