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시정홍보’만을 위한 전광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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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논란 예고되는 ‘운정지역 시정 영상홍보 전광판 설치’
파주시가 운정주민의 시정 관심과 이해도를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운정행복센터 복지동 옥상에 가로 12m, 세로 8m 규모의 LED전광판을 설치하기로 하고, 총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7 년 3월까지 설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는 불법광고물이 될 소지 가 다분하며, 비용대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예산낭비사업이라는 지적과 함께, 운정행복센터 고유의 조형미가 훼손되고 인근 주민들은 빛공해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속 주체의 ‘스스로 눈감아주기’
일단, 파주시가 추진하는 시정홍보 전광판은 앞으로 불법광고물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대기오염 항목 측정결과와 날씨 정보, 기상 특보, 재난상황 등을 알리기 위한 목적 외에 지자체가 청사밖에 설치한 전광판은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시정홍보용으로는 청사 내에서도 한 개의 전광판 운영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현재 금촌역 앞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시정홍보 전광판도 마찬가지다. 법대로 라면 이미 있는것도철거하거나 계속 벌금을 물어야 할 전광판을 단속 주체인 지자체가 ‘스스로 눈감아주기’ 식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추경예산 취지에 어긋나는 예산편성
원래 추경은 본예산과 다르게 계속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증액하거나, 감액하고, 긴급을 요하는 사업에 대한 신규예산을 추가 반영하는 예산으로, 이번 전광판건은 이런취지에 맞지 않은 무리한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의원들이 지난2차 추경 심의 당시, 사전보고도 없이 올라온 신규 사업이라며 해당예산에 대한 삭감을 요구했으나 결국 다수의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다.
비용대비 효과 없는 예산낭비 사업
설치에만 10억원이 들어가고 연간 3천 만 원의 유지비가 들어가는 전광판에 대해 비용대비 효과가 없는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지적도 있다.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한 전문가는 “업계에서도 전광판은 비용대비 효과가 없는 광고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광고비 지출을 통한 돈세탁이나 기타 이해관계에 의해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 했다.
연합뉴스 보도(2016. 7.21)에서도 “수십억원을 들인 수원시와 용인시의 홍보전광판이 시정홍보 효과도 거의 없고, 매달 들어가는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해서 철거를 고민 중”이라고 전하고 있어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
건축물의 조형미를 해치는 설계
한편, “운정행복센터 고유의 조형미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주시 정책홍보관의 주요사항 보고 로 나온 ‘운정지역 시정 영상홍보 전광 판설치’개념도를 보면, 폭이 30m 내외인 복지동 옥상에 폭 12m 짜리 네모반듯한 전광판이 돌출된 형태로 표시되어 있어 딱히 전문가의 눈이 아니더라도 건축물 고유의 조형미가 심각하게 훼손됨을 알 수 있다.
하루 16시간, 인근 주민 빛공해에 시달릴 것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일 16시간 씩 운영될 전광판이 인근 주민들을 빛공해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10월 23일 성명을 통해 “대형 전광판이 운정행복센터에 설치되면 전광판 홍보영상물이 지나치게 밝아 주민들의 수면권에도 지장을 줄 것이고, 흉물스러운 전광판으로 인해 경관도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해무익한 전광판, 파주시는 왜?
그렇다면 파주시는 왜 이렇게 불법소지가 다분하고 비용대비 효과도 없이 백해무익한 전광판을 고집하는 것일까?
거슬러 가보면 파주시의 ‘전광판 사랑(?)’은 2007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파주시는 업체에 광고영업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삼익전자(주)와의 공동투자로 금촌역 광장에 전광판을 설치하고, 업체는 직원 1명을 파주시청에 상근시켜 지역광고 영업과 영상운행을 담당케했다.
해당 직원의 한 지인은 “실제로 광고 영업 실적이 매우 저조했으며 결과적으로는 업체가 손해를 보았다고 들었다” 고 전했다.
정보공개 거부로 의혹 남긴 파주스타디움 전광판 교체
이말대로 라면, 파주스타디움 전광판 교체사업은 삼익전자(주) 입장에서 그 동안 파주에서 본 손해를 만회할 기회였다. 실제로 파주시가 파주스타디움 전광판을 구매할 당시, 동일 업체가 유사한 규격으로 서울시에 납품했던 전광판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싸게 구입했다는 지적도 나온바 있었다.
이에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관련된 계약의뢰서, 내역서, 시방서, 물품선정 이유서 등의 공개를 청구했으나, 파주시는 '계약의뢰서'와 '물품선정이유서' 만 공개하고 '내역서'와 '시방서'는 해당 업체의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여 의혹을 부풀리는 일도 있었다.
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이 낸 세금이 쓰이는 일을 영업상의 비밀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공공의 알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공개입찰 아닌 수의계약 추진
또 다른 논란 예고
그럼에도 파주시는 이번 운정행복센터 전광판 사업과 관련해서는 아예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가 “조달우수제품이나 성능이 입증된 제품의 경우에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고 해명했으나, 이 상황에서 수의계약으로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은 제품의 성능문제가 아닌, 필요 이상의 비용이 지출될 수 있다는 것과 특정업체와의 유착관계가 의심될 수 있는 부분이라 적절한 해명이라 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토록 운정행복센터에 시정홍보 전광판을 설치하려는 파주시의 계획은 법적, 비용적 문제는 물론 민원과 절차상의 문제까지 총체적 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과연, 파주시는 ‘운정주민의 시정 관심과 이해도를 제고’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전광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일까?
글 이지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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