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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택시 콜비 1,000원의 비밀

입력 : 2016-05-11 15:36:00
수정 : 0000-00-00 00:00:00

파주시민은 울고 있다

파주시민 콜비 1천원,  고양시민 콜비 0원

 

어쩌다 바쁠 때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파주시내에서 택시 잡기는 금촌 도심과 역주변 몇 군데를 빼고는 쉽지 않다. 

그래서 파주콜을 이용하는데, 이 경우 콜비 이용료 1,000원이 택시비에 추가된다. 

인근 고양시는 콜비가 전혀 없다. 

왜 그럴까? 

고양시는 택시콜 운영에 대해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일까?

 

 

VS

 

 

파주시는 올해도 브랜드콜운영 위원회에 1억2천4백만원 지원

위와 같은 차이의 핵심에는 파주시가 2006년 콜택시 시장을 통합하여 출범시킨 사단법인 브랜드콜운영위원회가 있다. 브랜드콜은 1577-2030 전화콜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로 운영위원 14명 중 7명이 파주에 있는 택시회사 사장이다.

 

브랜드콜은 어떻게 운영 될까? 2016년 1월 브랜드콜운영위원회가 파주시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콜의 1년 수입은 총 6억여 원이며 주 수입원은 파주시민이 내는 콜비 1,000원에서 받는 수수료다. 택시 이용 승객이 1,000원을 내면 기사가 670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330원은 브랜드콜의 수입이 되는 구조. 그런데 같은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콜의 1년 지출 합계는 7억여 원으로 약 1억여 원 적자인데 어떻게 사업운영을 지속할 수 있을까? 비결은 시의 예산이다. 파주시는 매년 브랜드택시 운영지원 예산 항목으로 재정지원을 하는데 2016년에는 1억2천4백만 원을 책정했다. 결국 시의 예산으로 약 1억 원의 적자를 메꿔주고 있는 셈. 고양시에도 2개의 전화콜 사업자가 있지만 시의 재정 지원은 없다.

 

파주시민이 이용하는 콜택시 서비스에 시가 재정지원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브랜드콜운영이 '시민의 교통편의 증진'이라는 공공성의 가치보다, 콜사업자의 수익을 우선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하게 된다. 이는 이웃한 고양시의 택시 교통 정책과 비교하면 확연히 두드러진다.

 

고양시는 자체 모바일 콜택시 앱 개발

고양시는 2014년 12월에 자체 모바일 콜택시 앱 개발을 완료하고 이듬해 1월 ‘고양e앱’을 출시했다. 이는 카카오택시 출시 시점보다 2개월 이르다. 고양시 대중교통과 이성오 택시화물팀장은 “콜택시 시장에 IT대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게 되었을 때 파생될 문제점이 예상되어 관내 택시 사업자를 보호하고 시민의 택시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모바일 택시 앱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파주시는 어떨까? ‘모바일 택시 상용화에 따른 파주시 브랜드콜 운영계획은 무엇인가?’라는 안소희 시의원의 질의에 파주시 안전건설교통국은 이렇게 답했다. “카카오 택시는 승차거부에 대한 행정 지도를 할 수 없고, 기사들이 운전중에 스마트폰을 보면 사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은 쓰기 힘들다.” 한마디로 모바일 택시 콜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주 택시 기사는 카카오택시앱 사용 금지당해

브랜드콜 운영위원회는 카카오택시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던 2015년 7월 택시기사들의 카카오택시앱 사용을 금지하고, 택시회사에 ‘1회 위반하면 배차정지 10일, 2차 위반시 제명’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심지어 택시 기사들이 카카오택시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택시기사 스마트폰 POS앱에 악성코드를 심어 카카오택시앱이 설치될 경우 콜단말기가 작동하지 않게 했다. 결국 파주시민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택시콜을 제한당하고 있는 셈이다. 고양시는 택시기사가 고양이앱이나 카카오택시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택시 이용 승객이 자신에게 편리한 택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콜택시 서비스 운용비용 9천6백만 원 vs 7억3천만 원

고양시의 고양이앱과 파주시 브랜드콜운영위원회의 콜택시 서비스 운용 비용도 큰 차이가 난다. 먼저 고양시는 고양이앱 서버비와 운용비 항목으로 1년에 9천6백만 원을 지출한다. 이는 개발사에 지불하는 일종의 임대비용이다. 이 또한 3년이 지나 시스템 운영위탁 기간이 만료하면 고양이앱의 소유권이 고양시에 귀속되어 이후에는 매달 300만 원의 유지보수비용만으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콜은 어떨까? 파주시 건설안전교통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콜운영위원회는 2015년 콜택시 사업운영에 총 7억3천여만 원을 지출했다. 지출항목을 보면 전화콜센터 운영 비용이 3억7천여 만원이고, 단말기할부금 및 통신비용이 3억4천여 만원이다.

 

고양시의 인구는 100만명으로 파주시 보다 두 배가 많고 택시 대수도 2,500여 대로 파주시 689대의 세 배를 훌쩍 넘긴다. 그러나 콜택시 서비스 운용비용은 오히려 파주시가 7.5배나 더 쓰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된 브랜드콜 이외의 선택권을 박탈당한 43만 파주시민은 오늘도 하루 평균 5,000여대의 콜택시 호출료 1,000원을 내며 사용하고 있다.

 

2018년에는 모바일 택시 호출이 전체의 45% 예상

국토교통통계연보에 따르면 모바일 택시 호출건수는 이미 2014년 1천만 건을 시작으로 2015년 8천만건을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1억5천만 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택시 호출건수의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 지자체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고양이앱과 같은 형태의 서비스가 세종시, 진주시에 시범사업 중이며 용인시, 부천시, 원주시는 계약 단계에 이르렀다.

 

앞서 브랜드콜 운영위원회는 카카오 택시 서비를 제한하는 명분 중 하나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정보 약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들었지만, 이미 음성을 모바일 콜택시로 전달하는 가상전화교환원(Virtual Agent)기술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코코택시(고양이앱 개발사) 문진상 개발본부장에 따르면 V.A기술 관련 특허 출원을 마치고 및 지난 2월 서울의 4개구(마포, 서대문, 은평, 종로)를 대상으로 기술설명회를 마쳤다고 한다.


그러나 파주시는 10년 전 통합 출범한 브랜드콜 사업주체의 입장만 대변할 뿐, 급변하는 IT환경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 않다. 파주시가 잠자는 사이 타 지자체는 IT대기업의 독점에 맞서 관내 택시 사업자를 보호하고 시민의 택시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뛰고 있다.

 

 

 

글 정용준 기자

 

 

 

#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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