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환경운동연합 성명> 멸종위기종 17종이 서식하는 갈곡천, 포크레인 공사를 중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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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환경운동연합 성명>
멸종위기종 17종이 서식하는 갈곡천, 포크레인 공사를 중지하라!!
▲ 억새와 갈대밭이 파괴된 모습(5월 31일), 이전의 모습(5월 16일)
파주시는 지난 5월 24일부터 홍수대비 수변공사라는 이유로 공사안내 팻말도 없이, 포크레인으로 갈곡천 수변공사를 시작했다. 포크레인으로 긁혀나간 수풀과 천변의 흙들로 갈곡천은 황량한 바닥을 드러내며 신음하고 있다.
이곳 갈곡천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
지금 6월은 사랑의 결실로 맺은 알에서 깨어난 아기새들이 억새와 갈대 속에 몸을 숨겨가며 자라는 시기이다. 갈곡천은 조류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수변 식생이 잘 갖춰져 있어 다양한 종들이 살고 있다. 갈곡천이 더욱 귀한 것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국가생물적색목록 등 법적으로 보호해야하는 17종의 생명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매, 참매, 흰목물떼새, 독수리, 새매, 새호리기, 잿빛개구리매, 털발말똥가리, 큰말똥가리, 말똥가리, 큰기러기, 원앙, 삵, 붉은빰멧새, 댕기물떼새, 황조롱이,쑥새는 국가적, 국제적으로 보호해야한 종들이다. 갈곡천의 생태를 꼼꼼이 기록해왔던 시민과학자의 정보와 노력에 의해 이 보호종들의 서식이 확인되었다. 이들이 찾아오는 갈곡천은 위기종들이 살만한 곳이고, 그들이 살만한 곳이라면 자연이 자연답게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자연하천을 파주시는 홍수예방이라는 명분으로 포크레인으로 파 엎으며 뒤적이고 흙탕물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갈곡천은 지난 30여년동안 한번도 하천이 범람한 적이 없었다. 지난 22년 8월 역대급 폭우에도 갈곡천은 범람하지 않았다. 갈곡천은 제방의 높이와 폭이 높고 넓기도 하고, 안에 자생하는 갈대와 억새들이 수질정화, 유속 제어, 담수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수변공사는 갈곡천 물길을 넓혀서 빠르게 물이 지나가게 하기 위함이다. 갈곡천 정비공사로 토사를 잡아두던 갈대와 억새들이 뽑혀나간 뒤 빠르게 흘러간 흙탕물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 바로 문산천이다. 문산 시내와 내포리 등에 큰 위험과 부담을 안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유속이 빨라지고, 수풀의 담수 기능이 사라져 가을 겨울에는 바짝마른 건천이 되어버린다.
홍수예방 수변공사가 포크레인 공사와 동의어란 말인가?
관행대로 ‘홍수예방 = 하천정비 = 포크레인공사 = 수풀제거’와 같은 도식으로 근거없이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에 생물다양성과 지속가능한 ESG경영이 행정과 기업과 생활의 원칙이 된 현재, 반생태적 환경파괴적 갈곡천 하천공사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묻고, 답을 요구한다.
첫째, 파주시 파주읍 갈곡천 하천정비공사가 지난 강수량과 갈곡천 수위변화에 대한 정보와 예측 데이터에 기반 한 계획이었는지, 이에 대한 설명과 자료를 요구하는 바이다.
둘째, 하천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되었다면, 이에 대한 대책과 보호정책을 세우고 사업을 진행해야할 것이다. 17종의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IUCN적색목록, 국가생물적색목록의 보호 대책은 무엇인가?
셋째, 국토부의 하천기본 계획서에 근거할 때 “자연형 하천공법을 적용하여 식물상 및 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하며, “조류의 주 번식기인 3~6월에는 산지와 인접한 구간의 공사를 지양”하고, “조류의 서식에 적합한 수변 식생군락이 발달한 지역은 가급적 공사를 지양하여 보전하도록”하는 지침이 있다. 이 지침에 대한 검토를 거치고 갈곡천 공사를 하고 있는가?
위 질의에 대한 답과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과 협의할 것을 파주시에 요구한다.
갈곡천의 자연은 스스로 물의 흐름을 잘 조절하고 있다. 또한 너무나 감사하게도 다양한 양서류, 파충류, 절지류, 곤충들과 새들, 삵과 같은 포유류도 자기 세상을 만들고 살아가도록 내어주고 품어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사는 갈곡천을 간절히 정성들여 지켜낼 것이다.
2024년 6월 7일
파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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