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141> 제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MVP 이상익 선수와 홍성인 감독
수정 : 2024-05-22 05:09:32
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141> 제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MVP 이상익 선수와 홍성인 감독
“힘들어서 안 하겠다고 한 적 없어요.”
▲제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MVP상을 수상한 이상익선수와 부모님, 홍성인 감독(맨 우측)
지난 4월 25에 임진각 평화누리에 성화가 점화되었다. 제 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개막식. 경기도체육회 부회장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참가기 입장, 축하공연에 이어 성화 점화 시간이 되었다. 파주시장애인 육상의 에이스인 이상익 선수가 79세 시각장애인 지동욱 역도선수에게서 성화를 인계받아 평화누리에 성화를 점화하자 참가자들이 뜨거운 박수로 개회를 축하했다.
이 성화점화의 주인공 이상익 육상선수.
▲제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성화점화를 하는 이상익 선수
▲제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육상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모습
이상익 선수는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에서 100m, 200m, 400m에서 출전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테이프를 끊었다. 이 선수는 100m 14초09, 200m 28초64, 400m 1분06초37 기록으로 지난 대회에 이어 3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이번 체육대회에서 육상 3관왕이 되었고, 참가 선수 최고 영예인 최고선수상(MVP)를 수상했다.
이에 앞서 4월 16일 전북 익산에서 폐막한 전국장애인 종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100m를 비롯해 200m,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국내 1인자로 입지를 굳건하게 다졌다.
▲ 파주시장애인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육상팀으로 연습하는 모습
22년도 창단 파주시장애인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육상팀
이상익 선수의 기량이 국내 1인자로 자리매김하는데는 파주시 장애인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의 육상팀 창단이 큰 몫을 했다. 이 육상팀은 22년 1월 27일에 창단되었다. 이 때 이상익 선수는 19세. 이상익 선수가 2017년 중학교 2학년부터 육상선수로 활동하면서, 2021년 동패고 3학년 때는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0m, 200m, 400m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같은 해 바레인 아시아 장애인청소년대회 100m와 200m에서는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에 파주시는 세계적인 육상 선수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이상익 선수 등 파주시 장애인 엘리트 체육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파주시장애인체육회 직장운동부(육상)를 창단한 것이다.
파주시 장애인육상팀은 장애인 선수 2명과 홍성인 감독 1인으로 구성되어있다.
▲ 이상익 선수는 직장부 육상팀 일원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매일 하고 있다.
시군구 단위의 직장부 육상팀 파주가 유일
“경기도 31개의 시군에 직장부는 저희밖에 없습니다. 전국에는 11개 팀이 있지만 모두 광역단위에서 만든 직장팀입니다. 시군구 지자체에서 만든 직장부 육상팀은 파주시가 유일합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다들 부러워합니다.” 홍성인 장애인직장부 육상팀 감독의 말이다.
일반 직장부 육상팀은 경기도에만 20~25개가 있다. 그러나 기초지자체 장애인육상부는 파주시가 유일하다. 이 직장부 육상팀 하나를 만들려면 지도자, 선수 한 두 명이 있어야하고, 팀을 유지관리해야한다. 그러니 적어도 2~3억 이상 들어가는 등 예산 문제 때문에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상익 선수의 기량은 직장부 육상팀이 되면서 더욱 좋아졌다. 매일 파주스타디움으로 출근해서 운동한다.
▲ 매일 훈련하는 파주스타디움에서 이상익선수와 홍성인 감독
육상선수였던 홍성인 감독
홍성인 감독은 1984년부터 1995년까지 높이뛰기 육상선수였다. 2003년에 파주 금신초, 문산초에서 초등학교 지도자로 있었다. 지적 장애인 4명의 수영을 기본만 가르쳐달라고 해서 수업을 한 적 있다. 경기체육고, 공주대에서 육상코치를 했고,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외래 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또 대한장애인육상연맹 사무국장으로 장애인 체육 활동을 지원했다.
그는 성균관대 체육학과 학사 석사 학위를 거쳐, 공주대학교 체육교육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장애인 육상 심판 1,2급, 응급처치 기본강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육상선수였던 홍성인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인 듯하다.
응급처치 강사자격을 딴 이유는, 첫째 가족들이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조치할 수 있다는 것, 두번째는 장애인육상연맹에 있다 보니까 응급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치를 신속하게 하고, 사전에 응급상황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라고 한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파주시장애인체육회 직장부 육상팀 감독이 된 것이다.
▲ 파주스타디움에서 곤봉던지기 대회를 준비하는 장애인 선수들
장애인 스포츠의 현실
장애인 스포츠는 무엇보다 선수층이 얇다.
우리나라 인구의 1/10은 장애인으로 5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이 스포츠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전문적으로 스포츠를 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다.
장애인 체육 국가대표를 뽑아야하는데, 종목별로 10~15명 정도 있어야하는데 뽑을 선수 자체가 많지 않은 것이다.
더더욱 여자 선수들은 아주 귀하다. 장애가 있는 경우 집 밖으로 아예 나오지 않고, 나온다 해도 스포츠를 할 생각을 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인 육상경기에 나오는 선수는 남자 선수 14~20명 정도 되고, 여자 선수는 3~4명에 그친다.
외국에서는 장애에 대해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불편한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도 드러내고 싶지 않고, 더더욱 장애인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왔다.
▲ 세종시장애인체육회는 올 3월 8일 세종웰키즈소아청소년과의원과 체육회 소속 장동진(배드민턴), 권오선(탁구) 선수 2명에 대한 고용계약을 체결했다.(출처 : 중부매일)
장애인 체육 고용 연계
올해 3월 8일 세종시장애인체육회는 세종웰키즈소아청소년과의원과 체육회 소속 장동진(배드민턴), 권오선(탁구) 선수 2명에 대한 고용계약을 체결했다. 이 두 선수는 1년간 매달 세종웰키즈소아청소년과의원의 후원을 받아 장애인 체육 선수로 활동하며 각종 국내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기업이 장애인체육선수의 후원자가 되어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셈이다.
이것이 장애인 체육 직장 연계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이 하루에 네 시간씩 지정된 장소에서 운동을 하면 급여가 나오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시간을 시급으로, 비록 최저시급이기는 하지만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제도이다. 물론 직장인 운동부에 비하면 혜택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용 연계의 가장 큰 문제는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다.
“설령 장애인이 고용 연계가 된다 할지라도 지도자가 없으니 선수 육성이 안되고, 대회에 선수로 뛰지도 못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홍감독의 지적이다.
“교육대학에서 특수학교 교원 양성하듯 특수체육과가 있어서 장애인체육지도자가 나옵니다. 그러나, 특수체육 전공자는 선수들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육상을 전공한 것이 아니므로 육상을 못가르칩니다. 저는 육상선수를 했었기에 전문지도자 자격증을 별도 과정을 거쳐서 딴 거죠. 하지만 자기 운동 경험이 없이는 선수를 지도하기 어렵습니다.” 장애인스포츠 지도자가 없는 현실이 이해가 되었다.
▲ 폐막식에서 최우수 선수상을 받고 기뻐하며 엄마와 포즈를 잡았다.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는 이상익 선수
이상익 선수는 편마비 뇌병변 장애를 가졌다. 직장부 육상팀을 하면서 신체 교정도 되고, 기량도 좋아졌다. “뛸 때도 약간 뭔가 불편해 보일 정도이지 심하지 않다”고 홍감독이 말했다.
이상익 선수는 작년까지 T35라는 등급으로 국가 대표를 했었다. T35로 아시안 게임에 나가서 동메달 두 개를 따기도 했다. 그러다 작년에 스위스 대회에 나가서 등급 분류를 다시 받아서 T36등급이 되었다.
“운동 선수를 하다보면 등급이 점점 좋아집니다. 몸이 좋아지면 또 기준도 높아지니 기록을 계속 올려야죠.”
매일 운동하고, 전문적으로 코치를 해주니 기록도 올라가고, 자기 기록도 깨고 있는 중이다.
“자기 기록 깰 때 기분이 어때요?” 이상익 선수에게 물었다.
“마음이 그냥 차분해진다 말해야 되나. 조금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근데 그 기록을 깨려면 힘들잖아요?”
“힘들어서 안 하겠다고 한 적 없어요.”
이상익 선수는 육상이 자기 적성이 딱 맞는다고 했다. 취미로는 휴대폰 게임을 하는 정도이지만 푹 빠져서 하는 건 아니라고 홍감독이 귀띔한다.
“운동하다 지칠 때면 무슨 조언을 해주시나요?”
“화이팅이죠. 또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죠. 좀 많이 힘들어 할 때는, 그걸 넘어가야 국가 대표를 할 수 있고, 국가대표로 가야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화이팅해줍니다. 메달을 따야 이후 연금이라든가 하는 경제적 자유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니까요.”
이상익 선수는 자신의 꿈이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 장애인체육대회 시상식때 쓸 꽃다발을 파주시장애인체육회임원들의 십시일반과 '꽃으로' 원예봉사단의 봉사로 마련하였다.(사진출처 : 파주민보)
“다른 시군에서도 깜짝 놀란” 파주시장애인체육회 임원들의 봉사
홍성인 감독은 기초지자체 유일의 직장부 육상팀 자랑에 이어 파주시장애인체육회 임원들 자랑을 이어놓는다.
“이번 체전에서 좋았던 점은 부회장님 포함해서 사십 명 정도의 임원이 계신데, 장애인 경기를 체험한다고 각 종목별로 조를 짜서 도우미 역할을 하셨어요. 십여개되는 종목 모두 두 세명씩 봉사했어요.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장애인체육회 임원 자랑을 하는 홍감독 얼굴에 미소가 가득이다.
“그리고 자비를 들여서 시상식 때 꽃다발을 마련해줬어요. 모두 임원들이 다 만든 거예요. 대단한 거예요. 이런 거는 엄청 칭찬해야합니다. 작년 목포에서 열린 장애인전국체전에서 이상식 선수가 메달을 땄는데, 메달 하나 딱 걸어주고 악수하고 사진찍는 거예요. 그걸 본 임원이 ‘이건 아니네’라며 이번에 꽃다발을 준비한 거죠. 선수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선수들에게 준 꽃다발 750개는 장애인체육회 이사이며 원예봉사단체 ‘꽃으로’의 대표인 김혜숙 회장과 윤창덕 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이 각 100만원씩 찬조하는 등 이사들과 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했다. 그리고 꽃다발 만드는 것에서 부터 포장까지 장애인체육회 이사들과 회원들이 봉사를 하여 3일동안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시군에서도 깜짝 놀랐어요. 내년 가평이 걱정일 거예요.”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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