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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헬조선에서 ‘희망 코리아’로

입력 : 2015-12-20 12:34:00
수정 : 0000-00-00 00:00:00

헬조선에서 ‘희망 코리아"로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며 한 장 남은 달력에 뿌듯한 마음이 들어야 함에도 시민들 마음은 몹시 시리기만 한 것 같다. 2015년은 양의 해, 청(靑)의 기운이 듬뿍 담긴 청양의 해였다. 본디 푸른색은 지혜와 넓은 하늘, 평화 등의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양처럼 온순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바라며 시작한 2015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역사는 과연 2015년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청양의 해였나? 메르스 땅콩회항 취업청탁 성완종 자살 등

2015년에도 역시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은 해였다. 세월호 참사 후유증으로 한 해를 힘겹게 보낸 국민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 불리는 메르스가 발생하여 몸과 마음 그리고 경제를 다시 한번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1년 전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방역당국의 어설픈 대처로 38명의 안타까운 희생자를 내고서야 비로서 메르스 사태는 진정됐다.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른바 ‘땅콩 회항"이라 불리는 대한항공 회항사태, 경제부총리와 국회의원의 취업 청탁, 대기업의 하청업체 물량 떠넘기기 등 사회 상류층의 슈퍼 갑질은 국민의 분노를 샀다. 북한의 목함지뢰 폭발과 포격으로 전쟁 일보 직전의 공포와 불안속에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불법감청한 국정원 직원, 불법정치자금 리스트를 폭로한 정치인 성완종씨의 자살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진실은 묻혀버렸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와 국민들은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다.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연장을 담은 법안을 ‘노동개혁"이라 칭하는 정부에 맞서 ‘노동악법"이라 부르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세모의 훈훈한 정을 느껴야 하는 연말에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 세월호는 인양되지 않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좌파빨갱이 타령이 여전히 위력을 과시하는 현실이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이다.

 

올 한해 우리 사회를 규정짓는 단어로는 단연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이 으뜸일 것이다. 한마디로 ‘지옥같은 대한민국"을 일컽는 이 말은 아무리 노력해도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없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불공정한 사회, 꿈과 희망까지도 포기해야하는 현실을 비꼬는 말이다. 2015년을 돌이켜보면 청양의 해가 무색하게 지혜보다는 독선이 소통보다 불통이 평화보다 긴장과 폭력이 먼저인 한 해였다. ‘헬조선" 대한민국 탈출을 생각하는 정말 대책 없는 사회가 되기 전, 지혜를 모아야 할 때 2016년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정의로운 사회공동체 복원을 위한 2016년이 되길

2016년은 병신년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는 무리생활을 하는 재주가 많고 영리한 동물이다. 재주와 영리함을 모아, 정의로운 사회공동체 복원을 위한 2016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2016년은 20대 총선이 있는 중요한 해이다. 정치가 국민을 위로해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는 사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국민들의 말을 듣고, 국민의 명령에 따르며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위정자를 뽑아야 우리 삶이 편안해진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를 준수하는 선량을 뽑아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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