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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온 편지- 사드가고 평화오라

입력 : 2017-05-24 15:30:00
수정 : 0000-00-00 00:00:00

 
성주에서 온 편지
 
사드가고 평화오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

 

나는 소성리에 사는 노수덕입니더.

올해 76살이지요.

 

사드는 무엇에 쓰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6.25전쟁 때도 조용하던 동네에 군인들이 몰려와 전쟁을 하듯 몰아부치는 걸 보면 좋은 것 아닌갑소.

더구나 사드가 들어오면 평생 살던 이 땅에서 농사도 못 짓고 내 동네서 더이상 살 수가 없다니 사드라는 게 무서운 것이 분명하요.

전쟁 모르던 우리에게 전쟁이란 이야기를 하도 해서 나한테는 사드가 전쟁인 것 같소.

 

이 성주참외랑 김천포도 받아주시요.

소성리, 김천서 키운 것이에요.

참 달아요.

 

내가 배운 건 없어도 농사는 참 잘허요.

우리동네는 참외가 유명하여서 나도 평생 참외를 심었어요.

이 노란 참외를 딸 때면 기분이 참 좋은 걸 보니 나한테 참외는 평화인갑소. 

 

이 참외를 잡숫고 성주땅 소성리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꼭 기억해 주세요.

 

2017년 5월 8일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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