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ABC, 신문의 신뢰는 어디에
입력 : 2021-05-24 02: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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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ABC협회는 신문의 발행부수와 유료부수를 검증하는 국내 유일의 기구입니다. 광고주에게 합리적인 광고를 집행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 정착된 ABC 제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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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3분의 1이 파지인데...
최근 몇 년 동안 지하철에서 신문 읽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주변만 둘러보더라도 종이신문의 열독률은 한참 떨어졌어요. 그런데 ABC협회는 지난 10년간 일간지 유료부수가 12% 감소했다고 밝혔어요. 같은 기간 언론수용자 조사에 의하면 종이신문 이용률은 80% 가량 줄었는데 말이죠. 대체 이 격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부수 조작'을 폭로한 ABC협회 내부 진정서를 접수하고, 사무검사에 나섰습니다. 문체부 사무검사에 따르면 "신문지국의 평균 유가율(발행부수 대비 유료부수 비율)은 62.99% 수준"입니다. 지난해 ABC협회가 내놓은 조선일보 유가율은 95.94%, 한겨레 유가율은 93.73%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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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제도가 종이신문의 몰락 감췄다
신문지국들의 환경은 열악해서 지역 내 여러 지국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신문 지국장들은 “한 달에 어렵게 10명의 독자를 확보해도 20명의 독자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구독자 수는 결국 마이너스”라고 말했습니다. ABC 제도는 이러한 종이신문의 몰락을 감추는 알리바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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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현장에선 외면 받는 ABC 제도
실제 광고업계에선 ABC 제도가 잘 사용되고 있었을까요? 10년 이상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한 인터뷰이에 따르면 “7년 전부터 아예 참고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신문 광고는 이미 죽어버린 시장이고, 그래서 ABC 제도를 참고할 일도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ABC 제도가 실제 유료 부수를 반영하고, 이에 따라 광고 시장이 투명하게 작동됐더라면 신문 광고 시장이 이렇게까지 처참히 무너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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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갈 길은 멀다
국회의원 30여 명은 조선일보와 ABC협회 등을 보조금법 위반 및 형법상 사기·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습니다. 이성준 ABC협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검사 결과 기관장 경고를 받았고요. 한겨레는 3월 17일자 지면에서 "한겨레도 부수를 부풀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사과문을 냈습니다. 경찰 조사와 문체부의 추가 조사, 국정감사까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 사태가 어떻게 종결될지, 관심을 두고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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