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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닥친 사법쿠데타라는 현실에 대하여] (시사칼럼 -펌글)

입력 : 2020-12-21 10:50:38
수정 : 0000-00-00 00:00:00

[우리에게 닥친 사법쿠데타라는 현실에 대하여]

 

우리는 지금 검찰과 법원에 의한 불법적 쿠데타의 조짐에 직면해 있다. 사법권력의 불법적 행태와 일전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과연 시민의 힘으로 오랜 숙원이던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이룩하느냐 못하느냐의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역사상 가장 민주적인 정치체제였던 바이마르공화국이 왜 나치체제로 넘어갔을까?

 

많은 사람들은 독일역사에 의문을 품는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1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힌덴부르크(Paul von Hindenburg, 1847~1934)1925년 바이마르공화국의 제2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이미 78세의 노인이었다. 나는 노인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어리석은 판단력 때문에 그의 행적을 조명하려고 한다.

 

힌덴부르크는 끝까지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다른 길을 택해도 됐는데, 그는 히틀러에게 모든 권한을 넘기고 나서 이듬해 노환으로 죽었다. 생물학적인 나이는 속일 수 없다. 그를 보좌하던 세력들도 마찬가지였다.

 

힌덴부르크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 대통령이 된 후 8년간이나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1933년 히틀러를 내각 수상으로 임명하는 짓을 했다. 그는 보수세력과 나치세력의 연정을 통해 히틀러가 맘대로 할 수 없으리라 예상했다. 나이가 고작 44세의 젊은이로 보였던 히틀러쯤이야 쉽게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히틀러가 그동안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녔는지 뻔히 알고 있었지만, 86세 백전노장의 눈에는 히틀러가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런 판단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그는 법률을 조속히 개정하거나 제정해서 히틀러라는 위험인물을 제거했어야 했다. 판단을 잘못한데다 어영부영하다 시기를 놓친 것이다.

 

히틀러는 선전선동을 통해 사악한 묘수를 벌여 의회를 장악하고,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내각 수상이 되자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전권을 이양하는 법”(Ermächtigungsgesetz)도 통과시켰다. 전쟁을 포함한 모든 의회권한을 내각으로 옮겨버렸다.

 

나치세력이 야금야금 국가의 모든 권력을 장악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힌덴부르크는 원로들과 환담하면서 이전의 황제들이 했던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 안이한 판단이었다. 히틀러에게 활동공간을 넘겨준 힌덴부르크는 193487세의 나이로 죽었다.

 

힌덴부르크마저 사라지자 독일은 히틀러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나치정부에 대한 저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유대인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소위 수정의 밤”(Kristallnacht) 사건이 터지는 것조차 막을 수 없었다. 독일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윤석열은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명백한 불법행위를 해왔음에도 일부 몰지각한 징계위원들과 법관들 때문에 윤석열의 입지가 야금야금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검찰총장 직무를 맡은 고위공직자가 해임에 상당하는 잘못을 저질렀으면 해임하면 될 것이지, 도대체 어떤 특수성 때문에 정직 2개월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판단을 내리는가 말이다.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선의를 베풀었지만, 윤석열은 자숙은커녕 절대로 잘못이 없다며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사악한 자들을 다루는 방법을 우리는 아직도 배우지 못했다. 힌덴부르크처럼 말이다. 선의를 베풀면 베풀수록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선의를 베푼 자에게 오히려 역공한다. 윤석열이 또 무슨 짓을 하는지 두고 보라. 직무가 정지되었음에도 측근들을 집근처로 불러 지시하고 있지 않는가?

 

전두환을 보라. 이명박을 보라. 박근혜를 보라. 사악한 인물들에게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모르는가? 이들을 초기에 제압하지 못하는 바람에 국가적 손해가 얼마인가? 왜 윤석열에게 선의를 베푸는가 말이다. 고위공직자의 잘못은 오히려 가혹하리만큼 더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가 성숙해진다.

 

법원은 믿을 수 있나?

 

법관들을 오랫동안 관찰해온 나는 법원조직이 근본적으로 글러먹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와 관련된 문헌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나는 법원이 구조적으로 잘못 설계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원은 구조적으로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심판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법원 애들은 검찰과 같은 신성가족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초록이 동색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는 뜻이다. 근본적으로 글러먹었다는 말이 그런 의미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이 쌓아 올린 성채가 더 튼튼해진다면 세상의 어떤 변화에도 관심이 없다. 윤석열은 바로 그런 법원을 활용하여 야금야금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해가고 있다.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넷플릭스 다큐 위기의 민주주의를 보았는가?

 

위기의 민주주의를 이미 본 사람들은 전율을 느꼈겠지만, 사법권력은 없는 죄도 만들어 감옥에 보낼 수 있다. 브라질에서도, 우리나라 검찰처럼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만 브라질은 우리보다 더 심각했을 뿐이다. 법관이 검사직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관이 부패한 조폭들을 잡아넣어 시민적 인기를 끈 다음,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없는 죄를 만들고, 그걸 뒤집어 씌워 잡아 가둔 채 자신이 직접 정치권력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저 끔찍한 상황에 처한 브라질 사태의 초입에 와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매우 비슷하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법은 법이 아닌 셈이었다.

 

윤석열의 법은 법이 아니다

 

조국네 가족을 수사한 윤석열과 그 검사들을 보라. 없는 죄는 만들어내고, 있는 죄는 덮어버린다. 한명숙 재판을 보라. 없는 죄를 만들어냈다. 이런 방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당했다. 유시민에게도 그 짓을 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내가 용산에 살기 때문에 가끔 용산세무서에 간다. 갈 때마다 윤우진 생각이 난다. 윤우진, 윤대진, 윤석열, 이 삼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이미 뉴스타파에서 여러 번 방송되었다. 이 문제도 빨리 공수처에서 살펴봐야 할 과제다. 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검사들은 주리를 틀어야 할 것이다.

 

이동재와 한동훈과 윤석열, 이들이 짜고 저지른 범죄의혹은 그들이 몇 달 사이에 통화한 수천 건의 목록을 통해 더욱 명확해졌다. 주범이 누구인지 명확한데도 이동재만 재판을 받고 있다. 썩어문드러진 사회다.

 

이게 남의 일이 아니다. 이건 조국, 한명숙, 유시민에게 한정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다. 브라질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사법권력에 의해 스텔스(stealth)적인 쿠데타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한다. 신장식 변호사는 윤석열과 그 똘마니들의 행태를 연성 쿠데타라고 했던데 맞는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윤석열의 광란을 어떻게 이해한단 말인가? 윤석열은 바보가 아니다. 그도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사법권력을 틀어쥔 법원세력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복하거니와 김명수의 법원은 전혀 믿을 것이 없는 조직이다. 그동안의 전관예우 관행을 보면 언제라도 국민을 등쳐먹을 수 있는 세력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면 언제라도 검찰조직과 한통속이 될 것이다.

 

이낙연의 저 무능함을 보라.

 

이 사람이 당대표를 하려고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무능한 사람을 당대표로 뽑은 의원들과 당원들은 도대체 뭐냐? 나는 이낙연을 뽑은 사람들은 다들 대가리 박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진영에서 이처럼 무능하기 짝이 없는 당대표가 있었는가?

 

윤석열이 주변 인물들의 눈을 속이면서 검찰총장이 된 이후 지금까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뻔히 알면서, 사법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뻔히 보면서도 이낙연은 태평하다. 힌덴부르크만큼이나 한가롭다. 보다보다 이렇게 천지사방을 구분 못하는 사람은 내가 처음 본다.

 

당 대표가 되었으면 소속 의원들을 한 팀으로 묶어 속전속결로 공수처법, 검찰청법을 개정해서 검찰개혁을 추진했어야 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검찰을 아예 소추전담기관으로 전환했어야 했다. 그것도 내년부터 바로 시작하도록 준비시켰어야 했다.

 

이낙연은 조국 전 장관이 당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강 건너 불 보듯 했다. 당대표가 됐으면 뭐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주도적으로 이니셔티브를 만들어서 하는 것이 없다. 밀리고 밀리다가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와서야 마지못해 찔끔 한다.

 

개혁 작업은 절대 고삐를 늦추면 안 된다. 옛말도 모르나?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시간이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낙연은 항상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한다. 정치를 하려는 것인지 안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측근이 검찰로부터 인지수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문상 가서 페북에다 상념을 풀어놓을 정도로 한가하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아니라 그저 조선시대의 선비입네 하는 노인에 불과한 인물이다.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국회 청문회를 열어 윤석열에게 심문해야 한다. 한만호 사건, 이동재·한동훈 사건 등에 대해서도 증거를 들이대면서 어째서 그런 불법행위를 백주대낮에 저질렀는지 엄하게 질책해야 한다. 온 국민이 윤석열과 그 가족, 그리고 측근들의 작태를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청문회를 통해 윤석열의 사악한 행위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

 

이제, 이낙연에게 묻는다. 뭐가 그리 두려우냐? 야당이 추미애도 불러서 청문회를 하자면, 추미애도 불러내서 사태의 진실을 전국에 중계해야 한다. 국회는 이 지경이 되도록 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느냐 말이다. 국회는 뭘 하고 자빠졌느냐 말이다.

 

조국과 추미애는 검찰개혁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온몸을 던졌다. 이낙연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묻는다. 너희들은 그 동안 뭘 했느냐?

 

국회가 청문회를 못하겠으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사태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윤석열의 가족과 그 측근의 비리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왜 눈감고 있는지 모르겠다. 특검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사법농단 사건은 어찌 되었는가? 양승태의 사법농단을 도왔던 66명의 법관들을 모조리 탄핵했어야 마땅하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왜 안 하고 있는가? 법원을 저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것 또한 국회의 몫이다. 집권여당의 잘못이다.

 

법원개혁은 김명수에게 맡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 국회가 적극적으로 법원의 구조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 집권여당이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라고 180석을 몰아 준 것이다. 180석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너희들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

 

정세균은 또 어떤가? 같은 국무위원이고 장관들과 한 팀이 되도록 내각을 지휘했어야 함에도 자신이 이 판국에 뭘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한심한 인간이다.

 

주변에 온통 이런 무능한 자들로 둘러싸여 있는 문재인도 어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는 외롭다. 우리가 끝까지 함께 응원하고 도와야 한다.

 

추미애는 지금 최강욱, 김용민, 김남국, 이탄희 등 젊은 초선의원들 몇몇의 지원을 받고 있을 뿐이다. 얼마나 외로운 싸움이겠는가?

 

1993년 귀국한 나는, 한국은행을 포함한 크고 작은 여러 조직에서 조직개혁 작업을 직간접적으로 진행했다. 개혁작업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언제나 그랬다. 외로워도 혼자 해내야 한다. 외로운 것은 견딜 수 있지만, 믿었던 사람들이 개혁작업을 반대하면서 온갖 비난을 해대는 경우에 정말 왜 이 짓을 하는지 무력감에 시달린다. 이탄희 의원도 법원에서 같은 경우를 겪으면서 고통을 당했다.

 

내 경우야 조국과 추미애의 심정에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나는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이 심정은 당해봐야 안다. 나야 힘들면 그만 두면 되는 것이었지만, 조국과 추미애는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시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세운 나라다

 

내가 조국과 추미애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실수와 잘못이 있더라도 그들을 끝까지 응원하기로 한 것이다. 비전과 방향이 맞으면 우리는 조국과 추미애를 아끼고 지원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조국도 추미애도 더욱 성숙해질 것이다. 인생은 결국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가 아니던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시민들의 몫이다. 추미애에게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이낙연과 정세균, 그리고 청와대에만 맡겨 두어서도 안 될 일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곧 나의 의무다.

 

청원도 하고, SNS도 하고, 김어준이 말한 대로 지랄지랄해서 정치인들을 들들 볶아야 한다. 그들을 움직여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

 

잘못된 정치놀음을 하고 있는 윤석열과 적폐세력들, 엉뚱한 판결을 내리는 법관들에게 가열찬 비판과 비난을 퍼붓는 것은 옳은 일이다. 옳은 일에는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 나라는 고위공직자들의 나라가 아니다. 머슴들의 나라가 아니란 말이다. 시민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세운 나라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최동재 펌)

지금은 휘슬을 불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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