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설사의 시사 한마디 <6> 공수처법 강물에 어떤 배를 띄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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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의 시사 한마디 <6>
공수처법 강물에 어떤 배를 띄울지
‘人生在世不稱意(인생재새부칭의) 明朝散發弄片舟(명조산발농편주) 인생살이 세상에 뜻에 맞지 않으니 내일 아침 산발하고 조각배를 띄워 놀리라.’
이 시는 이태백이 당시 정권의 실세였던 양귀비의 사촌오빠 양국충과 간신 이임보의 농락에 의해 조정에서 쫒겨난 뒤 울분에 차서 쓴 시이다. 지금 추장관의 심정이 이런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 개혁이고 뭐고 머리 풀고 산에 들어가 쉬고 싶은 심정이리라.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이지만 아직도 각종 위원회는 기득권 세력들이 또아리를 틀고 반격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 서울해바라기센터라는 것이 그렇고, 감사원의 원전감사가 그렇고, 이번 징계위원회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촛불시민들의 압도적 지지에 의해 구성된 21대 국회는 마침내 공수처법을 통과시켰다. 절대권력인 검찰권력에 대한 견재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절대권력이 홀로 존재하는 것과 견재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검찰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검찰에 들어가니 ‘무법천지였다’고 했다. 윤석열을 보라. 측근과 처와 장모의 죄는 살인죄만 아니면 모두 덮을 수 있다는 것을 역역히 보여주고 있다. 이런 무법천지가 이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25명이다. 이제 비 검찰 출신이라도 변호사 경력 7년 이상이면 누구나 공수처 검사가 될 수 있다. 25명 중 반수 이상은 비 검사 출신이 공수처 검사가 될 것이다. 그들이 검사의 비리에 대해 조사한다면 이제와는 완전히 다른 조사가 될 것이다. 여태까지는 검사동일체에 의해 모든 검사 비리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검찰이 언론사주와 만나서 언론사주의 뒤를 봐주고, 재벌을 만나서 재벌의 뒤를 봐주고, 금융사기범의 사기를 도와 몇천억원의 금융사기 주범은 잡히지 않게 해주고, 정치인도 죄를 만들어 정치보복을 행함으로써 모든 정치인을 벌벌 떨게 만들고 하는 짓을 이제는 대놓고 하지 못할 것이다. 검찰이 투명화되는 것 만큼 우리사회 비선출권력의 개혁도 진전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공수처법 통과로 대세는 정해졌다. 공수처법 강물에 어떤 배를 띄울지는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결정할 것이다.
홍기원 문화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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