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부대’에 막힌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 아수라장. 끝내 무산
수정 : 0000-00-00 00:00:00
‘태극기 부대’에 막힌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 아수라장. 끝내 무산
<파주언론사협회 기사공유> 11월 24일 문산행복센터에서 열렸던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이하 공청회)가 일명 ‘태극기 부대’의 단상 점거와 회의 진행 방해로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도로공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사업은 남. 북 간 경제교류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교통시설 확충 필요성과 남. 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대비해서 남북 수도 간 직 교역로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사업이라는 것이고, 건설구간은 월롱면과 장단면 도라산역을 잇는 10.75㎞다.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접경지역도로 조사 설계연구’에서부터 시작되어 2016년 ‘제1차 국가도로 종합계획’으로 확정 고시된 이후 2017년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되었고, 2018년 남북교류협력 추진위원회의 의결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으면서 본격 추진되어왔던 사업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환경단체와 임진강에서 어로 작업을 하는 어민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서 사업 진행이 원만하지 않았다.
환경단체인 파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도로 건설로 인해서 장단반도의 생태 축이 단절될 것’ 과 ‘지뢰지대로 생태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곳임에도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내놓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한편, 파주 어민협의회에서는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가칭 평화대교로 인해서 수중 생태환경에 변화를 초래해서 어민 생계를 위협할 것’ 등의 이유로 반대를 해 왔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는 단체들이 나타났다.
자유연대 경기북부, 파주시 태극기 지킴이, 파주시 애국시민연합 등의 단체들은 그동안 길거리 현수막 등을 통해서 반대의견의 알려왔으나 이번 11월 24일에는 단체 행동을 통해서 공청회를 무산시킨 것이다.
이들은 ‘능산리-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은 김정은 남침을 조장하는 것이다’ ‘능산리-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은 김정은 남침용! 결사반대’ 등의 피킷을 든 채로 행사장에서 공청회 진행을 방해하다가 급기야 공청회 단상에 난입하여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전두환’에 대한 묵념 등의 퍼포먼스를 벌인 후 사회자에게 떼로 몰려들어 사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들의 공청회 방해 행위가 1시간 20분 가량 이어지자 주최 측인 한국도로공사는 끝내 공청회 종료를 선언했다.
한편, 파주지역 21개 시민단체에서 결성한 임진강-DMZ생태보전 시민대책위(이하 임진강대책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공청회가 아무도 요구하지 않은 공청회’라며 ‘국토부가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공청회를 여는 것은 환경부의 동의를 받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임진강대책위는 ‘이미 진행된 절차인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협의 의견을 한 가지도 충족하지 못해서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까지 열었다는 명분을 끼워 넣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며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추진을 위한 모든 행정절차를 중단 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보전’과 ‘태극기 부대’. 전혀 이질적인 단체들의 이질적인 반대를 뚫고 문산-도라산 고속도로가 건설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주신문 김순현 기자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