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 잇기 평화 대행진’ 부산서 77일동안 550킬로를 달려 19일 임진각에 도착. 평양을 거쳐 유라시아로 달려가고 싶다
수정 : 2021-11-20 13:30:03
“평화의 생명줄, 공동번영의 젖줄인 남북철도를 연결하라”
‘남북철도 잇기 평화 대행진’ 부산서 77일동안 550킬로를 달려 19일 임진각에 도착. 평양을 거쳐 유라시아로 달려가고 싶다.
초등학생, 이산가족, 137개 시민 정당 사회단체 회원 등 5천여명 참가
참가자 중에는 이산가족들도 적지 않았고 초등학생, 95세의 할머니도 이 행사에 참여할 만큼 절실한 민족 염원의 행진이었다. 평화대행진팀은 망배단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4.27과 9.19 평양 선언에서 천명했던 남북 간 철도연결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또 평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라고 소리높여 외쳤다.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평화 대행진은 전국철도노동조합, 전국공공 운수 사회서비스노동조합, 평화철도 등이 주관했고, 희망래일,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 137개 정당, 시민, 사회단체와 개인 296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대행진 경과보고에 이어 권영길 평화철도 이사장과 현정희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의 발언, 이산가족들의 발언과 우리의 다짐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가짜 유엔사 등 외세의 간섭을 떨쳐내고 한 민족끼리 남북철도를 잇자
권영길 평화철도 이사장은 “가짜 유엔사가 미국의 사주를 받아 남북철도 잇기 프로젝트를 차단했다”라고 말하며 “4.27 합의 이행을 통해 외세의 간섭을 떨쳐내고 우리 한민족끼리 남북철도를 이어가자”라고 말했다. 이어 권 이사장은 “윤석열은 남북 간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철도 잇기에 나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현정희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는 길에 철조망에 둘러싸인 분단의 현장을 많이 목격했다. 남북이 함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는데도 언제까지 외세에 의해 분단의 고통을 겪고 살아야 하는가?”며 오열하고 “길 위에서 선배와 동지들이 마음을 모으는 걸 보면서 남북통일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고 말했다.
95세 최고령자로 참가한 이금선 할머니와 딸 조선금씨
언제든 기차를 타고 평양을 거쳐 러시아의 자작나무 숲을 보고싶다
이어 현 위원장은 “철책을 넘어 자유롭게 오가는 기러기같이 우리도 언제든 기차를 타고 평양을 거쳐 러시아의 자작나무를 보고 런던에서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진에 95세 최고령자로 참가한 이금선 할머니는“죽기 전에 북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꼭 가보고 싶다”라고 말했고 함께한 딸 조선금씨는 평화 깃발을 높이 들며 어머니의 소원성취를 빌었다.
우리의 다짐
남북철도 잇기는 종전선언을 앞당길 수 있는 자주적 프로젝트다
이어 낭독된 ‘우리의 다짐’에서 참가자들은 “남북분단과 남북철도는 운명공동체로 남북철도 잇기는 75년 넘게 유지되어 온 미국의 지배와 간섭에서 벗어나 비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로 가는 시작점이다. 최근 문재인 정권이 힘을 들이고 있는 종전선언이 된다면 미국의 지배를 약화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남북철도 잇기를 통한 남북경제협력은 종전선언과는 달리 남북이 주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며 종전선언을 앞당길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자리에 대행진을 마감하지만, 이후에도 대중 속에서 일상적인 행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철도 중단점에 설치한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 기념 조형물
청동 신발은 남북철도 잇기와 평화통일에 헌신한 모든 이들의 노고를 상징한다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 기념 조형물, 철도 중단점에 설치
1부 행사에 이어 민경준과 이구영 작가가 공동제작한 행사기념 조형물 설치 기념행사가 철도 중단점에서 열렸다. 이 조형물은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전국철도 지하철협의회 회원들의 협조로 장장 550킬로에 걸쳐 운송되었다. 조형물은 남의 평화열차와 북의 통일 열차가 남북을 오가며 한반도의 평화번영 통일 시대를 선도하고 유라시아로 뻗어 나가자는 민족의 기상을 상징한다. 이날 함께 설치장에 놓인 청동 신발은 대행진에 참가한 철도노동자와 이산가족이 행진하며 신었던 신발로 남북철도 잇기와 평화통일에 헌신한 모든 이들의 노고를 상징했다. 이날 참석한 ‘한 패트릭’ 외국인 신부는 “평화통일운동에 공감해 참가했다”고 밝히고 “한국의 분단상황이 가슴아프다. 속히 통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근으로 졸린 눈을 비벼가며 조형물을 밀었던 한 철도노동자는 “그동안 여러행진에 참여해 보았지만 이번 행진처럼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즐겁게 행진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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