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관내 이장선거 불협화음 크다 - 광탄면 신산1리, 발랑3리, 기산2리 이장선거 분란
수정 : 2021-02-08 09:24:16
파주관내 이장선거 불협화음 크다
광탄면 신산1리, 발랑3리, 기산2리 이장선거 분란
연말에 열리는 파주관내 이장 선거에서 후보자의 자격과 선출방법, 선출과정의 적법성 등을 두고 주민 간 분란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제도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때문에 전체 주민들이 모여야 하는 총회소집도 불가한 형편이라 개발위원회나 선거관리위원회 회원 몇명이 이장을 선출하는 경우 낙선한 후보가 총회를 통한 주민들 직접투표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광탄면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장선거에 대한 분란이 신산1리, 발랑 3리, 기산 2리 등 표면에 드러난 것만 3곳에 이른다. 또 문산읍 선유4리 이장선거도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는 등 파주 전 지역 이장선거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신산1리 이장선거 장면
신산1리 12년간 이장하던 우씨가 다시 선출되자, 차점자가 임명철회 요구
신산1리의 경우는 전 이장 우종의 씨가 12년간 이장직을 맡아왔다. 우 씨는 작년 년 말에 사퇴선언 후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 안 모씨를 이장 후보로 내세웠다. 안 씨는 작년 12월 27일 치러진 이장선거에서 우 전 이장의 도움을 받아 차점자인 최윤철씨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안 씨가 실거주지가 다르고 사기혐의로 고소된 사실을 들어 주민 9명이 이의를 제기, 결국 안 씨는 당선되자마자 바로 사퇴했다. 그러자 어처구니없이 우 전이장이 재선거를 주장, 본인이 다시 출마해 금년 1월 17일 이장선거에서 차점자인 최윤철씨와 14표 차이로 당선됐다. 이런 우 씨의 행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최윤철씨다.
차점자 최윤철씨 “우종의 이장 공금유용, 차명계좌, 결산보고도 없다”
본보 기자와 두 차례가진 인터뷰에서 최씨는 “우 씨 같은 사람이 이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12년 동안 그가 이장으로 재직하면서 신산1리를 위해 한 것은 거의 전무하다”라고 주장하고 “이장은 마을의 일꾼이다. 그런데도 우 전이장은 마을을 위한 봉사는 등한시하고 자신의 이권만을 찾는데 몰두해왔다”며 지난 20일 광탄면에 ‘신산1리 마을이장 임명철회 요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최 씨가 지적하는 대표적인 우 씨의 비리는 회계의 불투명성과 공금유용의혹, 직위남용 등이다. 최씨는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신산1, 2리에 서울도시가스가 들어오면서 우 씨가 일부 선로부담금을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서울도시가스는 가구당 72만8천원의 선로부담금 900세대 분을 받아 공사를 시작하고 추후에 걷히는 선로부담금은 해당 리의 마을운영기금으로 전용하기로 이장들과 합의했다. 이 마을 기금으로 축적된 선로부담금에 대한 투명한 사용내역이 있어야 하는데 공개하지 않았으며, 작년 총회 때 우 전 이장은 주민들에게 결산보고서조차 나누어 주지 않았다. 최씨는 “총회가 시작되기 전이나 중간이라도 결산 보고서를 주민들에게 주어야 하는데도 한 구석에 쌓아 놓았던 보고서가 선거를 치루고 나니 사라졌다. 그리고 결산 보고서를 달라고 요구해도 우 씨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우 전 이장은 또 선로부담금을 마을계좌나 본인계좌가 아닌 지인 백모 씨의 차명계좌로 돈을 받아 관리해 왔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로 파주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장이 시나 농협 혜택 이용해 권력형 비리 저질러왔다”
이어 최 씨는 우 씨가 마을지도조직을 독점해와 마을기금과 기타사업들을 마음대로 주물러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 씨는 “우 이장은 마을에 총무나 사무장을 두지 않았고 본인이 영농회장과 새마을지도자를 하면서 시나 농협에서 받는 혜택을 이용해 선거 시 마을주민들을 회유하는 등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장이 받는 월급에 대해서도 “국가에서 주는 년 120만원의 수고비 이외에도 우 씨는 마을운영기금에서 매년 240만원씩 7-8년을 꼬박꼬박 챙겨갔다”고 말하고 “흔한 마을 경로잔치나 마을청소, 마을자체행사 등을 해본 적이 없는데 무슨 일을 했다고 월급을 챙겨갔는지 개탄스럽다” 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우 이장은 “도시가스건은 이미 다 끝난 일이다. 그리고 최 씨 주장대로 이장의 지위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것은 없다. 총무나 사무장을 두지 않은 것은 신산리의 관행이고 실제로 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급에 대해서는 “다른 이장들도 그 정도 월급을 받는 데는 많다. 처음엔 무보수로 일하려했으나 마을회의에서 주민들이 현 월급수준을 제의해와 받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부정을 저질러온 13년차 현 이장이 있는 한 신산1리 미래 없다
우 씨의 해명에 대해 최윤철씨는 “할 사람이 없어 사무장이나 총무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또 기타 주장에 대해 반증하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내가 이장을 되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 도덕적으로 흠결이 너무 많고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채우는데 급급한 우 씨가 이장으로 있는 한 신산1리는 미래가 없어 나서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발랑3리 입구에 설치한 신현종 전 이장의 현수막
발랑3리 - 회비 내지 않아 권리 없는 사람이 이장후보 등록
한편 발랑3리의 경우는 이장후보자격에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발랑3리 역시 불법성토를 주선한 이유로 2016년 사퇴한 신현종 전 이장과 현 집행부간의 갈등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현 이장인 박창필씨는 “신씨가 2021년 이장 후보로서 자격을 상실했고 후보등록과정에서도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박 이장은 “신씨는 2017년부터 주민총회공고일인 작년 12월 6일까지 마을회비를 낸 적이 없으며 어떠한 마을주민 공동사업이나 활동에 참여한바 없다. 이는 2017년에 제정한 발랑3리 마을회 정관에서 규정한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은 회원의 권리를 요구할수 없다’는 조항과 ‘회원은 마을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는 규정’에 반하기 때문에 후보 자격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격이 주어진다 가정하더라도 신 씨가 후보등록 요건에 따라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송제영 발랑3리 이장선거관리위원장은 “신 씨가 지원신청서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문자로 보낸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 신청서를 서면원본으로 제출하라 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후보등록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회비를 안낸 것과 마을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맞다. 그러나 분명히 핸드폰이 내 번호고 내가 보낸 신청서가 맞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의도적이다” 이라고 말했다. 행사참여 건에 대해서는“예전에는 A4용지에 공지내용을 적어 집에 붙여 놓았었는데 현 집행부는 핸드폰 문자로 내용들을 전송한다. 그래서 노인들도 그렇고 나도 잘 보지 않는 편이라 그렇다”고 말했다.
현 집행부: 마을정관에 의거한 정당한 선거 치렀다
신현종 전 이장: 핸드폰 문자신청도 인정해야 한다. 총회도 열어야 한다
신 씨는 이어 “코로나를 핑계로 박 이장 편으로 구성된 9명의 마을운영위에서 현 이장을 연임시킨 것을 인정할 수 없다. 총회를 다시 열어 마을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직접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다시 출마하게 된 경위에 대해 신씨는 “마을주민들이 이제 다시 이장을 맡아달라는 권유가 있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단 1표가 나와도 좋다. 정정당당 하게 이장선거를 치러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발랑3리 마을입구에는 신 씨 측이 제작한 선거불복 현수막이 걸려있고 신 씨 측은 일부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광탄면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 2016년 sbs보도
신현종 전 이장 2016년 불법성토 주선혐의로 이장직 사퇴, 유해시설 유치로 비난받아
신 씨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간 이장으로 재임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마을환경을 파괴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첫째가 유해 및 혐오시설을 비호한 사실이다. 신 씨는 비닐재생업체인 양정수지를 유치 옹호하고, 메추리생산시설인 (구)재성메추리농장, 가구생산업체인 하나산을 비호해, 지독한 악취와 불법 폐기물매립, 불법소각 등으로 발랑 3리의 거주환경을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양정수지 인근에 거주하면서 10년 가까이 악취로 고통을 겪어왔던 윤 모씨는 양정수지를 상대로 파주시, 환경청, 국무총리실, 검찰, 국민신문고 등에 고소 고발을 지속한 끝에 2018년 양정수지를 힘겹게 퇴출시킨바 있다.
둘째는 2016년에 집중된 불법성토 주선 건이다. 신 씨는 당시 축구장 7개 면적의 농지에 건설폐기물을 매립하는 행위를 주선하고 비호하여 마을전체에 큰 피해를 끼쳤다. 이 불법성토건은 2016년 12월 SBS 8시 뉴스에 보도되었고 결국 신 씨는 마을 주민들의 뜻에 따라 이장직을 사퇴했다.
▲ 불법성토된 농지를 가르키고있는 발랑3리 이장
▲ 퇴출된 양정수지
파주시 봐주기식 채취검사로 불법성토 은폐의혹
그러나 불법성토는 신 씨 사퇴이후에도 계속됐다. 전 새마을지도자며 전 이장이었던 윤덕화씨는 자신의 농지에서부터 순환토사(흙과 건축폐기물을 섞은 혼합물)로 불법성토를 해왔고 점차 자신이 관리하는 인근 농지로 확대해 불법성토를 해왔다.
그러나 수년간 마을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도 파주시는 폐기물을 담지 않는 봐주기씩 채취검사로 불법성토건을 은폐해온 것도 뉴스로 밝혀진바 있다.
기산2리 선거관리위원회와 입후보자간의 갈등
광탄면 기산2리의 경우에는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신충국)가 단독후보로 나선 김계근 전 총무의 당선공고를 미루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총회를 열어 김계근씨의 임명동의를 주민들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계근씨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절차대로 당선공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6년차 현 김영철 이장이 이번 이장선거에 나서지 못 것은 마을회관건립 과정에서 생긴 김 씨와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충국 위원장은 “두 사람간의 관계가 악화되어 발생한 단독 출마 건은 반드시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뒷탈이 없을 것”이라 말하고 “총회를 열어 이장선거를 마무리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정휴영 광탄면장: 비리가 드러나면 임명 철회할 수 있다
발랑3리 현 이장연임에 하자 없다
한편 자치법령상 광탄면 내 마을이장의 임명과 철회권을 가지고 있는 정휴영 광탄면장은 “신산1리의 경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임명된 것은 맞다. 그러나 최윤철씨 주장대로 우 씨의 비리가 판결로 드러나게 되면 임명철회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랑3리에 대해서 정 면장은 ”일단 신 씨가 자격이 없는 것이 밝혀진 이상, 단독후보로 등록한 현 박창필 이장의 연임을 인정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공정하고 공개적인 선출방법 고민해야 한다
이 같이 파주지역의 이장선거는 다양한 이유로 파행을 겪고 있어 시나 면 단위로 이장 선출 방법에 대한 지침이나 지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집합금지 명령을 지키지 않고 총회에서 여러 명이 모인 가운데 이장선거를 치룬 리의 경우 보건당국이 제재나 벌금을 물릴 수도 있다는 것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행정지원을 하는 이장의 역할은 특히 노인들이 많은 농촌지역일수록 그 비중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장이 ‘이장’이란 직함을 이용하여 작지만 권력으로 전횡을 저지를 경우, 주민들이 입는 피해는 적지않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일 수 있는 이장 선출, 통장 선출, 입주자대표 선출 등의 절차가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뜻을 모아야 할 때이다.
김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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