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마을 만들기 발표회 헤이리 논밭갤러리서 열려 - 귀농인과 도시농부 조합원들 대상 4가지 주제 발표
수정 : 2020-02-04 01:50:26
평화마을 만들기 발표회 헤이리 논밭갤러리서 열려
귀농인과 도시농부 조합원들 대상 4가지 주제 발표
파주 적성면 식현리 3천평 농지위에 평화마을 조성 중
'▲ '스페이스 선'이 발표한 '촌스런 하루' 프로그램
▲ 조호상 대표가 평화마을 만들기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평화마을 만들기 모임’이 주최한 평화마을 만들기 발표회가 지난 1월 29일 헤이리 논밭예술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는 귀농과 도시농부를 꿈꾸는 30여명이 모여 주제별 발표를 듣고 그간 진행되고 있는 평화마을조성 보고를 받았다.
‘평화마을 만들기 모임’은 ‘영세중립, 통일연방 코리아’ 실현을 위해 ‘청년, 생태, 자립, 평화, 마을’의 씨앗을 심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지난 2017년 12월 9일 ‘영세 중립’이란 주제로 발표회를 가진 것이 태동이 되어 지금까지 3년 동안 모두 3번의 발표회를 가졌다. ‘
▲ 토론회에 참여한 사람들
파주 적성면 식현리에 3천여 평의 땅에 평화마을을 조성한다는 포괄적인 로드맵은 나와 있다. 지금까지 2동의 비닐하우스와 유기농 밭들이 조성되어 회원들이 매월 1만원씩 5년간 회비를 납부하면 일정 면적의 밭 경작권을 주는 협동조합 성격의 마을조성 프로젝트다.
조호상 ‘평화마을 만들기 모임’ 대표는 2019년 4월부터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유기농 농법으로 무와 배추를 키워 12월 김장을 한 이야기를 발표하하며 마을조성 상황을 설명했다.
“평화마을에 청년들이 와서 둥지를 트기 위해선 최소한의 소득과 소일거리를 마련해 주어야한다”는 그는 “도시폐기물을 다시 자원화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거기서 거둔 수익으로 기본소득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평화마을에서는 커피 찌꺼기로 버섯을 재배하고 음식부산물로 곤충을 키워 사료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 2019년 평화마을 만들기 김장행사 모습
▲ 스페이스 선에서 개발한 친환경 화장실과 변기
‘촌스럽게 삽니다’ 란 강연제목으로 발표회 첫 강사로 나선 엄수정씨는 8년 전 충주시 소태면에 조성한 ‘스페이스 仙’의 조성과정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등을 사진을 보여주며 소개했다.
스페이스 선은 사회적 기업으로 ‘지구에게 듣다’를 표어로 삼고 있다.
인간人+자연山의 조화를 내걸고 6명의 명상동호인들이 만든 ‘스페이스 仙’은 유기농 작물과, 인공케미컬이나 동물성 지방이 들어가지 않은 각종 비누, 샴푸, 캔들, 방향제 등을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村스러운 하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물을 아끼고 재활용하기 위해 빗물 저장장치인 ‘레인 스피커’, ‘레인 블록’과 물 없이 사용하는 대 소변 분리기를 개발, 특허를 내어 보급하고 있다. “소, 말, 양, 돼지, 개 등을 함께 키우며 동물들이 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해원동물농장을 꾸리게 됐다”고 밝힌 엄수정은 “자연 앞에서 인간은 보잘 것 없는 존재이며, 자연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뿐”이라며 언제든지 도시생활에 지친 분들이 편하게 들려 쉬었다 갈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했다.
▲ 이근이 대표가 우보농장이 시작된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17년 농사꾼 이근이 우보농장 대표는 ‘토종벼를 지키다’란 주제로 우리주변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토종볍씨로 농사지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도시농부로 4명의 지인들과 함께 200평 농사로 시작해 3년 후에는 두포리, 민통선, 강화도 등지에 4천 평 ,5년째에는 고양시 13군데에 1만5천명의 논농사를 지었던 이근이 대표는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농사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한 도시농부학교를 만들었다. 밭 별로 밭장을 선출해 작물 공동체를 관리하는 한편 밭을 논으로 만들어가며 토종벼 30품종을 심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재배볍씨로 고양시에서 발견된 고양가와지 1호와, 경기도에서 특산품으로 주력하고 있는 참드림 경기5호등을 예로 들며 일본이 원산지로 되어있는 개량종보다 토종볍씨 쌀이 맛과 영양에서 월등한 점을 강조했다. 이근이 대표는 “노마드 농부의 토종쌀 자급자족 프로젝트가 널리 퍼져가길 바라며 평화마을 농사공동체의 행보가 기대 된다”고 말했다.
▲ 안철환씨는 '평화'를 '밥을 공평하게 입에 넣어주는 것'이라 풀이하면서 농업철학 강연을 했다.
3번째 연사로 나선 안철환 도시농업전도사는 ‘평화의 먹거리’란 주제의 강연에서 평화의 의미를 ‘밥을 공평하게 입에 넣어주는 것’이라고 낱말 풀이를 했다. 그는 평화의 적은 “한 가지 품종으로 대규모 농사를 짓고 그 잉여물로 자본을 축적해 소유하고 획일화 시키고 과도한 공동체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귀농은 산에서 이루어지고 소규모 다 작물 농사로, 또 자급자족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제 한 안철환씨는 “농사를 짓고 싶은 도시인들이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지공유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예술로 짓는 평화음식' 발표시간에 소개된 임진강예술단장의 북한 순대 사진
리서치 작가인 진나래씨는 ‘예술로 짓는 평화음식’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민통선 지역에서 실향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의 음식들을 직접 취재한 ‘실향민 공유밥상’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포천 냉정리에 살고 계신 주명식 할아버지가 만들어 드시는 ‘호박만두’, 함북 무산이 고향인 파주임진강예술단의 백영숙 단장의 함경북도 찹쌀순대, 북한 고난의 행군시절 동 예술단의 오수연 단원이 고향에서 만들어 먹던 펑펑이 떡(속도전 떡), 의정부에 거주하는 고은서의 두부 밥, 연천 신망리 관숙자 이장의 귀리송편, 동두천 최미경의 옥수수국수, 연천 신망리의 정순이 할머니가 만들어 드시는 되탕(비지탕), 일산의 이기숙 ,파주의 감홍로 명인들이 만드는 어죽(닭죽)등 실향민 음식들을 일일이 소개 한 진나래씨는 “이들 음식들은 실향민들에게 고향을 연결시켜주는 끈이며 모든 음식에는 그 음식을 만들고 같이 먹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녹아있다” 고 말했다.
판판 스튜디오 주최/주관,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강연장 1층에서 열렸던 DMZ 내일밥상 식당의 식단 만들기에도 참여했던 진나래는 금년도 프로젝트로 작년에 이어 DMZ와 경기북부 정체성을 음식문화와 구술생애사에 기반을 두어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정리해 나갈 것 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진나래씨는 초가집 같은 공간이 마련되면 금년도에 실향민 전문 팝업음식점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예술로 짓는 평화음식' 발표자인 진나래씨와 논밭예술학교에서 준비한 평화음식을 함께 나누었다.
강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1층 식당에서 연천 신망리 정순이 할머니가 만든 되탕(비지탕)을 함께 맛보며 평화마을 만들기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었다.
김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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