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어촌계 성명 -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항공방제 중단하고 임진강 물고기 급감 원인 조사해라
수정 : 2020-01-07 01:28:06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항공방제 중단하고
임진강 물고기 급감 원인 조사해라
지난 9월 10일 파주어촌계가 '문산-도라산간 고속도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우리는 민간인통제구역인 임진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민들이다. 파주 임진강은 전 구역 민간인통제구역이기 때문에 우리 어민들이 아니면 임진강 수생태계의 상태를 알 수 없다. 그런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항공방제를 시작한 직후인 10월 중순 경부터 임진강 물고기가 급감했다. 이미 지난 11월말에 있던 장단콩축제에서 어촌계는 참게를 팔지 않았다. 항공방제, 침출수 유입 등으로 시민들에게 임진강 참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민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우리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방제를 시작한 이후 물고기가 급감했다.
그간 어민들이 받은 문자를 토대로 볼 때 정부는 9월29일 연천, 10월4일 경기도, 10월9일 연천, 10월12일 경기도, 10월16일 연천, 10월25일 연천, 10월27일 연천, 11월1일 연천, 11월5일 연천, 11월7일 연천, 11월11일 연천, 11월22일 연천, 11월29일 연천, 12월3일 연천에서 항공방제를 했다. 연천보다 상류인 철원이나, 하류인 파주인 임진강 중권역 지천에서 한 항공방제는 파악조차 안된 것이다.
우리 어촌계원들 말을 종합하면 10월 중순부터 숭어가 올라오지 않고, 잡고기도 거의 잡히지 않는다.
• “각망을 얼음이 얼기 전까지 쳐놓는데, 작년에 들어가서 잡을 때는 같은 몇십키로씩 잡았는데 지금은 1키로도 안 올라와.” - 2선단 어부 / 매운탕집 운영)
• “(각망을) 3일 담갔는데 누치 열 댓마리 잡았어. 내년이 더 문제야. 내년 3월부터 실뱀장어가 올라오는데 그때가 더 문제야. 언젠가 눈이 많이 와서 염화칼슘을 많이 뿌리는데 그해 봄에 실뱀장어가 확 줄었어. 그 해에는 실뱀장어 얼마 못 잡았어. 지금 큰 고기도 없는데 이 영향이 봄까지 가고, 살처분한 농가에 뿌린 방제약품까지 침출수로 스며들면 영향이 더 큰 거야.” - 이경구 파주 어촌계장 -
• “농작물은 나중에 수확기에 나타나는데, 우리는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들이 닥쳤어. 물고기가 확 줄어든 것은 항공방제 이외에 달라진 게 없어. 우린 항공방제가 원인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지.” - 김병수 3선단장
• “지금 숭어가 없어, 지금 나가면 몇 십키로씩 잡혔는데 지금은 숭어가 없어. 잡고기도 없어.” - 이호구 5 선단장
• “숭어가 한창 올라올 때인데 올라오질 않아. 작년까지도 숭어가 엄청 잡혀서 서울에 수산시장으로도 뺏는데 올해는 아예 숭어가 없어. 항공방제도 의심스럽고, 축산농가 소독한다고 생석회 뿌리고 그런게 다 임진강으로 들어오면 그게 다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봐.” - 임용석 어민/ 매운탕집 운영
• “작년에는 잡고기 많았어. 한번에 120킬로씩 잡았어. 근데 방역하고 고기없어 숭어도 없고 큰일이야 숭어가 이렇게 없을 수가. (각망을) 4일 담갔는데 누치 세 마리 잡혔어. 열병 항공방제 이후부터 없는거야.” (최영순 2선단장)
• “손님들은 둘째 치고 고기가 안 잡히니까 매운탕에 넣을 재료가 없어요. 뭐 고기가 잡혀야 매운탕을 팔죠.” - 이순찬 어민 / 임진리 매운탕집 운영
• “전년도 같은 시기에 100마리가 잡혔다면 지금 항공방제 이후로는 두 마리 세 마리 잡힌다고 봐야 해요. 아프리카돼지열병 잡는다고 어민들을 다 잡는 격이예요. 매운탕 집들도 피해가 엄청나요. 손님들이 임진강에서 잡은 물고기 괜찮냐고 물어본대요. 항공방제 약 먹은 고기 아니냐고 한 대요.” - 이영희 북파주어촌계 파평선단장
※ 선단은 어로구역이며 숫자가 클수록 하류이고, 북파주어촌계가 파주에선 가장 상류임
어부들의 증언을 있는 그대로 적었다. 임진강의 어민들은 임진강과 한 몸이다. 임진강의 수질과 물고기는 어민들에게 생존의 문제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항공방제 중단하고 임진강의 물고기가 급감한 원인부터 조사하라. 또한 항공방제와 축산농가 방역으로 인해 2차 피해를 겪고 있는 어부들의 생계대책을 수립하라.
2020. 1. 6
파주어촌계, 북파주어촌계
문의 : 이경구 파주어촌계장 010-2333-6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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