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울었다" 파주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희생동물 '축혼제' 봉행
수정 : 2019-11-19 09:07:07
"하늘도 울었다" 파주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희생동물 '축혼제' 봉행
- 돼지열병 발행후 최초 축혼제가 11월 15일 열려
- 파주시 손배찬의장, 안명규부의장, 축협, 양돈농가 등 200여명 참석
-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4대 종단 종교지도자의 감동적인 축혼사
- 한돈협회파주지부, 이통장연합회회장, 북파주농협이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맡아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희생동물 축혼제가 경건하게 봉행됐다.> |
|
||||
|
백옥같이 순진무구했던
그대 님들이시여!
죄많은 인간 세상과의 잘못된 만남이
그저
허망하고 억울하게
이승을 떠날진대,
서러워하거나 노하지 마세요.
가엾는 님들의
단말마속에
여린 살갓을 찟기고 에이며
짧은 생마저 빼앗아 짓밟힌채,
창궐한 희대의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두눈시린 저 하늘의 작은별 되셨기에
우리네,
인간은 그대 님의 넋을 기리며,
깊은 사죄의 마음담아
천만배 용서를 사룁니다.
<천불사의 일문주지스님이 축문을 낭독하고 있다.> |
|
파주에서 최초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희생된 111농가의 11만5천여 살처분 돼지의 넋을 위로하는 '축혼제'가 최초로 경건하게 봉행됐다.
11월 15일 파주연천축협 축산프라자 마당에서 열린 '2019년 아프리카 돼지열병 희생동물 축혼제'에는 파주시의회 손배찬의장, 안명규 부의장, 이장성NH농협 파주지부장, 이성렬 파주시산림조합장을 비롯해 파주연천축협과 북파주농협 조합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축혼제(畜魂祭)는 재능기부로 나선 박미주교수의 사회아래 가을비가 처연하게 내리는 중에 식전 행사로 평화누리 예술단 단장 양진희선생의 살풀이 의식이 진행됐다.
이어 축혼제가 진행되었다. 자운서원 최복현 원장의 인도아래 한돈협회 파주지부가 초헌관, 성기율 파주시이통장연합회장이 아헌관, 북파주농협에서 종헌관을 맡아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자운서원의 최복현원장이 축혼제례를 인도했다.> |
<축문 등 소지를 태우며 돼지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
추최측인 파주언론사협회 임현주 대표는 축헌문을 낭독해 참가자들의 눈물샘을 자극, 숙연한 분위기마저 연출됐다. 임현주 대표는 "전국 4,900여 양돈농가 모두를 위해 경기북부 전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희생벨트가 되어 한반도 전역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아냈다."고 상기했다.
그는 "오늘 축혼제는 대한민국의 모든 돼지를 위해 희생당한 파주의 돼지들과 희생동물에게 애도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라며, "축산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4대 종단의 대표 축혼사가 있었다.
불교측은 천불사의 주지 일문스님이, 개신교의 온생명교회의 한정석목사, 천주교 의정부교구의 이석재신부, 그리고 원불교 파주교당의 양은영교무가 감동적인 축혼사를 하여 자리를 빛냈다.
가수 김대훈씨가 축산인을 위로하는 노래를 선사했다. |
||
|
<제2부는 축산농가의 시름을 달래주는 초대가수의 노래가 이어졌다.> |
2부에는 축산인을 위한 위로공연으로 향토가수 등이 무대에 올라 침체된 장내 분위기를 한껏 북돋워 주었다.
초대가수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대훈, 황선정, 박경민 ,김설 가수로, 축산인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기꺼이 출연해주었다.
축혼제를 주관한 파주언론사협회(파주신문, 파주시대, 파주에서, 파주인코리아, 파주일보) 내종석 발행인은 "하늘마저 아프리카 돼지열병 희생동물의 죽음을 슬퍼하듯 비가 왔다. 지역민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어서 부채의식에서 헤어난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돼지농장을 운영했던 익명의 50대 여성은 "예기치 못한 돼지열병으로 살처분한 뒤, 가슴한켠에는 안타까움과 죄의식이 쌓여 있었다"며 "그나마 오늘의 축혼제를 통해 다소나마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셔 감사하다"고 말했다.
<축혼제 추진을 위해 힘써준 파주언론사협회 집행부> |
한편, 축혼제를 성황리에 마친 파주언론사협회 파주신문 김순현 대표는 "우리 모두의 선의와 그를 위한 축혼제는 향후 파주사회를 더욱 밝히는 빛이 될 것"이며, "인간으로 동물을 함부로 대한 죄를 속죄하는 마음이자, 알수 없는 부채의식에서 조금은 헤어나온 듯 하다"며 언론인으로서 시민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임현주 기자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