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영주귀국 동포가 묻다 [나는 누구입니까]
수정 : 0000-00-00 00:00:00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가 묻다 [나는 누구입니까]
- 일제강점기 사할린 강제 징용 가족의 수난과 극복 이야기
지난 10월 29일 중앙도서관에서 ‘일제강점기 사할린 강제 징용 가족의 수난과 극복’이란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의 일대기 [나는 누구입니까]를 쓴 박승의 선생이 강연을 했다.
박승의 선생은 러시아 사할린 남부 가라후토에서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아버지와 뒤따라 이주해온 어머니 사이에서 1942년 일본 국적을 가진 조선아이로 태어났다. 일본이 패망한 이후 사할린에도 해방이 찾아왔으나 조선인은 무국적자로 억류되어 고향땅에 못가고 50여 년 동안 사할린에서 살았다.
박승의는 조선인 박승의, 일본인 다까하라 가쯔요시, 러시아인 보꾸 다까하라 유리(Юрий) 알렉산드로비치(Александрович), 대한민국인 박승의라는 국적과 무국적을 반복하며 살았다. 2000년에 한국과 일본의 협의로 한국에 영주귀국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1945년 8월 15일 이전 출생만 영주귀국할 수 있다는 협약에 의해 가족들과 또다시 이별하여 사는 처지가 되었다. 아내 김소자와 영주귀국하며 박승의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으나 현재 사할린에 살고 있는 가족들(세 아들 내외들과 손자손녀들)과 또다시 이산가족으로 지내고 있다.
박승의 선생은 “소련 시대에는 한국 사람이 러시아에 있다는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러니, 사할린 한인역사를 연구한 사람도 없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사할린 동포 모두의 이야기이고, 역사이다. 우리 사할린 동포는 똑같은 일생을 살았다”고 강연 말문을 였었다. 사할린대학교 경제 및 동양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한국에 영주귀국한 박승의 선생은 사할린 동포의 역사를 알리고, 사할린 동포의 권익 향상을 위해 연구와 강연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박승의 선생님의 글을 책으로 낸 구름바다 출판사 박인애 대표는 사할린 역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사할린에서 영주귀국한 분들이 파주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 관심을 갖게 되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고 인사를 했다.
“사할린에 일제 강점기에 끌려간 농민이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르고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일가를 이루며 한국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자 애썼던 동포가 있었고, 1세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체성이 있어 한국으로 영주귀국한 분들이 계십니다. 부모님은 일본에 의해 이산가족이 되었는데, 지금 현재도 영주귀국한 본인들도 이산가족이 되는 아픔이 있습니다.”
박승의 선생은 “사할린 동포의 역사를 많이 알려주시고, 역사로 인식해주기 바란다”는 마무리 말씀을 했다.
지구촌동포연대 최상구 사무국장은 ‘사할린동포 지원 특별법’이 2005년에 발의되었으나 계속 폐기되고 있다며, “동포 보호에 책임져야할 국가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는가”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그의 요청으로 참석자들은 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연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는 2012년 헌법소원을 하루빨리 판결하라’, ‘일본정부는 강제동원 당장 사죄하고 배상하라’, ‘사할린 거주 1세 국적회복 절차 간소화’, ‘반인권적 영주귀국 이산가족 문제 해결하라’, ‘정부는 일본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국가의 이름으로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소망했다.
임현주 기자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