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9주년, 임진각에서 2만여명이 모여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
수정 : 2019-06-27 03:34:41
6·25 69주년, 임진각에서 대규모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 열려
“인류의 일치를 바라시는 주님,
갈라져 사는 저희 겨레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소서.
저희의 무관심을 깨닫게 하시어
겨레의 일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가진 바를 나누게 하소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평화 통일을 이룩하게 하소서.”
6월 25일 11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2만 여명의 가톨릭 신자들의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전쟁 발발 69주년을 맞는 이날 전국 단위 대규모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봉헌된 것이다. 제주교구, 마산교구, 부산교구, 안동교구, 대구대교구, 광주대교구, 대전교구, 춘천교구, 원주교구, 청주교구, 인천교구, 수원교구, 서울대교구, 의정부교구, 전주교구, 군종교구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와 함께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바라며 두 손을 모았다.
식전 행사로 수원가톨릭소년소녀 합창단과 그룹 ‘부활’이 평화 콘서트를 열었다. 평화를 위한 기도의 상징인 파티마 성모상이 미사에 앞장섰고, 국당 조성주 씨가 대붓으로 ‘평화’ 글자를 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김희중 대주교는 강론에서 “전쟁발발 70주년을 앞두고 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분단의 고통스러운 현실 앞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70년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은총의 세 시대를 맞이하였듯이 2020년이 우리 민족에게도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분단의 아픔에서 벗어나 종전 협정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새로운 일치와 평화의 시대를 여는 은총의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 한다”고 말했다. 말미에서는 가수 윤도현씨가 부른 ‘1178’ 가사를 읊었다.
8개 교구에서 평화 상징물로 한반도기를 봉헌하고 조성주 씨의 ‘평화’ 글자가 창공에 띄워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2만 가톨릭 신자들을 내려다보았다.
미사 끝에 한국천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이자 의정부교구 이기헌 주교는 “우리 문제는 우리가 먼저 나서서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호소문을 낭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쟁의 고통과 평화에 대한 희망이 공존하는 임진각”에서 올리는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에 마음을 모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축사를 보내와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대독했다.
주한 교황대사 슈에레브 대주교도 “매우 의미 있는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를 만나고자 했던 바람이 이루어져 기쁘다”며 “우리의 과제는 전쟁의 기근을 겪었던 이들의 마음이 우리의 염원인 평화로 따뜻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라고 축사했다.
내빈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참석했으나 뜨거운 태양아래 오래 있는 신자들에게 축사를 아끼겠다고 했고,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파주시 국회의원 박정, 최종환 파주 시장이 참석했다.
한편 작년 6월 25일 북한지역의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성지로 봉헌된 파주의 ‘참회와 속죄의 성당’ 신자들이 이날 미사에 참석한 후 DMZ 안의 허준묘 일대를 방문하여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에 민족화해위원회 분과장 이철민 씨는 “남북의 평화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멀리 제주에서도 온 교우들을 보며 이러한 염원이 하나로 모여서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허영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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