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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참았다. 사격장 이전하라” 검산동 찬우물 마을 존폐위기

입력 : 2017-04-07 14:15:00
수정 : 0000-00-00 00:00:00

 

“40년을 참았다. 사격장 이전하라” 

 

검산동 찬우물 마을 존폐위기 

 

국방부와 육군본부, 9사단 장교와 간담회. 민군협의체 구성하기로 



 

지난 3월 31일 저녁 6시반 검산동 11통 마을회관에서 찬우물 마을 전체 주민 30여명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모여 사격장 이전 문제 등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 날 모임은 박정의원이 국방부 차관에게 사격장 소음 문제 등의 마을 민원을 제기하여 마련된 자리로,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 권일웅 과장, 천기석 서기관, 육군본부 교육훈련지원과 문원식 과장, 9사단 교육훈련참고 김정구 중령과 이근삼 시의원이 참석하였다.

 

‘찬우물 사격장 이전대책’ 대표 민원인 유한주씨는 40여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음에도 참아왔던 마을 주민들의 애환을 토로하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동네로 되어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양 탄현동 백마사격장이 민원으로 폐쇄되면서, 2012년에는 24시간 사격훈련을 했다. 2013년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사격장 이전 권고’를 결정했으나, 군은 방음벽 설치를 얘기했으나 실행되지 않았다”고 그간의 과정을 밝혔다.

 

마을 사람들은 400년 이어온 삶의 터전인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인식한 듯, 많은 문제를 제기했다. 사격장 소음으로 마을에 아이가 살지 않고, 외지인들이 유입되지 않고 공장만 들어서는 현실, 자주포 훈련장으로 가는 탱크에서 나는 분진과, 사포천교 토사 방출로 인한 홍수 위험, 자주포로 인한 주거지 훼손 등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 권일웅 대령은 예산상의 문제를, 천기석 서기관은 방음벽과 소음 보상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다가, 마을주민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격훈련장이 있다.

 

유재숙 통장은 “사격장에서 나는 소음으로 인해 TV시청이 불가하고, 창문을 열 수 없다. 방음벽 예산은 필요없다. 사격장을 이전하라”고 의견을 내었고, 70세가 넘은 홍관일 할아버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참아왔다. 마을이 없어져서는 안되지 않겠나”며 호소했다. 9사단은 2015년까지 방음벽 완공을 공표하였으나 2017년 현재, 방음벽 공사는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9사단 김정구 교육훈련참모는 자주포 훈련장 이용시 마을윗길로 다니지 않고, 3억7천만원의 예산으로 자주포 훈련장에 세륜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후 사격장 이전 등에 관해서는 군과 대책위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경기도에는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총성과 포성이 멈추지 않은 軍사격장과 훈련장이 파악된 곳만 117개소에 달한다. 이들 사격장 등 주변에는 그동안 국가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채, 극심한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피해 속에 수백 여 마을 지역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곳 찬우물 마을은 80년대 초에 삼청교육대가 조성한 사격장으로, 지금까지 매일 사격훈련이 실시되고 있고, 자주포 훈련장과, 1519부대, 8293부대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찬우물마을안쪽에있는자주포훈련장

 

임현주 기자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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