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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나눔이다 -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여성들

입력 : 2015-09-09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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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 지울 수 없는 흔적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여성들



지난 8월 류가헌에서 열린 안세홍 사진전



 





▲ Carminda Dou : 카르민다 도우는 동티모르에서 태어나 지금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습니다. 그녀의 여동생도 당시 일본군 성 노예로 끌려 갔고, 동생의 증언으로 16세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홀로 움직일 수 없고 갈 곳이 없기에 할머니는 오지의 대나무 집에서만 지내고 있습니다.




 



안세홍 작가노트





20여 년 전 한국의 나눔의 집에서 처음 만난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들의 가슴 속에서 묻어나오는 한 맺힌 눈빛과 말을 잊을 수 없었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내가 사진을 찍는 원동력이다. 전쟁이 끝나고서도 척박한 중국에 버려져야만 했던 조선인 피해 여성들을 만나면서 나는 가슴 깊이 그녀들의 고통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아시아 여러 나라의 피해자들 까지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아시아 태평양연안의 나라 어디든 수많은 여성들은 일본군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해야만 했다. 2014년 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에서 60여 생존자들을 찾아 다녔다. 비행기로 기차로 발품을 팔아가며 중국 내륙의 오지에서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의 변방 깊숙이 이르는 곳에서까지 살아있는 역사의 진실을 엿볼 수 있었다. 낮선 이방인의 방문에도 그녀들은 스스럼없이 맞아 주었고,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눈물과 고통을 보여 주었다. 팔뚝에 새겨진 일본식 이름, 토막 난 기억 속에서도 그녀들의 증언은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80-90대의 고령이 되어 버린 그녀들의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응어리는 더 이상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되어 버렸다. 평범한 여성에서 일본군에 의해 강탈당한 인생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이중 통역 속에서도 낱낱이 드러나는 그녀들의 한 맺힌 가슴과 거친 숨소리는 70여 년 전의 과거가 아닌 지금까지도 이어져오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주변의 차가운 시선, 종교적 차별, 가해국과 피해국의 외면 등 모든 것에 그녀들의 고통은 겹겹이 쌓여만 가고 있다. 이렇게 그녀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도 사진가로서 그녀들을 피사체로 바라 봐야만 하는 경계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눈물이 눈물만을 가져오는 현실을 뒤로하고 피해자들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삶의 내면을 카메라의 렌즈에 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녀들은 병들고, 혼자서는 무엇조차 할 수 없는 몸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더 이상 누군가의 기억과 눈물이 아니라 이제는 모두의 역사와 인권으로 남아야 한다.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메시지는 70여 년 전 과거가 아닌 우리에게 전하는 미래의 메시지이다.



 





▲ 이수단 : 이수단 할머니는 평안남도 숙천군에서 태어났습니다. 1940년 18세의 나이에 만주 곳곳에서 히도미라는 일본 이름으로 일본군 성 노예 생활을 했습니다. 당시의 아픔으로 자신의 아이를 낳지 못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서 가족도 없어 경로원에서 지내며, 경로원장이 선물 해준 인형을 자신의 아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안세홍 작가는



사진가 안세홍은 1996년부터 일본군 성 노예를 주제로 아시아의 피해여성들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2003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위안부` 여성들>을 발표한 이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진예술활동을 통해 이 문제 해결에 또 하나의 계기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2011년 일본각지에서 슬라이드 강연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문제 해결에 굳은 의지를 공유하였고, 2012년부터는 겹겹프로젝트를 통해 도쿄, 오사카, 삿뽀로, 서울, 뉴저지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사진전을 이어오고 있으며 강연회, 역사기록, 피해자 지원을 통해 피해 여성들의 한맺힌 고통을 덜어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겹겹은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입니다.



 





▲ Nuria : 누리아 피해자 할머니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1944년 19살의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갔습니다. 아직도 눈에는 일본군인들의 만행이 선합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고,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아픔이었습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로 인해 살아가는 동안 차가운 시선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개인전



2014.11 「겹겹」 - 지울 수 없는 흔적 – 나고야 푸쉬케 갤러리



2013.12 「겹겹」 - 지울 수 없는 흔적 – 도쿄 후루토 갤러리



2013.3 「겹겹」 -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위안부'여성들 – 미국 팰리사이드파크/뉴욕한인회 주최



2012.9 「겹겹」 -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위안부’ 여성들 사진전 - 오사카 피르젠갤러리



2012.8 「겹겹」 -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 사진전 - 서울 류가헌



2012.6 「겹겹」 -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위안부’ 여성들 사진전 - 도쿄 니콘 살롱



2011 「魂巫」 - 영혼을 부르는 몸짓 한국문화예술위원회주최 (도쿄 Place M)



2010 「해무」 - 한국의풍어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주최 (오사카 아센스갤러리)



2010 「우리학교」 - 재일조선 민족학교 - 코리안넷아이치주최 (윌아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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