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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날씨 이야기(110) _날씨를 지배하는 페루 앞바다

입력 : 2022-11-14 00:55:52
수정 : 2023-07-14 04:12:54

흥미진진한 날씨 이야기(110) _날씨를 지배하는 페루 앞바다

 

페루 앞바다의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경우, 스페인 말로 남자아이를 일컫는 엘리뇨라고 한다. 차가울 때 부르는 말은 라니냐라고 하는데 짐작대로 여자아이를 뜻한다.

학자들에 따르면 엘리뇨와 라니냐가 약 5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것은 1만 년 전부터 있던 일이며, 두 현상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을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 혹은 ENSO(El Niño-Southern Oscillation)라고 부른다. 최근에 잦아진 기상이변으로 관심이 높아진 말이다. 페루 앞바다의 수온은 어떻게 지구의 날씨변동을 만들게 되는지, 왜 이 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자.

*엘리뇨는 페루 앞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하며, 하강할 경우는 라니냐라고 부른다.

 

태평양에서 적도를 중심으로 페루는 우리와 대각선에 자리 잡고 있다. 서로 마주 보며 한쪽의 수온이 높아지면 반대쪽은 낮아진다. 온도 변화는 바람을 만들고, 바람은 구름을 싣고 다니면서 날씨 변화를 만든다. 페루 앞바다는 태평양의 깊은 바닥 물이 조류를 따라 솟아오르는 지역이다. 함께 영양 염류들이 상승하는데 이 영양분을 먹이로 삼는 식물성 프랑크톤이 번성한다. 먹이사슬에 따라서 동물성 프랑크톤,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가 따라오고 최종 포식자의 자리는 가마우지 차지한다. 어찌나 환경이 좋은지 수많은 가마우지 떼가 1만 년 동안 먹고 싼 배설물이 산처럼 쌓였다. 사실 새들은 총배설강을 가지고 있어서 똥과 오줌을 동시에 배출하므로 오줌과 섞인 배설물은 흘러 내리고 비에 씻겨 내리기 때문에 산처럼 쌓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건조하고 따뜻하며 강수량이 절대적으로 적다면 가능해진다. 페루 앞바다의 친차제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유럽이 기아에 허덕일 때, 가마우지의 배설물인 구아노는 중요한 비료가 되어 수많은 유럽 사람들의 목숨을 살렸다. 농업이 산업으로 변하게 된 것도 결국 질소를 가득 담은 구아노 비료 덕분이다. 

태평양의 깊은 물이 페루 앞바다에서 솟아오를 때, 약간의 수온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온도가 5개월 이상 유지될 때를 엘리뇨라고 부른다. 엘리뇨의 원래 의미는 스페인어로 예수라고 한다. 엘리뇨 현상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같은 이유로 페루의 어부들은 추운 겨울에 난류성 어종이 잘 잡히자 ’Oh My god‘ 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페루 앞바다가 예년보다 따뜻해져 엘리뇨가 발생을 하면 태평양을 끼고 대각선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필리핀해상의 수온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온도가 높은 페루지역은 수증기 증발이 활발해져 홍수가 나고, 낮은 동남아시아는 산불 위험이 높아진다. 올해처럼 동남아시아에 태풍과 홍수가 많아진 것은 라니냐의 영향이다.

1만 년 동안 늘상 있었던 일들이 왜 지금 와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1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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