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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결코 변하지 않을 우주의 법칙(5)_엔트로피 우주

입력 : 2022-04-18 02: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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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결코 변하지 않을 우주의 법칙(5)_엔트로피 우주

 

열역학 제2 법칙(이하 2법칙)이란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자명한 사실을 거듭 확인해 주는 법칙이다.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지만 새겨볼수록 직관을 넘어서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 시리즈를 정리하면서 소개한다. ‘2법칙을 통하면 간략하게나마 시간여행의 문제와 빅뱅과 우주의 미래, 세번째로 엔트로피와 생명이라는 주제에 대한 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너무 방대한 이야기라서 소개만 할 뿐 자세히 알고 싶다면 브라이언 그린의 <엔드 오브 타임>을 추천한다.

물리법칙은 모두 과거와 미래를 구별하지 않는다. 뉴턴의 법칙은 시간을 뒤로 돌린다고 해서 틀어지거나 오답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공고한 물리법칙들이 시간을 뒤로 돌려도 방정식의 정답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왜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을까?

 

이 문제의 정답은 엔트로피에서 찾을 수 있다. 엔트로피가 한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시간이라는 실체가 있는지조차 의심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그럼에도 시간을 모순없이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엔트로피뿐이다. 시간이란 그저 엔트로피의 흐름의 반영일 뿐이다. 볼츠만의 통계역학에 따르면 시간은 역행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 확률은 너무 엄청나게 작아서 그저 가능성만 있을 뿐이다. 방 안의 공기 분자들이 춤을 추다가 산소들만 갑자기 방의 한구석에 모이고 나머지 공간이 질소로 채워지면서 질식사 할 수 있다. 확률적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져 우리가 질식하는 일이 없듯이 시간도 거꾸로 흐른적이 없다. 그저 숫자의 확률로만 존재할 뿐 우리 우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엔트로피가 시간을 따라서 증가하는 법칙이라면 우리는 상상을 통해서 엔트로피가 오늘보다 낮았던 어제, 그리고 더 낮았던 그저께를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상상을 극한까지 몰고 가다 보면 가장 낮았던 순간과 만날 수 있다. 태초의 우주이며, 엔트로피가 가장 낮은 상태로 우주의 모든 것들이 한 점에 모여 있는 순간을 말이다. 빅뱅의 순간, 엔트로피는 필연적으로 빅뱅우주론과 만나게 된다.

이제 빅뱅 직후에 확장되는 우주를 상상해 보자.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팽창할 것이고 시간이 무한하게 흐른다면 결국에는 더 이상 팽창할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그 순간이면 우주는 충분히 고르게 식어서 엔트로피가 더 이상 갈 곳을 잃어버릴 것이다. 슬프지만 엔트로피는 우리 우주의 비극적 사망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명이라는 미스터리가 남아있다.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상승하면서 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빅뱅 이후에 탄생한 별과 행성, 행성 속의 생명은 질서의 결정체다. 엔트로피의 폭력을 극복하고 질서정연한 유기체를 만들고 심지어 자의식을 가진 지적인 존재가 태어난다. 명백하게 엔트로피가 역행한 것이다. 그렇다고 열역학 제2 법칙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생명체가 만들어낸 질서보다 이 질서를 만들기 위해 소모된 에너지가 엔트로피의 형태로 우주에 뿌졌기에 대차대조표를 보면 결국 엔트로피는 증가했다는 말이다.

엔트로피가 지배하는 우주에서 자신과 그 속의 생명체들은 비극을 맞이할 것이다. 예정된 법칙이며, 피할 수 없는 파멸이고, 모두가 깨끗하게 사라질 운명이다. 그렇다면 우리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삶이 의미가 있을까? <엔드 오브 타임>에서 브라이언 그린의 말로 결론은 대신한다.

 

모든 생명은 일시적이며, 우리가 애써 이해한 내용도 언젠가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절대적인 것도 없다. 그러므로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영감과 해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태양의 가호 아래 잠시 동안 존재하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임무다.”

 

동의하시는가? 찰나를 살지만 주어진 고귀한 임무를 찾으셨는가?.

 

문발동 쩜오책방 독서클럽 평회원 허 심

 #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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