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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과학스토리 ① 블랙홀, 그리고 진실에게 필요한 건 시간

입력 : 2016-03-04 17:19:00
수정 : 0000-00-00 00:00:00

블랙홀, 그리고 진실에게 필요한 건 시간

 

 

갓 대학을 졸업한 인도의 한 젊은 천문학도가 대학원 진학을 위해 배를 타고 영국으로 가는 와중에 완성한 계산을 “찬드라 세카르의 한계”라고 한다. 때는 1929년이다.


이 젊은이, 찬드라 세카르가 계산해 낸 것은 태양과 같은 별의 미래에 관한 것이었다. 

별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그의 계산에 따르면 태양질량의 1.44배 보다 큰 항성은 결국 블랙홀이 될 운명이라고 예측했다. 

블랙홀은 이미 1916년 독일의 천문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수학적으로 풀어서 블랙홀의 존재를 수식으로 증명한 바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였다. 

이 새내기 예비천문학자의 주장을 가장 심하게 비웃은 사람은 ‘존경하는 아서 에딩턴 경’으로 천문학계의 거물이다. 

이 위대한 천문학자는 실제 관측을 통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확증시켰던 장본인이다. 

아서 에딩턴 경은 찬드라 세카르의 스승이었지만 찬드라의 수식은 실증되지 않은 실험실의 수학적 결론이며, 실제의 우주와는 다르다고 한마디로 일축해 버렸다. 

너무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찬드라 세카르는 실망한 나머지 천문학을 그만두려고까지 생각했다고 전해진다. 

슬프게도 아서 에딩턴 경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주장은 세상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1983년이 되서야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죽고 난 후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찬드라 X선 우주관측선’이 우주로 발사되었다. 

역시 뒤늦은 1999년의 일이다. 

합리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자들조차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일반인들이야 이보다 더하지 않을까?

 

불행하지만 분명하고 중요한 진실일지라도 세상에서 상식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허심(편집위원)

 

 

 

#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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