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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도서관 [개관 9주년 기념 특별전]

입력 : 2017-10-13 00:38:00
수정 : 0000-00-00 00:00:00

교하도서관 [개관 9주년 기념 특별전]


편집자주 21일부터 30일까지 교하도서관에서 기억의 재생워크숍의 결과를 전시하고 있다. ‘기억하는 것은 나를 돌보는 것을 실감하는 전시이다. 우리 이웃 12명이 자신을 기억하는 소품과 자서전을 전시하는 이 특별한 전시회에 파주시민을 초대한다.

 

 

나를 기억하는 책 한 권

 



나를 기억하는 것은 나를 돌보는 것이다. 부모님의 품안에 있던 내가 새로이 가정을 꾸리고 부모가 되고 풍파를 겪고 인생의 깊이를 알며 지금의 멋진 나가 되었다. 내 얼굴의 주름 하나에도 살아온 이야기가 담겨있다. 2017 교하도서관 자서전 워크숍 <기억의 재생>은 가슴에 묻혀있는 내 이야기를 끄집어내 한 권의 책과 전시로 엮어내는 작업이다. 덥고 습했던 이번 여름 참가 선생님들은 손글씨와 씨름하며 기억과 일상을 기록해나갔다. 수업시간은 넘치는 열의로 두 시간이 늘 금방 지나갔다.

 

기억의 매개로는 사물, 장소, 또는 맛이나 소리 같은 감각을 활용했다. 버리지 못하는 물건에는 이야기가 숨어있고, 귀히 여기는 물건은 때론 내 자랑을 넘어서서 돌아가신 부모님의 자랑이었다. 신혼집은 달콤하기만 한 장소가 아니라 엄한 시부모님 아래 눈물이 배어있는 곳이었다. 음식을 통해 친정어머니를, 노래를 통해 아버지를 기억해내기도 했다. 이사한 곳을 종이박스에 기록하는 이사의 기억작업을 하면서는 작은집에 살 때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겼음도 알았다. 한편, 자화상과 내 방 지도, 인간관계 지도를 그리며 현재의 나를 알아가고 칭찬해 나갔다. (‘이사의 기억2016년 서울시 NPO센터의 <망명캠프 - 이주의 기억> 전시를 참고했다)

기억을 기록하고 책으로 묶는 건 글쓰기 전문가라도 쉽게 하지 못한다. 책을 내는 일은 아이를 낳는 것에 비유될 만큼 힘든 작업이다. 이번에 자서전을 엮은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낸다. 전시 곳곳에는 지역민들의 사랑방 교하도서관의 아낌없는 응원, 기획한 전은지 선생님의 열정과 배려가 숨어있다.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천천히 해서 참가 선생님들의 자서전을 읽고, 전시된 물건을 만져보고 연대표에도 참여하면서 기억을 재생하는 과정과 책이 나오는 과정을 공유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김남기(자서전워크숍 강사, 소동출판사 대표)

 

[자서전 워크샵] 강연 및 전시 기획, 진행 ; 김남기 소동출판사 대표, 전은지 사서

도움을 주신 분들 : 스튜디어 나비 박재준, 소동출판사 남규조,

발전소책방 이정은, 슬로우워커스 이해범,

달샘공작소 김종술, 숲과나무, 북토리, 교하도서관 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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