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과학스토리 <79> 박쥐만 없으면 안전할까 (1)
수정 : 2020-04-02 08:30:12
흥미진진 과학스토리 <79>
박쥐만 없으면 안전할까 (1)
3월 16일자 한겨레신문의 과학면에 코로나19에 대한 자세한 기사가 실렸다. 바이러스 전문가가 아니지만 “감염력 50배, 전파력 1,000배?”라는 엄청난 제목에 홀려 빠져들고 말았다. 유럽과 미국에서 질병과 관련한 비상사태의 선포, 국경 폐쇄, 스포츠 무관중 경기가 횡횡하는 이유가 그 무서운 사스에 비해 감염력 50배, 그리고 전파력은 100배도 아닌 1,000배라는 것으로 설명이 되고도 남는다. 78호에서는 코로나의 특징을 소개했다. 그 후로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바이러스의 구조적 특징이 드러나면서 그 폭발력이 어디서 생겨나는지 밝혀지고 있다.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에서 붙인 ‘코로나19’의 정식명칭은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2, SARS-CoV-2>라고 한다. 코로나19의 항체가 있는 사람은 사스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다. WHO는 이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감염병의 명칭을 <코비드19,COVID-19>라고 부른다. 코로나19는 코로나 계열로는 인간감염이 가능한 일곱번째다.
▲ (세포내에서 증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세포를 뚫고 나오고 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 제공)
과학자들이 신기술인 극저온전자현미경(2017년 노벨상을 받은 신기술)을 통해서 감염력과 전파력이 사스보다 월등해진 이유를 밝혀냈다. 첫 번째 특징은 RNA 바이러스라는 간단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크다는 것이다.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보다 2배 가량 큰 이유로 공기감염 보다는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 식사를 하면서 비말형태로 전염된다. 코로나의 왕관구조에서 발견되는 돌기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열쇠에 해당하는데, 이 열쇠가 문어의 빨판처럼 끈적임이 늘었다고 한다. 더 오래 구강 안에서 버티면서 세포 안으로 들어갈 기회를 엿본다고 하는데, 그 주요 성분이 ‘글리칸’이라고 한다. 강화된 글리칸 때문에 사스보다 최소 20배 이상 세포 안으로 침투 가능해졌다고 한다. 점착력이 향상된 돌기가 두 번째 강력한 특징이다. 과학자들이 뽑은 세 번째 특징은 ‘헤마글루티닌’이라고 한다. 바이러스는 효소가 없다. 효소가 있어야 세포 안에서 번식을 하는데, 헤마글루티닌이 효소를 활성화 시키는 열쇠라고 한다. 이것 때문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50배 이상으로 효율적인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코로나19)는 세포와 접촉하기만 하면 사스보다 50배 이상 세포 안으로 들어가 쉽게 들어가 놀라운 속도로 증식할 수 있는 것이다. 전파력은 1,000배라고 하는데 그 특징도 살펴보자. 코로나19는 바이러스 농도가 감염 4일째가 가장 높다고 한다. 높은 점착력으로 기도에서 번식한 바이러스가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기침을 통해서 밖으로 배출된다. 사스보다 기도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의 양이 1,000배나 높다고 한다. 그러니 전파력이 1,000배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무증상에서 전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전염을 시키는 것이다. 오히려 5일 이후에는 점차 그 숫자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이런 일은 전형적인 독감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여기서 우리는 초기 접촉자들이 우선 집에서 자가격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가 있다. 본격적인 증상이 발생하면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사스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기인했고, 코로나19도 당연히 그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확증된 일은 아니다. 그 흔하던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왜 21세기에 들어서만 벌써 3번째나 무서운 전염병으로 돌변했을까? 그리도 모두 매개체로 박쥐를 주목하고 있는데, 박쥐가 사라지면 우리는 안전할까?
허심 교하도서관 독서클럽 <책벗> 회원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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