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과학스토리 <76> 날씬함을 부르는 미생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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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76> 날씬함을 부르는 미생물 (1)
▲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 대학에는 ‘마이크로바이움*’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는 제프 고든 박사가 있다. 박사는 실험을 통해 소화기 안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몸을 날씬하게 만들거나 뚱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증명하였다. 박사는 그 이전부터 소화관 내의 미생물이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지만 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다가 ‘무균생쥐’가 등장하면서 드디어 실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무균동물은 1940년대부터 등장했지만 실험에 이용할 생각을 한 과학자는 2004년 고든 박사가 처음이었다.
무균생쥐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이 점을 알고 있던 고든은 무균생쥐에게 일반 생쥐의 소화관에서 채취한 미생물을 주입했다. 그러자 이 생쥐의 체중이 불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살이 찌는 것이 소화관의 세균과 관계가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과학은 실험으로 검증해야 비로소 인정된다. 이제는 소화관 내의 미생물이 영양소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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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몸을 날씬하게 만드는 미생물만 찾아 낼 수 있다면 대박이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비만한 생쥐와 날씬한 생쥐는 각각 다른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미생물(주로 세균)이 어떤 것인지도 밝혀냈다. 피르미쿠테스는 비만에, 박테로이테스는 날씬함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피르미쿠테스의 비중이 높은 쥐는 뚱뚱했고, 박테로이테스의 비율이 높은 쥐는 날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테로이테스를 많이 보유하면 우리는 날씬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연구의 주인공은 ‘피터 턴보 peter Turnbaugh’ 인데, 당시 이 연구실에 머물던 대학원생이었다고 한다. 피터는 뚱뚱한 생쥐의 미생물을 날씬한 무균쥐에게 이식하자 체지방이 27%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반대로 날씬한 쥐의 미생물을 이식하자 47%의 체지방이 감소한 것이다. 기적과도 같은 발견이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지는 기적이 발생한 것이다. 이 놀라운 기적은 언론을 통해서 더욱 과장되어 퍼졌고 비만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될 판이었다. 언론은 또 한 명의 영웅이 탄생했다고 춤을 추었다.
교하도서관 독서클럽 <책벗> 회원 허 심(독서클럽에 관한 문의 : 문발동 <발전소책방.5>. 이정은 010-2270-6934)
* 책벗은 매월 2, 4주 수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마이크로바이옴 :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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