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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입력 : 2015-03-11 13:28:00
수정 : 0000-00-00 00:00:00

 



 



봄을 기다리며



추위가 아직도 목덜미에 달라붙어 



나는 잔뜩 몸을 움츠려야 한다



 



언제 봄이 오나 



중얼거리다 달력을 들췄더니



2월 6일 입춘



어느새 봄은 달력에 붙어 있었다



 



산중 응달길에는 



빙판이 게딱지처럼 오그라붙고 



잔설이 끈덕지게 겨울 끝을 잡고 있지만



 



오늘은 새벽달도 따스해



별꽃이 초롱초롱 피었다



바람까지 두툼한 옷 속으로 스며들어 



땀으로 열꽃을 피웠다



 



지난 가을 땅에 떨어져 



풀이 죽어 있는 낙엽 밑을



바람이 살살 들춘다



땅속에서는 바스락거리며 숨소리가 들린다



 



나도 추위에 움츠리느라 



겨우내 겹겹이 묵은 생각들을 



한 올씩 벗겨 내려니



벌써부터 마음이 가뿐하다



 



화사한 볕은 바람을 시켜



아지랑이를 불러왔다



나는 신이 나서 아지랑이를 풀어헤치자



갖가지 봄이 잔뜩 들어 있었다



 



-최운홍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 새벽 4시반에



 학령산을 만나러 갑니다. 



잎새와 더불어 사는 남자. 



꿈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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